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자료

[논문]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여성문제 (김은경)

By 2004/02/22 10월 25th, 2016 No Comments
진보네트워크센터


face="바탕" size="2" color="blue"> * 이 글은 ‘형사정책연구소식’
2000년 7/8월호(통권 제60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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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e="2" color="blue"><논단>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여성문제
 

 

 

 

김은경(선임연구원,
사회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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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바탕,고딕" size="2" color="black"> 

 


face="바탕,고딕" size="2" color="black">  Ⅰ. 사이버스페이스와
성차(gender)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사이버 공간에서
성차(gender) 문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 사이버
페미니즘(cyber-feminism) 이론가들은 양극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한편으로는
사이버 공간을 인종, 나이, 성별, 육체에 의한 차별이 희박해지는 유토피아적인
공간으로 보거나 적어도 대면적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나타나는 성적
억압이나 차별의 구조가 약화된 곳, 따라서 성별 구성력의 재코드화를
통해 현실세계의 성차별적 권력관계를 해체(전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Haraway, 1991; Balsamo, 1995; Braidotti, 1996).
이들 사이버 페미니스트들에게는 온라인 성폭력과 같은 문제는인간이
사이버 스페이스로 가져오는 낡은 관습의 문제일 뿐, 현실공간의 의미들이
재코드화되는 사이버공간에서 더 이상 여성에게 위협적이 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다른 한편으로는
사이버 스페이스가 기존의 성차별적인 권력관계가 그대로 반영되는 또하나의
공간으로, 새로운 권력작용의 문제를 이슈화하는 입장이 있다(Spender,
1995; Troung, 1993; Kramarae & Kramer, 1995; Schweber, 1996).
사이버 스페이스상의 성차(gender)문제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주로 여성의
접근이 배제되어 발생하는 정보불평등의 문제(Rogers, 1986; 이선영,
1999), 사이버상의 의사소통에서의 문제(구자순, 1999; 김유정·조수선,
1999; 윤선영, 1999), 포르노그라피를 중심으로 한 여성의 성상품화
및 대상화의 문제(이수연, 1999)에 초점을 두고 있다(우지숙, 1999:
244). 이들 급진페미니스트들에 따르면, 현실공간의 성폭력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성폭력은 사이버공간의 가부장적 질서를 유지, 강화하는 기제이다.
온라인 성폭력을 현실공간의 성폭력과 동일시하는 이러한 입장에서는,
사이버공간에서는 물리적 접촉이 없지만, 온라인 성폭력이 사이버공간에서의
성별권력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며,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여성의 ‘자아’에
충격을 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Turkle, 1996: 251-253). 사이버공간은
여성에게 자신을 학대하는 남성파트너를 선택할 자유를 주고 있으며,
사이버공간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사이버공간의
가부장적 질서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사이버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을
반박한다(Michals, 1995; 윤세정, 1999:16 재인용).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face="바탕,고딕" size="2" color="black">  Ⅱ. 문제의
현실 : 정보불평등과 사이버 마쵸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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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1990년대초
미국 사이버 페미니스트들은 익명성, 비대면성, 표현의 자유 등과 같은
매체적 속성으로 개방성과 다양성을 지닌 새로운 문화가 사이버스페이스에
구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이버공간에서는 현실세계의 정체성이 의미를
가지게 되지 않기 때문에, 여성이나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
평등한 환경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우리는 실제 사이버문화의
해방적 기대를 위협하는 두 가지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1) 위험성의
한가지는 정보불평등이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실제 사이버스페이스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보면, 현실 세계의 구성원과 대비할 때 여성보다는
남성이,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이, 생산직 보다는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 사이버문화의 구성원들이 편중되어 있을 때, 그것은 성별간, 계층간,
세대간, 소수집단 간의 갈등을 더욱 증가시켜서 다원적 문화형성 및
해방적 가능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며, 궁극적으로 문화파시즘을 강화할
수도 있다. 성별 정보불평등의 차원에서 볼 때, 여성이용자가 늘어나는
점차 추세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통신공간의 성비는 7 : 3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이선영, 1999:4). 여성의 상대적 소수자 문제는 사이버공간이 남성중심적으로
주도되고 구성된다는 점 그 자체 때문이라기 보다는, 현실사회의 "남성지배적
문화"가 별다른 거부감없이, 오히려 현실보다 더 강화된 형태로
사이버 공간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최은정, 2000:
5). 따라서, 현재처럼 정보사회의 여성의 참여와 접근이 체계적·구조적으로
배제되고, 기술적 및 Contents 구성상의 소외가 지속된다면, 실제 한국사회에서
사이버스페이스가 가지는 해방적 잠재력은 상업화의 물결에 흡수되거나,
남성중심적 권력와 결탁하여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2)
또다른 위험성은 사이버 마쵸테러의 등장이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마쵸(Macho)는
권위적이고 공격적 남성다움을 의미한다. 영화적 이미지로 보면, 「람보」와
같은 근육질과 공격적 영웅상(hero figure)이 마쵸맨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현실세계에서는 사회구조적 변동과 함께 남녀간의 친밀성
구성방식이 변화됨에 따라, 마쵸맨은 점차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의
대중문화는 그러한 변화 움직임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가령, 과거의
"마쵸맨" 대신에 나약함이 오히려 인간적으로 비추어지는
부드러운 남자, 소위 "슈거맨"이 새로운 남성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21세기의 새로운 문화혁명으로 일컬어지는 디지털문화시대에
과거의 유물로 사라지던 마쵸맨들이 새로운 형식으로 등장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아이러니컬하다. 사이버 마쵸들은 근육질 대신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대화명과 방제로, 그리고 과격한 언행을 통해 자신의 남성성을
드러낸다. 그들의 무기는 욕설과 인신공격으로 점철된 폭력적 언어이며,
같은 내용의 글을 반복해서 게재하는 무차별적 도배질이다. 여성운동단체나
여성문제가 쟁점이 된 게시판은 이들이 배설하고 간 논점없는 욕설과
여성적대적 비방으로 오염되어, 자체 폐쇄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온라인 성폭력실태에 관한 한 조사(이순형, 2000)에 따르면, 채팅과정에서
여성이용자의 58%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원치않는 메시지를 받은
경험이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출된 개인 신상정보
및 전화번호가 음란사이트게시판, 매춘알선란, 인터넷공개미팅게시판에
등록되면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음란전화 및 성적 괴롭힘을 당하는 등,
스토킹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빈발한다. 사이버 성폭력에 관한 몇몇 연구자료(윤세정,
1999: 정진욱, 1999)들은 사이버스페이스에 사이버마쵸들이 상주하고
있고, 여성들은 그들의 테러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face="바탕,고딕" size="2" color="black">  Ⅲ. Cyber-Macho
Culture1)
face="바탕,고딕" size="2" color="black">의 계기와 과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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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흔히, 사이버성폭력의
주요 요인으로서 사이버스페이스의 매체적 특성, 즉 비대면적 커뮤니케이션(Computer
Mediated Communication)의 특수성, 익명성(탈억제효과) 및 가상성(실재감의
결여)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익명성’과 ‘비대면적 상황’이라는 사이버스페이스의
매체적 특성만을 가지고는 ‘왜 공격의 주체가 주로 남성인가’, ‘왜 공격의
대상은 여성일 경우가 많은지’를 이해하는 데 부족하다. 이 두 물음에
대한 해답은 스톤(Stone, 1991)의 비대면적 커뮤니케이션(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가상(virtual) 공동체의 참여자들이 <정상적인> 리얼리티의 범주들을
통해 <버츄얼> 리얼리티를 코드화한다고 주장한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의 참여자들은 마치 물리적 공동공간에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하면서
그곳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사건으로, 개인사에서 충분히 의미있는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서로 커뮤니케이션한다는 것이다(김혜인, 2000:9).
다시 말해, 사이버공간은 오프라인과 별개의 공간이 아니라, 현실의
문화적 가치와 규범이 작용하는 현실의 연장선상에 있는 또 하나의 사회적
공간이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실제 비대면적
커뮤니케이션(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상에서 성별이 어떻게
구성되고 판단되는가? 가령, 채팅에서도 대화개시상황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상대방의 성별이다. 채팅에서는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몸과 차림새와
같은 정보는 없지만, 성별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경우에도 아이디와
대화명, 말투 등을 단서로 상대방의 실제 성별을 추측하는 기술을 익히게
된다. 아이디와 대화명은 온라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코드가
된다. 또한 남성과 여성이 쓰는 말투가 다르다는 점은 여기에서 나타나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현실공간보다 오히려 과장되기도 한다. 사회적 맥락이
제거될 것으로 기대되는 채팅의 익명성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이 자신을
하나의 인격으로 표현하는 수단인 아이디와 대화명을 성별화하여 상대의
성별을 추측하고 있다. 또한 채팅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남성들이
성별화 질서를 벗어나는 여성에게 제재를 가함으로써, 성별화의 질서를
구성·유지한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1) 첫째, Cyber상에서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이 실제보다
더 과잉코드화된다는 점, (2) 둘째, 육체가 사라진 Cyber 공간에서 육체와
성에 대한 강박적 관심이 더욱 노골화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사이버
공간에서의 gender 문제는 자본주의적 소비문화와 결합된 몸과 성(sexuality)
문제를 통해 더욱 복잡하게 뒤엉키고 있다.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의 사회적인
존재조건이 젠더와 육체적인 쾌락과 욕망을 영유하는 문화적 방식인
섹슈얼리티, 이 둘은 불가분하게 연관되어 있다.
size="2" color="blac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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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현실세계에서는
점차 자취를 감추어가는 마쵸맨이 오히려 가상공간에서는 왜 르네상스를
구가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원인과 계기들을 분석할
수 있지만, 오늘날 현대사회의 성(섹슈얼리티)에 대한 강박적 관심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한 Giddens(1992)의
해석을 따라, 사이버마쵸의 등장을 추론해 볼 수 있다. 그에 의하면,
현실세계의 사회변화-조형적 섹슈얼리티 및 낭만적 사랑복합체의 등장-는
친밀성의 구조변동과 자아의 성찰성을 향하여 지속적으로 움직인다.
여기에서 자아에 대한 서사(narrative)는 오늘날 모든 사람에게 하나의
성찰적 기획(reflexive project)이 되고 있지만, 성분할의 완고함 때문에
남성들은 구조변동에 ‘지각생’이 되고 있다. 남성들은 모더니티의 발전궤적의
중요한 경향을 잘못 읽고, 일에서 자기정체성을 찾으려 할 뿐, 자아의
성찰적 기획에 반드시 과거의 감정적 재구성을 포함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현대의 사회생활에서 여성의 성이 남성에 의해 통제되었던
현상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하지만 통제가 깨어지기 시작함으로써
남성 섹슈얼리티의 강박적 특성은 보다 쉽게 드러나게 되었으며, 여성에
대한 남성폭력은 더욱 증대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서 남성과 여성 사이의
감정적 심연은 훨씬 더 강화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화지체자들이 전통적 성의식에 집착하고 있을 때, 그들의 행동은 억압되고
에너지는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표출될 수 있다. 가령, 탈규제적·탈억제적
사이버스페이스로 진입했을 때, 자신들의 문화적 코드로 남아있는 성차별적
언어와 관념을 익명성과 비대면성에 기대어 확대, 재생산시키면서, 잃어가고
있는 남성성 집착을 통해, 역설적으로 여성에 대한 강박적 의존을 드러내게
된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face="바탕,고딕" size="2" color="black">  Ⅳ. 역전의
단초 : 새로운 성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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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사이버 공간에서는
육체가 부재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가상 육체가 부활하고 있다. 가상육체와
관련하여 제기될 수 있는 문제는 현실에서의 권력문제가 반복될 것인가,
극복될 것인가 하는 관건이다. 현실에서의 권력관계가 가상육체에서
그대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권력이 구현되는 양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거꾸로 말하자면 권력의 구현양식을 전복시키는 것에서부터 해방적 전략을
발견할 수 있다. 달리 말해, 권력에 의해 생산된 담론에서 저항권력의
모태를 발견해야 하듯이, 사이버스페이스의 가상육체가 식민화전략,
권력의 재생산전략에 흡수되지 않도록 하는 저항점 역시 가상육체(사이보그)내에
있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사이버공간에서는 적어도 여성문제에 관한
한, 평등성과 개방성, 탈중심화의 잠재력보다는 오히려 현실 권력관계의
어두운 측면들, 그리고 정형화된 성차별적 상황이 과장되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한편, 사이버문화는 아직 ‘구성중인’ 문화라는
점에서 새로운 역동성과 전복가능성 역시 열려 있다. 무엇보다도, 사이버
공간에서의 gender문제는 새로운 성 정체성의 발전가능성에 의해서 역전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Poster(1992)는
비대면적 커뮤니케이션(CMC)경험이 개인의 정체성발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온라인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정체성을 갈아입을 수 있다.
사이버스페이스의 특성 중 자아정체성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는 ‘가상성(virtual
reality)’이다. 가상성은 reality가 복수로 존재한다는 것 또는 다른
형태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용어이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육체적 구속성이 없어짐으로써, 자신의 관심에 따라 새로운 자아(정체성)를
표현할 수 있다. Poster(1992)는 vitural reality상의 시뮬레이션화가
고착된 양성으로 이루어진 지배적인 성시스템을 의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face="바탕,샘물" size="2">  "자신의 성별에 대해
결정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새로운 강력한 방식으로 개인 정체성 문제를
제기한다. 만약 내가 남자가 되고자 한다면, 나는 그렇게 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나아가 나는 내 성별선택을 어떤 신체표시나 표정도 없이
의복이나 어조도 없이 언어로만 해야 한다. 자신의 성별을 제시하는
일은 순전히 텍스트적 수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김혜인, 2000:
8
재인용).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즉 사이버
공간에서는 개인의 단일적인 정체성에 대한 가정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왜냐하면, 비대면적 커뮤니케이션(CMC)에서 개인의 모습은 실제가
아니라, 화면에서 의도되는 방식과 내용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정체성이란 그것이 나타나는 상황이나 영역에 좌우된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Turkle(1996)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온라인 성별바꾸기(gender
swapping)를 시도한다. 성별바꾸기는 남성과 여성들이 자신들이 속해
있는 사회가 각자의 성을 어떻게 규정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이에 맞는
역할을 구성해가는지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성차의 형성과 구성맥락에 대한
이해와 경험은 각기 다른 성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한다. 비록 커뮤니케이션의 성별화된 양식들이
실제로는 안정적으로 남아있지만, ‘복장도착’ 또는 ‘다른 성의 전용’을
통한 ‘추체험’과 ‘유사적 삶’을 통해 사람들은 변화한다. 소위, 새로운
성 정체성의 등장을 예고한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face="바탕,고딕" size="2" color="black">  Ⅴ. 결론 :
저항전략으로서의 성찰성과 "유연적 자아"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잘 통합된
자아 정체성은 근대적 자본주의적 경쟁체계가 강요한 사회적 경직성에
잘 조화되었다. 하지만, 온라인상의 자아는 이러한 경직되고 통합된
자아의 형태를 벗어난다. 사이버공간에서 개인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다면적인 자아의 내면모습을 드러내고, 이러한 과정에서 복합정체성을
형성한다. 하지만 분열된 자아가 자아내부에서 서로 흩어져서 존재한다고만
이해할 수는 없다. Turkle(1996)은 이러한 과정을 ‘다인성 질환’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건강을 "다양한 자아에 접근할 수 있는 유동성"으로
정의하고, computer role-playing game이 자가치료의 한형태가 될 수도
있음을 제안한다. 다면적 인성이 나타난다고 하더라고 그것은 분열되고
다면적이고 흩어진 인성이라기 보다는 ‘유연적 자아(flexible self)’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Brecht에 따르면 "다면적 성향이 해제와
분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이유는 개인은 매개된 상황이나 정보를
활용함에 있어 인지적 부조화를 피하려는 원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다면적 자아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개인의 자아가
새로운 경험을 통해 발전해가는 것으로 상황을 이해할 수도 있다. 객관적인
법칙이 아니라, 언어와 사회에 의한 규제가 인간의 인식과 사회적 법칙을
지배하는 것이라고 했을 때, 사회적 법칙에 이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은 ‘추체험’이라고 하는데, 타인의 입장을 내가 겪음으로 해서 사회적
합의와 발전의 양식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면적이고
유연한 자아의 모습이 필수적이다(김혜인, 2000: 10). 이러한 측면에서
사이버공간은 인간의 추체험을 늘려주고, 그것을 통해 사회의 합의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줄 잠재력이 무한하다. ‘유연한 자아’ 개념은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자아분열현상을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사이버스페이스상의
분열감을 부각시키는 것은 사이버스페이스와 현실의 개인간의 구분자체를
부정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 한 개인의 궤적을 따라가 보면, 늘
‘새로운 중심찾기’의 시도들을 확인할 수 있다(류승호, 1997).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통신상에서 인격을 선택할 때 경계를 넘나들며, 자아는 타인과의
끊임없는 의사소통을 통해 변화한다. 유연한 자아모델을 특징짓는 것은
열린 의사소통 속에서 다문화주의를 수용하는 것이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자아소통은 포스트모더이즘이 죽었다고 했던 주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시뮬레이션 문화는 다양한 비젼을 반성적으로 고찰하는데
도움을 줌과 동시에, 다양한 자아에 접근함으로써 얻어지는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정체성을 통합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가상세계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자아들을 "성찰적"으로 이해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대안문화를 풍요롭게 만들 수는 없다. 문제는 바로 성찰이 가능하게
되는 조건들이다.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성별에 따른 이분법적·엄숙주의적
성규범 코드를 가지고서는 새로운 포스트모던적 문화양식에 적절한 성찰적
조건을 제공하지 못한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보화사회에
조응한 성정치의 발전방향 및 성사회화(sexualization)의 적실성을 모색하는
일이다. 즉, 다양성과 공존할 수 있는 삶의 기술, 다원주의적 윤리학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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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e="2" color="black">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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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Troung, Hoai-An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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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Turkle, Sherry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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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구자순 (1999),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성정체성과 의사소통형태",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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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김유정·조수선 (1999),
"새로운 매체, 새로운 성차별: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한국언론학회 여성커뮤니케이션연구회 제25-1차 쟁점과 토론 발표논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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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류승호 (1997),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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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우지숙 (1999), ‘포르노그라피
규제에 대한 담론을 통해 본 사이버스페이스와 여성문제’, 한국언론학보,
제44-1호(겨울), 한국언론학회:244-286.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윤세정 (1999), 온라인
성폭력에 대한 여성학적 접근 -여성의 PC통신 채팅경험을 중심으로-,
이화여대 석사학위논문.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이선영 (1999),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여성배제 구조와 저항에 관한 연구 -PC통신을 중심으로-, 이화여대 석사학위논문.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이수연 (1999), "사이버포르노와
여성: 사이버 포르노의 인식론, 수용 그리고 Gender", 한국언론학회
여성커뮤니케이션연구회 제25-1차 쟁점과 토론 발표논문집:21-32.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정진욱 (1999), "사이버상에서의
성폭력의 실태", 사이버 성폭력 현황과 대책 세미나자료문, 새정치국민회의: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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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 살아가기";http://cyberculture.re.kr/forum/paper/ cyfemi.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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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1) Macho-culture는 공격적
남성다움, 욕구에 대한 분방한 표현, 폭력에 대한 허용적 표현과 표출
등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남성다움의 총체적 표현을 의미한다. Spender(1995)의
글에서 인용된 Lynda Davis(1994)의 연구에 따르면, Macho문화는 사이버내에서
자신들이 선점한 영역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키고, 타인을
침묵시키기 위해 적대적 방법들을 사용하는 것으로 규정된다.

 


face="바탕,신명조" size="2" color="black">2) 섹슈얼리티는 두가지
중요한 관계의 축들을 접합하면서 만들어진다. 하나의 관계축은 주체성과의
관계-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인가-이고, 다른 한축은 사회의 관계-이는
미래의 성장, 복지, 건강, 전체인구의 증식과 관련된다-이다. 이 두가지는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양자 모두 그 한가운데 육체와 그
잠재성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200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