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길영 (운영위원, 신경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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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버스정류장에서 자주 마주치던 한 소녀가 있었다. 처음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가, 반복되는 우연적 만남이 어느 순간부터는 서로를 의식하게끔 하였고, 이윽고 버스정류장에만 서면 그녀가 왔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피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들고 있는 책이 내가 감명을 받았던 시집임을 확인하였고, 드디어 나는 설레이기 시작하였다. 물론 데이트를 했다.^^
진보넷과 나는 이렇게 만났다. 글을 쓰면서 우연히 만났고, 발제를 하게 되면 옆자리의 진보넷은 항상 나와 같은 말을 하고 있었으며, 문제점을 발견하여 연구를 맘먹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진보넷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데이트를 해야만 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꽤나 긴 시간의 데이트를 해왔다. 물론 그 속에서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 교감 또한 있었다.^^; 이제 나는, 진보넷과 동행을 하기로 하였다. 다들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데이트하고는 이내 헤어져야하는 것이 귀찮기 때문이다.^^
함께 그리고 묵묵히 걸으려 한다. 이미 오르려 했으니 나는 걷지 않을 수 없고, 또한 그것이 진보넷의 사명이기도 하니깐. |
2012-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