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트워커 197 호

불타는 활동의 연대기
해외정보인권

허름한 침대에 누워 좁은 방을 뒤덮은 어둠을 느낀다. 우리 삶을 뒤덮고 있는 그 어둠이다. 바깥 세상과 닿아 보려 전화기를 집어 들지만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실패한다. 주위를 둘러보며 생각에 잠긴다. 어떻게 도시 하나가 통째로 이런 끝도 없는 사투에 빠질 수 있지?
매일매일, “선진” 세계에서의 인공지능에 관한 글들에 적힌 것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현실을 마주한다. 전화기 화면을 통해 그런 세상을 — 자율주행 자동자, AI 병원, 스마트 시티 같은 것들이 나오는 동영상을 — 보다가 접속이 끊어져 현실로 돌아온다. 그 작은 화면으로 AI가 번창하는, 보건의료와 교육에 혁신을 일으키는 세상을 일별한다. 삶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위해서조차 하루도 빠짐 없이 싸워야 하는 가자에 살면서.
그런데 세상이 당신에게 말해주지 않는 것이 있다. 온갖 혁신의 동력인 그 기술이 또한 우리 머리 위 드론의 동력이기도 하다는 것. 다른 곳에서는 생명을 구하는 AI가 여기에서는 다음에는 우리의 어디에 폭탄을 떨어뜨릴지를 정밀 계산하는 데에 쓰인다는 것. 우리가 이르지 못한 진보가 아니라, 우리를 겨누는 무기가 되는 진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