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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정보인권]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의 편지 : 회사를 ‘전쟁 장사꾼’으로 지목하다

By 2025/04/09 4월 11th, 2025 No Comments

Photo by Vjeran Pavic / The Verge

편집자주 :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던 입티할 아부싸드(Ibtihal Aboussad)는 지난 2025년 3월 20일, 시애틀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자사의 인공지능 기술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원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후 해고당했습니다. 이번 해외정보인권은 해고 직후 입티할이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의 전문을 옮긴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개발에 참여한 인공지능 기술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집단 학살에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회사가 이 사실에 문제를 제기한 내부 직원들을 침묵시키고 보복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인공지능 기술이 비윤리적으로 사용되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이 어떻게 집단학살에 공모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결정 구조입니다. 윤리의식 없이 개발되고 사용되는 인공지능은 차별과 폭력, 인권 침해를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행동에 나선 마이크로소프트 노동자들처럼, 우리도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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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의 편지 : 회사를 ‘전쟁 장사꾼’으로 지목하다

원문제목 : Microsoft employee disrupts 50th anniversary and calls AI boss ‘war profiteer’
원문링크 :https://www.theverge.com/news/643670/microsoft-employee-protest-50th-annivesary-ai 

일시 :  2025년 4월 5일
작성 : 입티할 아부싸드(Ibtihal Aboussad)

안녕하세요 여러분,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보셨거나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셨듯, 저는 마이크로소프트 AI CEO 무스타파 슐레이만의 연설을 방해했습니다. 기대가 매우 높았던 50주년 기념행사에서요. 그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제 이름은 입티할(Ibtihal)로, 지난 3년 반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AI 플랫폼 조직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해왔습니다. 오늘 제가 이렇게 나선 이유는, 제가 속한 조직이 팔레스타인의 우리 민중들에게 자행되는 집단학살을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도덕적으로 제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문제를 제기하려던 동료들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해 얼마나 침묵당하고 억압당했는지를 직접 보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내 우리 아랍인, 팔레스타인인, 무슬림 공동체는 침묵을 강요당하고, 협박과 괴롭힘, 신상털기에 시달렸으며, 회사는 이에 대해 어떤 제재도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려는 시도는 기껏해야 무시당했고, 두 명의 직원이 단순히 추모 집회를 열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최악의 사례도 있었습니다. 우리 목소리를 들리게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집단학살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저는 이스라엘에 의해 팔레스타인 민중에게 자행되는 지속적인 집단학살을 목격해 왔습니다. 이스라엘의 병원과 학교를 겨냥한 무차별적인 융단폭격,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의 지속이라는 끔찍한 인권침해 속에 말로 표현할 길이 없는 고통을 목격해 왔습니다. 이는 유엔, 국제형사재판소(ICC), 국제사법재판소(ICJ) 그리고 수많은 인권 단체들에 의해 국제적으로 규탄되어 왔습니다. 재와 피로 뒤덮인 어린이들의 모습, 오열하는 부모들, 완전히 파괴된 가족과 공동체의 장면은 저를 영원히 부서지게 만들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서 전면적인 집단학살을 재개하였으며, 지난 1년 반 동안에 약 30만 명 이상의 가자 주민이 살해되었다는 추정이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15명의 응급구조대원들을 “한 명씩” 처형한 뒤 모래에 매장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 하나의 끔찍한 전쟁범죄입니다. 그 와중에 우리의 ‘책임 있는’ AI 작업은 이러한 감시와 학살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유엔과 국제사법재판소는 이 사태를 집단학살로 규정했고, 국제형사재판소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우리는 공범입니다

AI 플랫폼에 합류했을 때, 저는 인류의 이익을 위한 최첨단 AI 기술 개발에 기여하게 되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접근성 기술, 번역 서비스, “모든 사람과 조직이 더 많은 성과를 이루도록 돕는 도구” 등 말이죠.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제 작업을 이스라엘 군과 정부에 판매하고, 언론인, 의사, 구호 단체 직원, 민간인 가족 전원을 감시하고 살해하는 데 쓰이리라고는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

제가 작업한 전사(음성 → 텍스트 변환) 기술이 팔레스타인인을 겨냥한 통화 도청 및 표적 설정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 조직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 어떤 방식으로든 학살에 기여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인권을 침해하는 코드를 작성하기 위해 이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스라엘 국방부와 1억 3,3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2024년 3월, 이스라엘 군이 마이크로소프트 및 오픈AI의 인공지능을 사용한 횟수는 10월 7일 공격 전주에 비해 거의 200배 증가했다. 저장된 데이터 양은 그 해 7월까지 두 배로 늘어 13.6페타바이트를 넘겼다.”

“이스라엘 군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를 활용하여 대규모 감시로 수집한 정보—전화 통화, 문자, 음성 메시지 등을 전사 및 번역한다. 이 데이터는 이스라엘의 자체 표적 시스템과 크로스 체크된다.”

이 시스템과 함께 일하는 이스라엘 정보 요원에 따르면, “이러한 데이터는 이스라엘 내부의 표적 식별 시스템과 대조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AI는 이스라엘 군의 가장 민감하고 고도로 기밀인 프로젝트인 ‘표적 은행(target bank)’과 팔레스타인 인구 등록 시스템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와 AI는 이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에서 훨씬 더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공격을 감행할 수 있게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한 이스라엘 군과 정부에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컨설팅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수백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쟁범죄자 베냐민 네타냐후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긴밀한 관계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이들 계약 목록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파르트헤이트 및 집단학살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모 개요》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스라엘 군과의 관계가 너무 깊어서, 어제 BDS(보이콧·투자철회·제재) 캠페인에서 최우선 보이콧 대상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든, 이것이 우리가 남기고 싶은 유산입니까? 치명적인 AI 무기를 만든 일을 자녀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고 싶은 건가요?

비록 군과 직접 연관된 클라우드 시스템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업무를 하더라도, 여러분의 일은 회사 전체에 이익을 주며 계약을 따내고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어느 팀에 속했든, 여러분은 이스라엘 점령군을 무장시키는 회사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급여 일부는, 작든 크든, 집단학살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AI 부서에 있든 없든,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공범입니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AI의 반인도적 범죄 연루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우리 자신의 일입니다.

이것이 제가 오늘 목소리를 낸 이유이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집단학살과의 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하는 이 중요한 청원서에 서명한 이유입니다. 여러분도 꼭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행동 촉구

침묵은 공모입니다. 그러나 어떤 행동이든 크든 작든 반드시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목소리를 내야 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옳은 일을 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스라엘 군에 기술을 판매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세요.

이 뉴스가 우려되고, 또 여러분의 작업이 윤리적으로 사용되기를 원하신다면, 다음 행동을 취해 주세요:

No Azure for Apartheid 청원에 서명해 주세요: 우리는 사람을 죽이는 코드를 작성하지 않겠습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하여 같은 뜻을 가지고 점점 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의 목소리에 함께해 주세요.

이 스레드에 참여해 우리의 불만을 표시해 주세요. 어린이와 민간인을 겨냥한 무기에 자신도 속았다고 느낀다면, 경영진(공동 참조된 이들)에게 이 계약들을 철회할 것을 요구해 주세요.

침묵하지 마세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경영진(SLT)에게 이 계약 철회를 촉구하세요.

위의 내용을 동료들과 대화 주제로 삼아 주세요 — 많은 직원들이 이 사실을 모를 수 있으니까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권 선언은 인권 문제를 제기한 직원에게 보복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인권 선언문 | Microsoft CSR

우리 회사는 인권을 지지한 전례가 있습니다. 아파르트헤이트 시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대한 투자 철회, 이스라엘 안면 인식 스타트업 애니비전(AnyVision)과의 계약 철회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과 커뮤니티의 항의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우리의 집단적 목소리가 AI 부서 리더들에게 영향을 주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인권 침해와 관련된 행동을 바로잡고, 더럽혀진 유산을 남기지 않도록 하기를 바랍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와 AI는 21세기의 폭탄과 총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진심을 담아,
우려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직원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