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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감시 정권 치하 가자지구에서의 삶{/}[해외정보인권] 감시되고, 추적되고, 표적 되기

By 2025/12/31 No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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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에게 그들 자신의 생각 자체를 꺼트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심문관과 감시자들이 그들의 머릿속까지 들여다볼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정치적 성향이 없는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 그걸 죽여버렸습니다. 전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열쇠로 잠가버렸습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은 일시적이고 단순한 군사적 폭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된 감시 체제(surveillance regime)의 결과물이다.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 언론인 무함마드 알 므하위시는 이 글을 통해 그 사실에 대해 증언하며, 감시 기술이 어떻게 일상을 포위하고 사람을 분류하는지를 드러낸다. 얼굴 인식, 통신 감청, 위치 추적, 데이터베이스화된 관리, 그리고 인공지능 기반 표적 선정 등 감시 기술은 미래적 기술이 아니라 가자지구에서 이미 완전히 구현된 현재다.

현재화된 감시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바꾼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전화 한 통, 문자 하나, 사진 촬영, SNS 게시물 업로드조차 이스라엘에게 보여질 것이라 가정하고 두려워한다. 무함마드는 ‘숨길 것이 없으면 두려워할 것도 없다’는 독재자들의 오랜 경고가 여기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전한다. 가자지구에서 투명함은 안전이 아니라 오히려 노출과 표적화를 의미한다. 이스라엘이 사용하는 감시 기술은 단지 정보를 수집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감시는 한 인간을 관리가 가능한 개체로 데이터화하고 그가 발산하는 모든 신호를 수집해 무기로 사용한다.

이 감시 체제는 이스라엘만의 산물이 아니다. 몇몇 서구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 구글 등 빅테크 회사들은 자신들의 자원과 기술을 쏟아부어 이러한 감시 체제를 고도로 발전시켰다. 통화 기록 저장,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 드론 전자 장비, 얼굴 인식 기술, 데이터 분석 도구 등은 기술이라는 이름 아래 군사 점령과 학살에 결합되었다. 국제사회는 이를 알면서도 제재하지 않았고 오히려 안보 협력과 기술 거래를 지속해 왔다. 그 결과 “이스라엘 정부는 우리의 가장 끔찍한 공포조차 뛰어넘는 감시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무함마드는 감시가 어떻게 사적인 공간, 친밀성, 사유의 자유 자체를 잠식하는지 반복적으로 증언한다. 검문소와 구금 시설에서 질문을 받기 전에 얼굴만으로 이미 식별되고 분류된다.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아도 얼굴 인식 시스템이 먼저 작동해 이름과 가족관계, 과거의 이동 기록이 조회되는 것이다. 이 곳에서 심문은 정보를 묻는 과정이 아니라 이미 수집된 데이터를 확인하는 절차에 가깝다. 자신에 대한 수많은 기록을 그들이 갖고, 그 기록이 자신의 처우와 이동, 생존 가능성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에 대해 무엇이 기록되어 있는지 볼 수 없다. 드론과 카메라는 거리와 검문소를 넘어 생활 공간까지 확장되고 휴대전화와 통신 기록, SNS 활동 등은 이미 공공연하게 감시·수집된다. 디지털 플랫폼 역시 안전한 공간이 아니고 언론인으로서 기록을 남기는 행위 자체를 경계하게 된다.

이 조건 속에서 무함마드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은 점차 축소된다. 항상 감시받고 있다는 감각 속에서 말은 줄어들고 관계는 조심스러워지며 “사생활은 사치”가 된다. 그러면서도 무함마드는 이 감시 체제가 자신이 남긴 모든 흔적을 독점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기록할 것을 택한다. “나는 우리의 뒤를 밟는 기록을 조회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내 손으로 직접 기록을 남길 수는 있다. 그래서 나는 전부 적는다. 이름, 시간, 장소. 우리의 일부로 존재하는 흔적들. 그들의 것이 아닌 것들. 그 어떤 파일도 그 안에 담긴 이들이 스스로 쓰기를 멈추지 않는 한 완전해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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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감시되고, 추적되고, 표적 되기 – 이스라엘의 감시 정권 치하 가자지구에서의 삶
글 :  무함마드 알 므하위시
번역 : 검은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