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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에서의 정보 관리

By 2005/04/07 10월 25th, 2016 No Comments

교육과 현장

김정욱

공무원 사회는 2월에 바쁘다. 인사발령이 나는 시기가 2월인 관계로 인사발령지에 대해 알아봐야 하고, 인사발령이 나면 이삿짐을 꾸리기도 해야 한다. 필자도 올해 충북의 남쪽 끝인 영동에서 북쪽 끝인 제천으로 이동한다. 개인적인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이동을 준비하던 와중에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일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영동중학교에서 인사 발령이 난 직후 필자는 공문서를 비롯해 인수, 인계 작업에 한창이었다. 다 끝내지 못한 일도 있고, 새롭게 정리해서 넘겨주어야 하는 일도 있기에 정신없이 일을 하던 중에 갑자기 컴퓨터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교단에 정보화 기기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10년이 되어 가는데,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를 반드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3곳의 학교를 경험했고, 4번째 학교로 옮기는 동안, 또는 같은 학교 안에서 부서의 이동으로 인해 새로운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었던 경험들 속에서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던 컴퓨터를 보았던 적은 없었다는 것이 기억났다. 그리고 발령받은 제천고에서 사용하게 될 컴퓨터를 보았을 때, 이전에 사용하던 각종 프로그램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그래도 이전 경우보다는 깨끗했다-. 문제는 각자의 개인용 컴퓨터 안에 보관되어 있는 각종 정보들이다.

필자의 경우 거의 모든 업무를 컴퓨터를 통해 하기 때문에 컴퓨터 안에 학생들과 관련된 정보들이 상당히 많다. 물론, 교사 개인의 입장에서 중요하지 않은 주민등록번호 같은 것은 없지만, 담당하고 있는 학생들의 주소, 연락처는 기본이고 그들의 교우 관계나 상담기록 같은 것도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또한, 추천 공문의 경우에는 개인용 컴퓨터 안에 대상자의 자세한 인적사항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런데, 여태껏 필자는 이동시 개인용 컴퓨터의 관리 방법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지난 글에서도 밝혔듯이 학교는 개인 정보의 보호에 거의 무관심하다고 보아야 한다. 교육청과 같은 행정기관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 문제는 이런 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무관심하다는 데 있다.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무관심한 것이다. 시간적인 제약으로 찾아보지는 못했지만, 정보통신부 차원에서 개인용 컴퓨터의 관리 기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기준이 있건 없건 정부 기관에서 부서의 이동이나 타 기관으로의 발령시, 혹은 업무연도의 전환시 개인용 컴퓨터 안의 정보가 부실하게 관리되는 것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본다.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한계가 발생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문제는 개인의 부지런함이나 게으름의 문제로 치부될 수 있다. 실제 현실은 그렇다. 인사이동은 누구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항이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업무를 깨끗하게 마무리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새로운 사람이 와서 업무를 하기 전에 누군가 그 일을 해주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인권에 대한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업무의 효율성 측면을 고려해서라도 고민되어야 할 부분일 것이다.

 

 

2005-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