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 전, 강남구에 처음 방범용 CCTV 5대가 도입되었을 때에는 사생활 침해 논란이 거세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CCTV가 2백5십만 대 이상에 이를 것으로(아마 더될 것이다) 추산되지만, 반대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최근 MBC에서 논란이 된 것처럼 노동자들이 간혹 저항하지만, 시민들의 ‘무관심’은 두려운 것이다. 불안한 당신을 CCTV가 안심시켜 주는가? 평화로운가?
이 책의 저자는 ‘공공 안전’이라는, 오늘날 모든 정책을 가능하게 하는 만능 키워드의 사회 계보를 추적한다. 수감자들의 신분 식별을 목적으로 한 사진 사용이 내무부의 정식 허가를 받게 된 것은 1872년부터였다. 사진 뿐 아니라 지문, 골상학, 관상학, 필적, CCTV, DNA … 과학경찰이 채택해 온 어떤 기술은 때로 사라졌지만 꾸준히 발전해 왔다. 기술들은 감옥, 병원만을 대상으로 하였다가 전 시민들로 확대되어 왔다. 아니, 그것은 처음부터 전 시민을 상대로 하는 날을 목표로 해 왔다. 과학경찰의 창시자들은 파리코뮌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었다니까. 이들이 통제하는 사회에서는 모든 시민은 잠재적으로 체제 위협 세력이며 감시 기술은 그에 복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