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이은우 운영위원

By 2010/10/22 10월 25th, 2016 No Comments
진보네트워크센터

이번 달 회원인터뷰 주인공은 진보넷 운영위원 이은우님입니다. 진보넷 활동에 무한한 사랑과 도움을 주시고 계시는데요. 얼마전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새출발을 하시게 되었다고 하네요. 진보넷의 든든한 지원군 이은우 운영위원님의 인터뷰 함께 보실까요?

 

이은우 운영위원님은 변호사로 활동하신지 얼마나 되셨지요? 변호사를 하면서 최고로 기뻤던적은 언제였나요?

1999년부터 시작해서 올해로 12년차가 됐습니다. 변호사를 하면서 최고로 기뻤던 적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의 X 파일 떡값 검사 명단 공개에 대한 형사사건을 변호하고, 판결이 내려질 때였습니다. 아시겠지만 그 사건은 1심에서 법사위 국회의원이 떡값 검사의 명단을 공개한 것을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고 유죄판결을 내렸습니다. 그 사건의 항소심에서 공동 변호인으로 변론을 했는데, 무죄가 당연한데도 판결 결과를 가슴을 졸이면서 기다렸습니다. 직접 법원에 가지 못하고 사무실에 있었는데, ‘무죄판결’이 내려졌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당시 검찰의 수사기록을 보니까 검찰은 떡값 검사로 지목된 검사들에 대해서 불러서 떡값을 받았는지조차도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결과이었는데도 기뻤던 것은 사법부에 대한 제 신뢰가 약하다는 말이겠지요. 그 사건의 기록을 보면서 재벌과 검찰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사무실을 옮기게 되셨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150명이 넘는 로펌에서 나와서 4명이 지내는 사무실로 옮기니까 분위기도 전혀 다르고, 확실하게 기분전환이 됩니다. 이번에 전공도 조금 바꾸고, 인생의 진로도 조금 바꾸었습니다.

 

17대 국회 때 진보넷과 같이 개인정보보호법 관련해서 같이 활동하셨는데요. 현재 한국에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쪽이나, 개인정보 주체나 개인정보 보호의 기본 원칙은 지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큰 기업과 감독기구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정보가 기업의 이윤창출의 수단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이윤창출을 위해서 개인의 모든 행동과 사고까지 예측해 내려고 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첨병은 큰 기업들입니다. 소위 위치기반 서비스, 검색기반 서비스, 소셜 네트워크 등을 주도하는 기업들에 대해서 걱정이 앞섭니다. 또 하나는 여러가지 새로운 문제들을 감시하고 문제를 지적할 감독기구가 없다는 점입니다.

 

주민등록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정부에서 다시 전자주민증을 추진하려고 하는데요. 전자주민증은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개인정보가 이윤창출의 유력한 수단 및 통제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전자주민증은 큰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국가나 기업이 개인정보를 수집, 활용해야 하는데 그 원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길게 보았을 때 전자주민증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의약품특허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의약품특허나 지적재산권에 관해 중요한 이슈가 있다면 소개 좀 부탁드려요.

해외에서는 매출액이 엄청나게 많은 소위 블록버스터 특허의약품의 특허기간 만료 후 값싼 제네릭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출시를 늦춰주면 돈을 식의 거래나, 제네릭 출시를 막기 위한 특허침해소송을 남발하곤 하는데, 그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의료는 복지의 핵심 중에 하나인데, 제약사들의 과도한 이윤추구는 국민건강보험제도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형포털사이트에 방문하고 이용하고 있는데요. 진보넷도 이용자들이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블로그 개편, 액트사이트 개편 등 부지런히 기능을 업데이트 시키고 있습니다. 대형포털사이트가 기능면에서는 월등하지만 진보넷만의 장점 무엇이 있을까요? 또 대형포털사이트의 장점과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진보넷은 내용에서 차별성이 있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이룬 공동체가 바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잘 유지해 나간다면 진보넷의 가치가 발휘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형포털사이트의 지나친 상업성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형포털사이트가 판매부수를 늘리기 위해서 폭로를 일삼고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내는 황색언론과 유사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청율 경쟁만 하는 텔레비전도 막장 드라마다, 소수 예능인을 내세운 오락 프로그램의 도배다 해서 문제지만, 대형 포털사이트도 이에 못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전국민 대다수가 아무개의 원정도박설, 아무개의 병역기피설, 아무개의 낙태종용설 등을 방송과 인터넷에서 신물이 날 정도로 보게 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형포털사이트의 상업성은 단순히 선정적, 상업적 정보의 범람을 넘어서 정보의 왜곡을 초래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용자들의 사회적 관계를 복원, 주인으로서의 주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이은우 운영위원님의 최고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최고의 관심사는 아무래도 사무실 운영과 사무실의 발전 방향이구요, 부수적인 관심사는 민주주의와 공공성, 사회적 관계를 민주주의의 원천으로 활용하는 방법, 기업에 포섭되어 가는 사회적 관계를 복원해 나가는 방안 등입니다.

 

은우 운영위원님의 어린시절 꿈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왠지 굉장히 특이한 꿈을 품었을것 같은 느낌인데요.,^^ 그리고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특이한 꿈이 아니어서 실망하실 것 같은데요. 어린시절에는 천문학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의 꿈은 연구소 부소장입니다. 소장보다는 부소장이 편할 것 같아서요.

 

마지막으로 진보넷에 바라는 한마디 부탁드려요.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계속 정진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에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불교의 화두 같기도 한데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묻고, 해결방안을 찾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010-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