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휴대전화 감청하자면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법, 낯설지 않군요. 17대때도 18대때도 국정원 숙원사업이었던 ‘통신사 감청설비 구비 의무화 법안’이
돌아온 거로군요! 국정원 개혁특위가 국정원 숙원사업 풀어주는 곳이었던가요?
휴대전화 감청을 하겠다는 목적이라면 사실 법 개정은 필요 없어요. 지금 법이 휴대전화 감청을 금지하고 있지 않거든요. 서상기 의원이 주장하는 대로 다른 나라에서 다 한다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도 아니죠. 2005년 휴대전화 감청이 중지된 건 순전히 정치적 이유 때문이에요. 국민들에게 거짓말 하고 휴대전화 감청한 정보기관 못믿겠다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믿을 수 있나요?
이 법안의 목적은 따로 있어요. 휴대전화 감청은 핑계죠. 진짜 목적은 통신사 장비에 감청 장비를 붙이는 데 있습니다. 법안은 이동통신사 뿐 아니라 인터넷, 혹은 이름모를 미래의 통신수단까지, 즉 모든 통신사에 감청
장비를 붙이도록 의무화하였습니다. 국정원이 엿들을 수 없는 통신수단은 국내에 발을 못붙이는 거죠.
그런데 국민은 국정원도 못 믿고, 통신사도 못 믿습니다. 통신사도 국민의 개인정보를 이용할 생각 뿐이고 유출시키기도 하던 걸요. 무엇보다 이 황당한 기분은 뭐죠? 국회에서 국정원 개혁 특위 왜 만들었어요? 선거에 개입하고 국민 상대로 인터넷 공작을 벌인 국정원을 손보다는 거 아니었어요? 그런데 여전히 못믿을 국정원에 감청 권한만 확대해 주는 꼴이라면, 국정원 개혁특위는 그냥 해산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감청할 때 수사상 필요인지 정보수집인지 막 짬뽕되어 있고, 때로는 영장도 필요 없고, 법대로 잘 하는지 국회도 법원도 국민 아무도 감독하고 있지 않은데? 뭘 믿고 국정원에 국내 모든 통신수단을 헌납해야 하나요?
by della
사상최악의 개인 금융정보 유출, 땜질처방은 안된다
연초부터 ‘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시끌시끌합니다. KB카드, 농협카드, 롯데카드의 개인 금융정보 1억 500여만 건이 유출된 것이 밝혀진 것이죠. 지난 22일 정부 당국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정보 보유․ 유통․ 관리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책임과 제재를 대폭 강화”하겠다지만, 사실상 기존에 나왔던 대책의 재탕, 삼탕일 뿐입니다. 2013년만해도 IBK캐피탈,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 JB우리캐피탈, 한국 시티은행, SC은행 등 유수의 금융회사들 개인정보가 털린 바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대책을 왜 미리 적용하지 못했을까요? 이번에는 믿을 수 있을까요?
이번 사고는 외주직원이 USB를 통해 유출한 것인데 기존의 관리대책을 제대로 준수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보안 규칙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런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있는 것이죠. 즉, 기업들은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부담보다, 방대한 개인정보를 통해 얻는 이익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개인정보를 축적하려고 합니다. 금융지주회사 내에서 이용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제도가 이를 부추깁니다. 개인정보가 유출되어도 감독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니 기업들이 굳이 보안에 투자할 이유가 없겠죠. 개인정보 보호보다는 산업진흥이나 효율성을 중시하는 행정기관들이 개인정보 감독을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언제까지 소잃고 외양간도 제대로 고치지 않는 관행이 계속되어야 할까요? 이제 근본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첫째, 금융지주회사 내의 개인정보 공유를 금지시켜야 합니다. 둘째, 기업에 잘못이 있을 경우 유출
만으로 손해배상을 하도록 해야 하며, 개인정보 소송이 용이하도록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셋째, 공인인증서 의무화를 폐지하고 다양한 보안기술이 경쟁할 수 있도록 하여 기업들이 보안에 투자하도록 해야 합
니다. 넷째, 유출된 개인정보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해야하고, 장기적으로 주민등록번호제도를 폐지해야 합니다. 다섯째, 유명무실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과 권한을 강화하여, 사회 전반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방패막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진보넷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수용될 수 있도록 싸워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