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뉴스레터(4월) 161호

By 2023/04/28 6월 1st, 2023 No Comments

네트워커 161호


구글에 대한 개인정보 열람권 인정한 대법원 판결 환영!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 중에 있습니다. 2023년 4월 26일, NBC뉴스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을 도청한 사건과 관련하여 묻습니다.  “친구가 친구를 염탐하는가?”   “국가간 관계에서는 안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현실적으로”  항의 조차 하지않는 대통령의 답변이 화제입니다.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죠.

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도청과 온라인 정보수집은 불법이며, 범죄행위입니다.

최근, 2023년 4월 13일 대법원은 한국의 인권 활동가들이 구글을 상대로 개인정보 및 서비스 이용내역의 제3자 제공현황을 제공할 것을 청구한 사안에서, 원고의 열람권을 보장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다국적기업인 구글에 대한 한국 이용자의 개인정보 열람권을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입니다. 2014년 소송을 시작으로 9년만에 이루어진 반가운 판결입니다 🙂

이 소송의 계기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3년 6월, 미국중앙정보국(CIA)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세계 각국의 대통령과 정치인을 비롯하여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인 대규모 감시를 폭로합니다. 미국은 2001년 9.11.사건을 계기로 국경통제시스템을 강화하기 시작합니다. NSA의 프리즘은 9.11. 사건 이후 도입된 프로그램으로 개인의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를 알게 된 에드워드 스노든이 전 세계에 알린 것입니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에 따라 구글이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이 해외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미 당국에 제공했고, 시민들의 개인정보까지 대량으로 수집,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비밀도청프로그램(PRISM)을 이용하여 구글과 야후의 데이터센터에 불법으로 침투해 매일 수백만 건의 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2014년 국내 활동가 6명이 구글 본사와 구글코리아에 열람권 소송를 하게 됩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진보네트워크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소속 인권활동가 6명은 구글에 자신들의 개인정보를 NSA 등 제3자에게 제공한 내역을 열람, 제공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구글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23년 4월,  9년만에 대법원 판결이 나온 겁니다.  2023년 4월 13일, 대법원은 한국의 인권 활동가들이 구글을 상대로 개인정보 및 서비스 이용내역의 제3자 제공현황을 제공할 것을 청구한 사안에서, 원고의 열람권을 보장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다국적기업인 구글에 대한 한국 이용자의 개인정보 열람권을 인정한 대법원의 판결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1, 2심과 달리 외국의 법령에서 개인정보 제공 내역에 대한 비공개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한국법상 의무 이행을 거절하는 무조건적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비공개 해야할 정당한 사유가 없거나 비공개 사유가 종료되었을 경우에는 해당 정보를 열람, 제공해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이제 구글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한국 인권활동가들의 이메일 등 개인정보를 미국의 정보수사기관에 제공한 바가 있는지 여부 및 그 내역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번 소송은 무분별한 인터넷 감시에 대응하는 이용자의 저항으로서 그 의미가 큽니다.

[따오기] 영상

-미국의 대통령실 도청 사건 이전에는 35개국을 도청한 프리즘 프로젝트가 있었다

따오기 영상 바로가기

해외정보인권

얼굴에 대한 달러: 머신러닝 모델 뒤에 숨은 인물들을 만나다

전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노동형태가 확산되면서 독립계약자로 일하는 노동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크라우드 워크(crowdwork)입니다. 사전적의미로 Crowd와 Work 결합어로 온라인상에서 불특정한 다수에게 일자리를 열어놓았다는 의미에서 크라우드워크라고 합니다. 현재, 플랫폼노동, 긱 노동 등 용어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어 혼란스럽지만, 공통적으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합니다.

아래의 글은 “얼굴에 대한 달러: 머신러닝 모델 뒤에 숨은 인물들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플랫폼회사와 긱 노동(Gig Worker) 사이의 ‘개인정보 마켓’에 관한 내용입니다. 참고로 긱 노동은 1920년대 미국 재즈클럽에서 단기계약으로 연주자를 섭외하고 공연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Clickworker(클릭워커)는 독일에 본사를 둔 회사로 크라우드 플랫폼에 속하며, 수많은 긱 노동자(독립계약자)들이 속해 있습니다. 기술 기업들은 머신러닝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 독일에 본사를 둔 서비스 제공업체를 고용하여 저임금 긱 노동자(Gig workers)들의 셀카와 신분증 사진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Clickworker의 주 수익원은 셀카(웃는 얼굴, 찡그린 얼굴, 놀란 표정)와 신분증 영상 같은 개인정보를 판매하도록 유도하면서 수익을 창출합니다. 머신러닝 개발을 위한 학습데이터가 필요한 고객(기업)을 위한 개인정보 마켓플레이스의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렇게 형성된 ‘개인정보 시장’은 법적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긱노동자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개인정보 관련 작업을 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으며 결국, 셀카 또는 셀카 영상 한 장당 3-5유로를 받으며 일을 하는 사람은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파올라 투바로(Paola Tubaro) 교수의 베네수엘라 긱노동자 인터뷰,  Clickworker 관리자인 마이오네(Maione)의 Clickworker기업과 클라이언트의 작업자 개인정보처리에 관한 설명, 그리고 필리핀 미디어대안재단 자마엘 제이콥(Jamael Jacob)은 필리핀이 개인정보보호의 사각지대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필리핀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자신의 신분증 사진이 누구에게 판매되는지 알권리가 있음에도 고객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또한, 한 여성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 사건 이후 메타(Met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했지만 기각된 점, 개인정보유출이 있었던 우버(Uber)나 외국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도 않은 점 등 필리핀이 개인정보에 대한 불모지임을 지적합니다.

이는 한 국가의 경제상황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필리핀의 경제상황이 심각한만큼 사람들이 신분증 등 개인정보를 Clickworker와 같은 플랫폼 회사에 제공하는 것에 대해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악용하는 기업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되묻습니다. 유럽연합(EU)시민의 개인정보를 Clickworker 같은 회사가 요구한다면 동의하시겠습니까?

[이슈] 회원모임  책읽기

2023년 진보넷은 회원님들, 그리고 가능하면 회원님들의 지인들까지 오프라인에서 많이 만나보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 첫번째 만남으로 책모임을 마련했고, 4월의 첫 날 홍대 북카페에서 드디어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번에 함께 읽은 책은 ‘노동자 없는 노동’이라는 책인데요, 이 책의 저자는 AI 기업들을 떠받치고 있는 ‘미세노동’의 실체를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세노동은 어떤 것을 말할까요?

먼저 인공지능이 어떻게 학습을 하는지부터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머신러닝, 데이터 학습 등으로 포장해 인공지능이 데이터만 있으면 스스로 배워나가는 것처럼 포장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인간이 분류해주지 않으면 자동차와 사람조차 구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하나하나 이름을 붙이는 데이터 라벨링, 미세노동이 필요한 것입니다.

기업은 이 일을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만 할 수 있는 일,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등으로 소개하며 경력단절 여성이나 부업을 원하는 직장인 등에게 권하곤 합니다. 하지만 본질을 들여다보면 과거라면 하나의 직업으로 묶일 수 있었던 일들을 조각조각 쪼개고, 보수 역시도 건별로 조각조각 쪼개는 파편화된 노동인 것이죠. 그리고 그러한 일자리를 주로 난민 등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기 어려운 사람에게 권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미세노동의 본질을 짚고, 노동의 정체성이 모호하게 느껴지는 이 시대에 우리가 새로운 저항의 방식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날 책모임에서는 책을 읽은 뒤 느낀 가벼운 소감부터 노동의 제도와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 그리고 최근의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들도 오갔습니다. “독서모임을 오프라인으로 하니까 좋다”는 의견까지…!! 이날 모임에 참석해서 귀한 이야기 나눠주신 회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진보넷과 함께하는 오프라인 모임은 계속해서 기획될 예정입니다. 가볍게 몸만 놀러오셔도 환영이니 많이 놀러 와 주세요~!!

진보네트워크센터와 함께하기

진보네트워크센터는 1998년 출범 후 자본과 국가의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운 진보운동의 독자적인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소셜펀치, 따오기 등 웹 서비스를 개발하고 정보인권 정책을 생산하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검열, 표현의 자유 침해, 통신의 비밀 침해 등 권력의 개입에 맞서 싸우며 진보운동의 각 부문과 대중 소통을 위해 넷 상에 연대의 공간을 구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