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혐오대응 방향에 대한 인권시민사회단체 입장발표 기자회견
“이재명 정부의 혐오대응 대책,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시작하자”
- 인권과 평등의 인사를 드립니다.
-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헌법상 평등이념을 실현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목표로 하는 전국 173개 인권·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연대체입니다.
- 이재명 대통령의 ‘일베 폐쇄’발언과 혐오표현 공론화 의견에 대한 SNS글로 정부의 향후 혐오대응 기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정부의 이런 흐름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해 취임초, 혐중집회와 혐오현수막 대응에 있어서도 정부는 적극적인 태도였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차별판단의 기준점이 되는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이 여러차례 제기되었으나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 정부의 혐오대응 의지가 있고, 관련하여 공론화 과정이나 의견 수렴의 과정이 진행된다면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은 반드시 제기됩니다. 지난 1주일간에도 관련한 언론보도 다수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짚고 있습니다.
- 이에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인권시민사회단체 공동으로 오늘인 5월 29일(금)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정부의 혐오대응 대책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기자회견 후에는 청와대에 이를 전달하였습니다.
- 적극적인 보도를 요청드립니다. 끝.
| 정부의 혐오대응 방향에 대한 인권시민사회단체 입장발표 기자회견
“이재명 정부의 혐오대응 대책,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시작하자” · 일시: 2026년 5월 29일(금) 오전 10시 30분 · 장소 : 청와대 앞 분수대 사회 :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발언1 :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발언2 : 이호림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공동대표) 발언3 : 랑희 (인권운동공간 활, 공권력감시대응팀 활동가) 발언4 : 희우 (디지털정의네트워크 활동가) 입장문 낭독 : 김정덕(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이성철(한국교회인권센터 목사) 주관│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주최│136개 인권시민사회단체 (명단 입장문 하단 참조) |
입장문
이재명 정부의 혐오대응 대책,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시작하자
연일 혐오표현이 화제다. 故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조롱 사건과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건으로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이재명 대통령이 SNS로 ‘일베 폐쇄 검토’와 처벌·과징금 부과 등을 언급하고 혐오표현에 대한 공론화 제안 및 국무회의 지시를 시사하면서 언론에서도 혐오표현 문제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들이 현수막과 공보물을 통해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 등 소수자에 대한 혐오 선동을 공공연하게 자행하고 있다. 온라인과 일상을 넘나드는 ‘혐오’에 사회적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혐오대응 필요성 공감, 대책 마련 지시는 취임 초기부터 이어져오는 기조이다. 지난 해에는 혐오집회로까지 번져가는 혐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각 부처에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의 옥외광고물법 금지광고물 적용 가이드라인 마련 등 실질적인 대책으로 나아가기도 하였다. 혐오에 대한 대응책을 적극 모색하고자 하는 정부의 문제의식을 환영한다. 동시에 이를 위해서는 ‘일베 폐쇄 검토’, 현수막 규제와 같은 분절적인 대응책에서 나아가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혐오대응 대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혐오는 단 건의 사건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혐중집회, 5.18 민주화운동 모욕, 선거시기 후보자들의 혐오선동 모두 한 번의, 한 사건에서 끝난 일은 없었다. 그렇기에 혐오에 근본적으로 접근하면서 체계적인 대응을 마련하여야 한다. 차별금지법은 그 뼈대가 되는 법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혐오를 한번에 뿌리뽑는 강력한 한 방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어렵다. 혐오는 단순한 개인 감정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형성된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에 뿌리를 둔 사회적 현상이다. 표적이 되는 집단에 대한 편견과 낙인이 혐오표현으로 표출되고 이러한 혐오표현이 사회적인 제재 없이 “해도 되는 말”로 용인되는 분위기일 때, 혐오표현은 순식간에 차별, 적의, 폭력에 대한 선동으로 뻗어나가고 혐오집회, 혐오범죄와 같은 물리적 행동들로 이어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요구한 혐오규제에 대한 논의 과정은 혐오표현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기준을 세우는데서 시작되어야 하고 바로 그 지점에서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적 인식에 기반하여 기존 차별을 강화·조장·정당화함으로써 차별과 폭력의 선동에까지 이르도록 만들 수 있는 언동, 그것이 혐오표현이고 사회 전체가 이러한 혐오표현에 함께 맞서기 위해서는 차별에 대한 공통의 기준과 감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체계적인 혐오규제 방안이 시행 중인 국가들 중 이러한 기준선을 제공하는 차별금지법 없이 혐오규제를 하는 국가는 없다. 혐오규제에 대한 공론화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응답으로 각계각층에서 ‘무엇보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수’라는 진단을 쏟아내는 이유이다.
혐오와 차별이 방치된 사회는 결국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극우가 성장하는 토양이 되었다. 이에 적극 앞장섰던 윤석열을 몰아낸 광장의 요구였던 차별금지법은 혐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에 대응하고자 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와도 맞물린다.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 차별금지법 제정, 이재명 정부가 지금 당장 시작하자.
2026년 5월 29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가족구성권연구소, 감리교퀴어함께,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경희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울림’,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본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광주인권지기 활짝, 교육공동체 나다, 국제청년센터, 군인권센터, 권리찾기유니온 권유하다, 금융피해자연대 해오름, 기독여민회, 기본소득당 베이직페미, 김찬국기념사업회, 난민인권센터, 노동당, 노동인권회관, 녹색당,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다산인권센터,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대전 성소수자 인권모임 솔롱고스, 대학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대한불교청년회, 대한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로뎀나무그늘교회,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몸마음치유연구소, 무성애 가시화 행동 무:대(ACETAGE), 무지개예수, 무지개인권연대, 문화연대, 미래당, 민달팽이유니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믿는페미, 밀레니얼 정치포럼,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법인권사회연구소,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불교여성개발원, 불교인권위원회, 불교환경연대, 불꽃페미액션, 빈고,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빈곤철폐를위한사회연대, 빛나는 우리 청소년 성소수자 모임,사단법인 이주민센터 친구,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새사회연대,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서울인권영화제, 서울청년유니온, 섬돌향린교회,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소수자교사모임(QTQ),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신대승네트워크, 실천불교승가회, 알바노조, 양심과인권-나무 , 언니네트워크, 여성교회, 여성환경연대,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연세대학교 중앙 성소수자 동아리 컴투게더,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원불교인권위원회, 원불교환경연대, 위례시민연대,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인권교육 온다,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아카이브, 인권연구소 창, 인권연극제,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사람,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 작은따옴표, 잠수함토끼콜렉티브, 장애여성공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해방열사_단, 장애해방운동가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불교네트워크, 전북평화와인권운동연대,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정치하는엄마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종교와젠더연구소,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좋은세상을만드는사람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진보당 인권위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여불교재가연대, 참여연대,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천주교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 천주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청소년 트랜스젠더 인권모임 튤립연대,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캐나다 한인진보네트워크 희망21, 트랜스해방전선, 평화의 친구들, 플랫폼C, 학술단체협의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교회 인권센터, 한국교회를향한퀴어한질문 큐앤에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농인LGBT 설립준비위원회, 한국다양성연구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성폭력위기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외국어대학교 성소수자 인권 모임 외행성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한국한부모연합,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한베평화재단, 한부모미혼모정책포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행동하는의사회, 홈리스행동,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HIV/AIDS인권행동 알 (2026년 5월 기준, 총 173개 단체))
강릉시청소년성문화센터, 강원여성연대, 고양여성민우회,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본부, 공권력감시대응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공존을꿈꾸는삶들, 공존연대행동 외연, 구속노동자후원회, 군포여성민우회, 국제민주연대, 기후정의동맹, 난민인권센터, 노동당, 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여성노동인권분과, 녹색당, 다산인권센터,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다양성을향한지속가능한움직임 다움, 대경이주연대회의, 대전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디지털정의네트워크, 레주파, 미디어기독연대, 민달팽이유니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바른기독교인연대,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부천무지개유니온, 부천차별금지법제정연대,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빈곤사회연대, 사람이왔다_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 상담공간 서로오롯,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성공회 용산-혜화나눔의집,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수원대학교 만화동아리 S.C.O., 심리상담 하는 성소수자 네트워크 이음,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안산이주노동자센터, 언니네트워크, 여성평등공동체 숨, 여성환경연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원주여성민우회, 이주민센터 친구, 이주민연대 샬롬의 집, 인권아카이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권교육센터들, 인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인권영화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잠수함토끼콜렉티브, 장애여성공감, 전교조 경북지부 성소수자위원회, 전교조 충북지부 기후정의위, 전교조경남지부 성소수자위원회, 전국금속노동조합 여성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성소수자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성소수자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성소수자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 성소수자위원회,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정치하는엄마들, 진보정치시민모임 부천파티, 진주여성민우회, 차별과혐오없는평등세상을바라는그리스도인네트워크, 차별을 넘어서는 감리회모임, 참여연대, 책빵고스란히,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춘천여성민우회,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퀴어페미니스트미디어그룹 연분홍치마,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파주여성민우회, 평화민주인권교육 인, 폭거세력, 플랫폼C,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풀뿌리 시민의 힘,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교회를향한퀴어한질문 큐앤에이, 한국교회인권센터,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농인LGBT+,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홈리스행동, 성소수자교사모임(QTQ),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퀴어노동법률지원네트워크(퀴어동네), HIV/AIDS인권행동 알, (사)광주여성민우회,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사)신나는센터 (이상 135개 인권시민사회단체)
발언문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사무국장)
이재명 대통령이 혐오표현 규제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 공감합니다. 취임 초기 때도 국내 이주노동자, 이주민을 향한 인종 차별 및 혐오 표현에 대한 강력한 근절 및 엄정 처벌 표명해오기도 했죠.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조롱,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베 등 겨냥해 적극적 문제제기를 위한 공론화 하는 것 대통령으로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혐오표현에 대한 규제 대상이 특정 사이트나 의제만 해당하는지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성소수자 혐오를 공론장에서 드러내는 보수 개신교 반동성애 세력에 대해서는 왜 거론 조차 하지 않는지 묻고 싶습니다. 6.3 지방선거 서울시 교육감 후보 2명이 공보물에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를 버젓이 드러내고, 퀴어문화축제를 조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혐오 선동과 차별 조장의 정치로 이 땅에 살고 있는 성소수자들은 수십년째 차별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왜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 못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런게 실용주의 입니까?
차제연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 발족 및 신고센터 운영하면서 혐오선동 및 차별조장하는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에 문제제기 해왔습니다. 2018년 선거 당시 자유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 김문수가 “동성애는 담배보다 유해하다”, “동성애로 에이즈가 늘어난다”로 발언하고, “퀴어문화축제금지”, “서울 학생인권조례에서 성소수자 조항 삭제” 하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왜 이렇게 존재를 부정당하고, 모욕을 주는 방식의 선거를 매번 마주해야 하는지 이재명 대통령에게 묻고 싶습니다.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의 수많은 혐오와 차별의 문제에 대해 감각을 키우고, 기준을 세우는 지극히 당연한 법입니다. 특정 사건이나 집단만을 개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합니다. 일상 영역에서 실질적인 차별행위를 금지하는 원칙을 다룬 차별금지법도 없으면서 어떻게 혐오·조롱 표현 자체를 직접 규제하고, 처벌하려고 하는 것인지 이재명 대통령에게 묻고 싶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 미봉책으로는 혐오와 차별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차별의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가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이호림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안녕하세요. 한국성소수자운동단체연합 무지개행동 공동대표 이호림입니다.
“퀴어 동성애 교육 추방”, “공교육 내 동성애·퀴어 주입 교육 철폐” 오늘 이 기자회견에 오는 길에도 마주한 서울교육감 선거 현수막 문구들입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선동하는 현수막들이 서울 시내 곳곳에 나부끼고 있습니다. 학교를 오가는 거리에서, 친구들과 길을 걸으며 이 현수막을 마주할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마음을 떠올리면 숨이 막힙니다. 이들이 정말 교육감이 되기 위해서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맞는지, 성소수자 혐오 선동 그 자체가 출마의 목표였던 건 아니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혐오의 문제가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 안에 머물러 있거나, 일부 극단적인 혐오표현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선출직 공직자가 되겠다는 이들의 선거 공보물을 통해,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선동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는 정치인들의 공적인 발언을 통해 이미 우리 정치의 장에 깊숙히 침투해 공개적으로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혐오 대응의 문제를 온라인 공간의 문제로, 특정 사안에 초점을 둔 처벌의 문제로 한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혐오대응에 차별금지법 제정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사회는 지난 20년의 시간 동안 차별금지법 제정 없이 혐오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확인해 왔습니다. 보수 기독교 세력은 성소수자 혐오를 동원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성공적으로 저지했습니다. 정치권은 이들의 혐오와 폭력에 단호히 맞서지 않았고, 오히려 선거철마다 앞다투어 이들의 눈치를 살피고 요구에 호응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혐오와 폭력의 대상은 성소수자에서 여성과 장애인, 이주민으로 이제는 사회적 참사와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에게까지 확장되어 왔습니다. 견제받지 않은 차별과 혐오는 이제 우리의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모든 시민의 예외없는 존엄과 평등을 사회적 약속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무지개행동은 이재명 정부가 누구에게도 예외 없는 혐오 대응 정책을 펼 것을, 그 시작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시작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랑희 (인권운동공간활/공권력감시대응팀 활동가)
지난해 ‘혐중집회’라고 불리운 집회를 기억하십니까? 탄핵집회가 이어지던 중 중국 개입 음모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했고, 이후 중국과 중국인, 중국동포를 향한 집회가 위험한 신호로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혐중집회’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단호한 태도로 우리 사회가 혐오와 차별을 용납하지 않는 미래로 나아갈 수도 있을까라는 기대를 갖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극우집단, 혐오세력이 발산하는 해로운 표현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우후죽순 많은 법들을 쏟아내고 있어 기대보다는 우려가 큽니다.
민주당과 경찰은 대통령 지시 이후 혐오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법 개정이 된다면 경찰의 집회 관리는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양상이 될 것입니다. 집회에 대한 내용 규제와 사전 검열의 효과를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전에 혐오집회를 파악하는 것은 검열 외에 불가능하고, 금지사유로 특정 국가, 정책, 인물까지도 포함한다면 혐오집회를 금지한다는 목적과 다르게 집회의 자유 자체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집시법에 혐오집회를 규정하고 이를 금지하려는 입법 시도는 2022년에도 있었습니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전직 대통령 사저 앞에 유튜버가 몰리고 집회가 반복되자 표현의 자유의 영역을 넘어 타인의 기본권,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의문이 듭니다. 혐오집회의 문제는 이때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었는데 왜 문재인 전대통령 사저 앞에 집회가 등장하자 심각한 문제가 된 것일까요? 오랫동안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던 집회, 이태원참사 유가족을 모욕하는 집회는 보이지 않았을까요? 일베 사이트 폐쇄도 사실 오래 전에 제기되었습니다. 일베가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2013년에도, 문재인 정부때도 사이트 폐쇄 요구가 있었습니다. 그럼 그 당시 사이트를 폐쇄했으면 현재 벌어지는 문제가 안 생겼을까요?
혐오표현은 대응해야하는 문제가 맞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표현을 처벌하거나 통제하는 것만으로 혐오표현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혐오표현의 문제는 소수자와 차별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미등록이주노동자를 굳이 ‘불법체류자’라는 표현으로 범죄시하는 법무부가 있기에 ‘반다문화카페’와 ‘자국민보호연대’ 박진재같은 사람이 나올 수 있었고, 세월호참사를 대하는 정부와 정치인의 태도가 일베가 스스럼없이 폭식 행위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고, 남성연대가 여성들을 조롱하고 공격하고, 혐오조장 개신교집단이 성소수자를 혐오하고 차별금지법을 반대할 때 침묵했던 정치와 사회가 지금을 만들었습니다. 혐오표현을 규제해 혐오를 막거나 줄이고자 한다면 혐오와 모욕을 용인하는, 나아가 자랑하듯 전시하는 사회가 된 토양이 무엇인지부터 보아야 합니다.
세상의 나쁜 표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표현이 세력을 갖지 않도록 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혐오 세력이 사회적으로 비난받도록 하는 것,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그것은 표현을 처벌하는 것만이 아닌 우리 사회가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는지, 인정받고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하는 것입니다. 처벌보다 혐오 표현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주변의, 시민의 시선과 평가가 더 두려운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혐오표현에 대응한다는 것은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변화를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혐오와 차별에 대응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차별금지법 제정으로부터 보여주길 바랍니다. 혐오와 차별이 아닌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향한 정부의 첫걸음을 위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는 선포를 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소수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소수자들의 입을 막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가의 약속을 하길 바랍니다. 혐오와 차별을 줄이는 것은 소수자들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때 가능합니다.
희우 (디지털정의네트워크)
최근 대통령의 일베 폐쇄 언급을 비롯해, 혐오표현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기조에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깊이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방식, 즉 특정 콘텐츠를 정부가 지정해 삭제하고 처벌하는 기술적·행정적 규제로의 접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첫째, 행정부 주도의 자의적 혐오 규제는 ‘정치적 검열’로 이어집니다.
단순히 누군가를 욕하거나 싫다고 표현하는 것이 모두 혐오표현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폭력과 차별의 선동, 증오심의 심각한 조장, 존엄성의 현저한 훼손 등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행정부가 무엇이 혐오표현인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통제하려 한다면, 이는 결국 정적들을 겨냥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권력을 잡은 사람들의 입맛대로 역사가 재구성되는 위험을 초래합니다.
민주주의 공론장에서는 사람들이 비판하고 돌아서는 상호 검증과 자정의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정부가 칼로 자르듯 막아서는 구조는 결국 검열만을 강화할 뿐입니다. 나아가 일반적 악행에는 두지 않으면서 표현 행위에만 징벌적 배상을 도입하려는 시도 역시,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는 비판의 목소리마저 위축시킬 위험이 큽니다.
둘째, ‘한국형 DSA’로 포장된 내용 규제 중심의 접근은 국제적 흐름과 배치됩니다.
최근 혐오표현을 규제하는 정보통신망법을 통해 이른바 ‘한국형 DSA(디지털서비스법)’를 도입하겠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EU의 DSA에는 방심위와 같이 내용 심의를 수행하는 행정검열기관이 존재하지 않으며, 플랫폼에 일반적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지 않음을 명시하여 이용자의 표현물이 대량으로 삭제되는 위험을 원천 차단합니다.
DSA는 국가가 콘텐츠를 직접 삭제하는 제도가 아니라, 플랫폼의 절차적 책무성과 투명성, 독립 감사 등 ‘권리 기반’ 강화를 목표로 합니다. 반면 국내의 현실은 행정심의기관을 그대로 둔 채 국가가 직접 규제하려 한다는 점에서 DSA의 핵심 취지와 완전히 정반대입니다.
셋째, 혐오표현 대응은 ‘삭제와 폐쇄’가 아닌 ‘공론장 알고리즘 개선’이어야 합니다.
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가 폐쇄된 전례는 있습니다. 방심위 내부 기준상으로 사이트 전체에서 불법 콘텐츠가 일정 비율을 초과하면 폐쇄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박·음란물 사이트처럼 콘텐츠 대부분이 불법인 경우와, 게시물 일부가 문제가 되는 일반 커뮤니티 플랫폼을 동일선상에 놓고 폐쇄를 운운하는 것은 과도합니다.
오늘날 빅테크 플랫폼은 우리 사회의 유사 공공공간입니다. 유럽에서 개별 콘텐츠 규제가 아니라 알고리즘 위험성을 평가하라고 요구하듯, 우리 역시 무분별한 사이트 폐쇄나 형사처벌이 아닌 알고리즘 개선을 통해 혐오표현의 노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민사적 구제를 위한 혐오표현의 불법성 규정은있을 수있으나, 국가 권력에 의한 형사처벌은 명백히 반대합니다.
넷째, 근본적 해법은 검열이 아닌 ‘차별금지법 제정’에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에 묻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차별이고 무엇이 혐오입니까? 기준점이 되는 ‘차별금지법’조차 제정하지 않은 채 혐오표현만 규제하겠다는 것은 너무나도 편의적인 발상입니다. 인권단체들이 혐오표현에 반대하면서도 표현 규제에 신중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적·행정적 규제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왜 한국의 공론장이 이토록 취약해졌는지, 어떤 구조적 요인이 혐오와 극단화를 만들어내는지 성찰하는 일입니다. 혐오 대응은 검열이 아니라 평등이라는 원칙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권력이 자의적으로 혐오를 판단하는 구조를 멈추십시오. 개별 콘텐츠나 사이트 규제보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표현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적 구조를 바꾸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본질적인 해법입니다. 혐오와 검열의 정치를 멈추고, 평등과 권리의 언어가 다시 우리 사회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함께 행동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