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트워커 184 호
불타는 활동의 연대기
해외정보인권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의 편지 : 회사를 ‘전쟁 장사꾼’으로 지목하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던 입티할 아부싸드(Ibtihal Aboussad)는 지난 2025년 3월 20일, 시애틀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자사의 인공지능 기술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원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후 해고당했습니다. 이번 해외정보인권은 해고 직후 입티할이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의 전문을 옮긴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개발에 참여한 인공지능 기술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집단 학살에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회사가 이 사실에 문제를 제기한 내부 직원들을 침묵시키고 보복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인공지능 기술이 비윤리적으로 사용되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이 어떻게 집단학살에 공모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결정 구조입니다. 윤리의식 없이 개발되고 사용되는 인공지능은 차별과 폭력, 인권 침해를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행동에 나선 마이크로소프트 노동자들처럼, 우리도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AI 관련 책 소개

윤현식의 『AI와 인간중심주의』는 인공지능을 마치 자율적인 존재인 것처럼 강조하는 담론 이면에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본의 의도가 있음을 드러내며, 인간의 책임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AI는 결국 인간이 만든 도구이고 AI로 인한 모든 결과는 인간이 책임져야할 몫이다. AI 시대가 여전히 정의롭기 위해서는 자율적이어 보이는 AI 뒤에 숨어서 책임을 회피하는 주체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조경숙, 한지윤의『AI블루』는 인공지능이 사회에 가져올 편리함 뒤에 가려진 감시, 차별, 권리 침해의 문제를 예리하게 짚어낸다. 저자들은 기술이 누구를 위해, 누구를 배제하며 작동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추적하며 독자에게 ‘기술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 책은 기술 낙관주의에 가려져 있던 진실을 드러내면서 AI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질문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묻는 강력한 경고이자 제안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기술이 곧 진보’라는 명제를 더는 순진하게 받아들이기 어렵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