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네트워커

크로아티아의 평화와 개발을 위한 사회운동 네트워크, ZamirNet{/}“인권 보호와 사회 발전을 위해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다”

By 2004/05/12 10월 29th, 2016 No Comments

인터뷰

오병일

네트워커: 자미르넷은 어떻게 설립되었나?
다니엘라: 1992년 ‘크로아티아 반전 캠페인(ARK)’의 일환으로 여성, 평화, 인권 단체들의 네트워크로써 자미르(ZaMir)가 설립되었다. 동시에 구 유고슬라이비아의 다른 국가들에 기반한 다섯 개의 자미르 네트워크와 함께 자미르 ZG(즉, 크로아티아의 수도인 Zagreb에 위치한 자미르)는 ‘자미르 다국적 네트워크(ZTN)’의 회원이자, 국제 진보통신연합(APC)의 회원이 되었다. ZTN은 구 유고슬라비아에서 설립된 이메일 네트워크이며, BBS를 운영하고 있었다. 1997년에 자미르 ZG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이자, 콘텐츠 제공자인 자미르넷이 되었다.

네트워커: 자미르넷의 주요 활동은 무엇인가?
다니엘라: 자미르넷은 크로아티아의 사회운동을 위한 인터넷 공간을 지원한다. 1999년에는 글라스 99(Glas 99)라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위한 시민연합’에 기술적 지원을 하였다. 또한, 2001년에는 ‘법치를 위한 나의 목소리(My Voice for the Rule of Law)’라는 사회 운동의 중심 공간으로써 역할을 했는데, 이때 15,000명의 시민들이 크로아티아 전범의 사면을 요구하는 민족주의자에 항의하기 위해 수도의 대광장에 모이기도 했다.
자미르넷은 크로아티아의 유일한 비영리 인터넷 서비스/콘텐츠 제공자이며, 크로아티아 사회의 개발을 지원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 제공, NGO 들의 구직 정보와 사업에 대한 홍보, 다양한 시민 캠페인 등을 제공한다. 자미르넷은 서로의 생각과 정보를 자유롭게 교환하기 위한 공간이며, 이 지역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민 운동을 형성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가 되고 있다.

네트워커:크로아티아의 인터넷 인프라나 정보통신기술 이용 현황은 어떠한가?
다니엘라: 일부 농촌, 산악, 그리고 전쟁의 피해를 입은 지역은 아직 상하수도, 전기, 전화와 같은 기본적인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전반적인 정보통신 인프라는 주변의 다른 국가에 비해 좋은 편이다. 하지만 아직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의 정보통신의 이용은 제한적이며 주로 문서작성 작업에 이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PC는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지 않다.
통계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가 2002년 789,341명, 2003년 1,014,264명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450만 명이라는 전체 인구에 비하면 아직 적은 수이다. 크로아티아의 정보통신기술의 이용 수준이 낮은 이유는 HT(크로아티아 텔레콤)의 독점으로 인한 높은 비용과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정부의 낮은 지원을 들 수 있다. 정부 내에 정보통신 관련 조직도 없고, 법·규제 환경 역시 부적합하다. 법·규제와 관련한 공공과 민간 사이의 소통도 적은 편이며, 과도하게 부담스러운 사업 환경과 핵심적 법률의 집행 부족 등도 또다른 이유다.
2000년 4월 크로아티아 정부는 ‘21세기 크로아티아’라는 발전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고, 이에는 정보통신기술 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재원의 부족으로 기대만큼 빠르게 구현되고 있지는 않다.

네트워커: 크로아티아의 정치·경제적 상황은 어떠한가?
다니엘라: 크로아티아는 1990년, 첫 번째 민주적 선거 이전까지 공산주의 유고슬라비아의 일부였다. 하지만 구 유고슬라비아로부터의 분리는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으며, 1991년에서 95년까지 전쟁을 경험했다.
전쟁 기간 동안, 공장, 호텔 등 공공 자산의 ‘사유화’ 과정이 민족주의 정부(HDZ)에 의해 단행되었다. 정부는 ‘100개 부유 가구’ 창출 계획을 세웠는데, 이 과정을 통해 별다른 기업 경험이 없는 (하지만 정부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일부의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반면, 노동자와 중간 계급은 급격하게 가난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크로아티아는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과정에 있다. 이 과정은 매우 느리고 버거운 것이다. EU의 요구수준에 맞추기 위해 크로아티아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이 구조조정은 경제, 정치, 사법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와 법의 변경을 의미한다.
2003년 11월에 있었던 지난 국회의원 선거는 전쟁 기간 중에 집권했었던 민족주의 정부 HDZ에 다시 권력을 가져다주었다. 이것이 미디어의 자유와 인권 영역의 NGO, 그리고 세르비아 난민(전쟁 중에 크로아티아를 떠났던 사람들)의 귀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NGO를 지원했던 이전 사회민주주의 정부와 반대로, 새 정부는 ‘참전 군인회’와 같은 단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커: 그러한 정치적 상황에서 자미르넷의 특별한 역할은 무엇인가?
다니엘라: 우리는 반전 운동으로부터 시작했으며, 현재도 ‘전쟁은 이제 그만!(Enough Wars!)’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3월에 우리는 ‘우리의 이름으로는 안돼(Not in my name)’라는 활동에 참여했는데, 이는 크로아티아 군대를 이라크에 보내는 것에 반대하기 위해 조직된 것이다. 또한 우리는 많은 단체들과 현재 국회에 상정될 형법 개정에 개입하려 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이 법이 인종, 종교, 종족, 성적지향, 사회적 지위에 기반한 적대와 폭력을 조장하는 악의적 표현을 금지하고 제재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단지 인종차별적 표현만을 규제하는 법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는 인권 침해에 가장 빈번하게 노출돼 있는 소수자, 비카톨릭 그룹, 동성애자에 대한 폭력에 제재를 가하는 것을 회피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법적으로 ‘ustasa(2차 대전 기간 중 크로아티아 파시스트)’나 그 상징의 사용을 금지시키는 것을 꺼려한다. 이러한 활동들은 우리가 발행하고 있는 온라인 뉴스레터(www.zamirnet.hr/zine)에서 볼 수 있다.
일상적 사업으로는 전쟁 피해 지역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실업 여성, 청년, 퇴역 군인 등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과 구직 훈련 등을 진행하고, 지역이나 국제 컨설턴트와 함께 좋은 정치(투명성, 시민참여, 책임성 등)를 위한 지방 정부의 역량 강화 사업을 하고 있다. NGO 활동가들의 미디어 활용 기술 향상을 목적으로 한 사업도 하는데, 특히 공동체 라디오, 온라인 행동, 비디오 행동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미르넷은 정치적 ISP지만, 특정한 정당에 속해있지는 않다. 대규모 상업적 ISP만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 역할에 대한 재고가 논의되고 있다. 반면, 인터넷 권리나 오픈소스 등의 활동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다.

네트워커: 동유럽 공통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니엘라: 빈곤의 정도, 정치적 상황이나 희망 등에서 동유럽 국가들은 동질적이지 않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회주의 동유럽 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는 민주화와 법치주의의 진전, 부패와의 전쟁, 시장경제로의 이행, 실업의 해소, EU에 가입하기 위한 구조조정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통신단체로서 우리는 기술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http://www.zamirnet.hr 자미르넷 홈페이지

200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