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를 국가가 규제할 때 우리가 정말 분노하는 이유는 국가가 우리의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문장이 인터넷 실명제의 핵심을 찌른다고 생각한다. 정보인권 활동가로서 박경신 교수의 칼럼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그가 우리가 다투고 있는 법적 쟁점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표현의 자유 억압 때문에 비참함을 느낀 이들은 방송국 PD로부터 공무원, 교사는 물론 평범한 네티즌들까지 수많은 이들을 아우른다. 지금도 여의도에서는 언론인들의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박경신은 늘 그러한 논쟁의 한 가운데 있었다.
그는 현재 자신의 블로그 때문에 음란죄로 기소된 상태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어떤 게시물의 음란성 여부를 비평했다는 이유에서이다. 말과 글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갇혔던 이 가혹한 시대에 표현의 자유에 대해 누구보다 강력한 옹호자였던 그는, 그 자신의 말대로, 기소되기에 ‘충분히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