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소식지

[연재] 우리는 인터넷에서 자유를 발견했다{/}망중립성 그리고 국제적 논의와 시민사회의 대응

By 2019/11/18 No Comments

편집자주 : 한때 인터넷에서는 무한하게 자유로울 것이라 기대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자유는 저절로 오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이용자를 비롯한 시민들은 국가, 기업 등 권력자를 상대로 싸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싸움은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합니다. 디지털 환경이 고도화할수록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권을 누리기가 어려워졌다는 사실은 매우 역설적입니다. 인터넷 도입 전후로부터 시작된 디지털 검열과 감시의 역사, 그리고 시민의 저항 속에 변화해온 제도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하였습니다. 제보와 잘못된 정보는 이메일 della 골뱅이 jinbo.net 로 알려 주십시오.

3-2. 유럽

유럽은 통신시장 경쟁이 미국보다 훨씬 경쟁적이기 때문에 사전 규제에는 유보적이었다. 다만, 각 국가 별로 망중립성 규제를 검토하였는데, 2012년 6월 4일 네덜란드는 유럽에서는 첫 번째로, 세계적으로는 칠레에 이어 두 번째로 망중립성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유럽 단일시장 논의에 맞추어 2013년부터 유럽연합 차원의 망중립성 법제화 논의가 시작되었다. 2013년 9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통신 단일시장 규칙(Telecommunications Single Market Regulation)을 제안했는데, 이 규칙에는 망중립성 관련 내용이 (제한적인 형태로) 포함되어 있다. 2014년 5월, 총선거를 한 달 앞두고 유럽 의회는 EC 망중립성 규칙 제안서의 허점을 보완한 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2015년 3월 유럽연합 이사회(Council of European Union)의 합의는 망중립성 관련 규정을 삭제하는 등 EC의 제안보다 더 후퇴한 것이었다. 결국 EC, 유럽의회, 유럽연합 이사회는 3자 협의를 거쳐서 EU 규칙에 합의하였고, 10월 유럽의회는 이를 통과시켰다. 합의된 EU 규칙은 망중립성을 포함하고 있지만, 모호한 용어를 사용하여 그 효과를 약화시킬 많은 허점을 갖고 있다고 비판받고 있다. 유럽연합의 통신 규제기관인 BEREC은 2016년 8월까지 법의 모호함을 해석할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3-3. 국제적 논의 및 시민사회의 대응

2013년 인터넷거버넌스포럼(Internet Governance Forum) 내에 망중립성 이슈를 주제로 한 ‘역동적 연합(Dynamic Coalition)’이 만들어졌다. (http://www.networkneutrality.info/) 인터넷거버넌스포럼은 인터넷 거버넌스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정책 대화의 촉진을 목적으로 유엔이 매해 개최하는 국제 포럼이며, ‘역동적 연합’은 특정 이슈와 관련된 일상적 토론이나 권고안과 같은 구체적인 결과물을 산출하기 위한 일종의 작업반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기업,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로 구성된다. ‘망중립성 역동적 연합’은 2013년 각 국의 망중립성 관련 법률의 모델이 될 수 있는 <망중립성 모델 프레임워크>를 발표하였다.

2013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망중립성 옹호를 위한 시민사회의 연대 활동을 위해 ‘세계 망중립성 연합(Global Net Neutrality Coalition)’이 출범하기도 했다. 연합은 세계 각 국의 망중립성 규제 현황을 제공하고 있으며, 망중립성 옹호를 위한 공동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https://www.thisisnetneutrality.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