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적 기업에 의한 법의 지배
: 지재권의 세계화
수전 K.셀 지음, 남희섭 옮김, 후마니타스, 2009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관련 지적재산권협정(TRIPs)는 국내 지재권 체제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국제협정이다. WTO 가입국인 이상 TRIPs 협정의 내용을 특허법, 저작권법 등 국내 법에 반영해야 한다. 우습게도 국내법은 TRIPs 보다 지재권 권리자의 권리를 강화할 수는 있어도 약화시킬 수는 없다. 한미 FTA나 한EU FTA의 지재권 관련 내용은 TRIPs를 기반으로 이보다 더욱 권리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있어 TRIPs plus라고 부른다. 그럼, WTO에 가입되어 있는 전 세계 각 국의 지재권 법을 강제하고 있는 TRIPs의 내용은 과연 공정할까?
그렇지 않다. WTO TRIPs의 내용이 지재권 선진국에 유리하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TRIPs와 같은 국제협정이 미국 등 선진국 국가의 압력과 초국적 기업의 로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은폐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초국적 기업의 의한 법의 지배 – 지재권의 세계화>는 TRIPs 협정을 가능하게 했던 구조적인 요인과 함께,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제약사 등 초국적 기업이 TRIPs 제정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보여준다. 이 책의 원제는 <Private Power, Public Law> 이다. 즉, 사적 부문의 권력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공적인 법률을 어떻게 주무르고 있는지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TRIPs를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번역한 남희섭 변리사는 정보공유연대 IPLeft의 전대표이자, 현재 진보네트워크센터 운영위원을 역임하고 있다.
2010-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