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다른과학(다른과학)
작성일: 1999. 06. 28. Mon 15:08
조회수: 79
지문인식시스템과 관련한 미국의 사례가 있어 올립니다. 아래 번역글은 비판적 관점없이 소개했지만 다른과학 6호에는 비슷한 사례를 묶어 정리한 기사가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THE TIDE OF PRINT
출처 : Techreview 1.2월호
저자 : Eric Scigliano
번역 : 다른과학 이지혜 (http://alt-sci.jinbo.net)
FBI는 보유하고 있는 엄청난 양의 지문들을 자동검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수십년을 분투했다. 이 새로운 시스템의 전산화 작업은 올 7월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미처 소개되기도 전에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미국 경찰은 매일 수천 명의 새로운 용의자를 등록하고 속도위반자를 검거해서 지문을 채취한다. 범죄현장의 여러 사물들에서 용의자의 것일 가능성이 있는 지문들을 수집하기도 한다. 이 지문들은 중앙 지문 데이터베이스로 보내지고, 여기서는 이를 검색한다. 이로써 용의자의 가명이나 숨겨진 정체가 밝혀지고, 경찰은 용의자의 전과기록이나 용의자를 꼼짝못하게 할 증거를 갖게 되는 것이다. 혹 수배중인 흉악범의 지문을 얻었을 경우 이 정보는 경찰이나 법정이 그를 검거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어찌됐든 이 구조는 환상적이다. 경찰이 지문을 채취했을 경우 그들은 시나 주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지문과 대조하여 신속하게 지문의 주인을 알아낼 수 있다. 서부 버지니아주(이 주에는 FBI 에 관한 신원확인 시스템이 있다)를 제외한 모든 주에는 전산화된 "자동 지문 탐색 시스템 (Automated fingerprint identification system ; AFIS)"이 있다. 그래서 경찰은 이 신원확인 전산망에 접속하여 이웃 주의 데이터베이스까지 용의자 탐색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하지만 범죄자들이 주 경계선 따위를 두려워할 리는 만무하다. 그럼 자신의 주와 이웃하고 있는 주의 검색 시스템에서도 일치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는 경우엔? 이 경우엔 파일을 모든 지문 표본들이 보관되어 있는 FBI로 보내는데, 검색결과를 받아보기까지는 한달 정도가 소요된다.
7월 30일엔 이런 불편을 한꺼번에 해소하기 위한 첫걸음이 내디뎌진다. 10여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이제까지 있었던 세계의 어떤 시스템보다도 거대하고 복잡한 FBI의 통합 자동 지문탐색 시스템 (Integrated Automated Fingerprint Identification System ; IAFIS)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IAFIS를 이용한 범죄자의 지문탐색은 2시간 안에, 일반 시민의 지문탐색은 24시간 안에 끝난다. 하지만 시스템의 정상적인 가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 체계가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지고 있고, 그래서 그것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될 수사관들을 근심시키고 있다. 이 중앙집중 체계가 "생물측정학的 (biometric)" 신원확인 기술이나 보다 적은 비용으로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분산(dispersed) PC로 대체될 가능성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문을 저장하고 대조하는 일은 거의 초기부터 FBI의 일이었다. 1924년 J. Edgar Hoover가 FBI의 국장이 되어 수사국을 확장하기 시작할 때, 국회는 전국에 흩어져있는 지문파일들을 한곳에 모을 것을 지시했었다.
지문대조를 통한 즉각적인 신원확인의 꿈은 그 10년 후에야 이루어졌다. FBI가 천공카드에 지문의 마루 수를 기록하는 방법으로 파일들을 자동화하는 시도를 한 것이다. 하지만 1934년의 아날로그 컴퓨터는 카드를 대강 분류할 수만 있었지, 개개의 지문들을 탐색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런 노력은 곧 영화에서나 시도되는 것이 되어버렸다. FBI의 능력을 과대포장하던 헐리우드는 X-files이 나오기 이전까지 수십년동안, 천공카드 지문탐색에 종사하는 수사국 직원에 관한 영화를 반복해서 만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국은 지문탐색에 관한 한 신비과학이나 예술에 앞서는 곳으로 추앙받았다.
지문탐색은 지문의 고리나 소용돌이 모양의 패턴을 수치화하여 분류하는 Henry System과, 수백만장의 카드를 수송할 수 있는 벨트웨이의 등장을 거치면서 체계를 갖추게 된다. 하지만 FBI는 초기 성공의 노예가 되어 세계의 다른 부분들이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여전히 구시대적 방법에 안주하고 있었다.
답보된 발전
1960년대에 전직 FBI 정보기술부 부국장 Peter Higgins가 밝힌 바에 따르면 당시 J. Edgar Hoover는 수사국이 6개월 안에 컴퓨터를 이용해서 무엇인가를 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1967년, 국립 범죄정보센터(National Criminal Information Center)가 출범하게 되고 지문 판독기를 디지털화 하려는 노력이 시작된다. 10년 후 첫번째 작동모델이 나왔고 수사국은 곧 수백만장의 지문카드들을 정밀하게 조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탐색은 곧 시들해졌고, 결국 다른 공문서의 교환이 자동화된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FBI는 탐색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에 매달려야만 했다. FBI는, 그것이 장치되었을 때부터 시대에 뒤쳐진 것이었던 70년대식 하이브리드 페이퍼 온라인 시스템(수동작업과 자동작업이 혼합된)을 오늘날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전형적인 지문탐색 과정을 살펴보자.
지방경찰서는 지문표본을 그 주의 AFIS로 보낸다. 여기서 신원탐색에 실패한 표본은 다시 FBI로 보내진다.
FBI에는 800명에 달하는 지문감식 전문가들이 있어서, 표본이 Henry system의 어디에 속하는지를 결정한다.
컴퓨터는 이 과정을 거친 표본과 내장되어있는 표본을 미세한 부분까지 비교하여 유력한 사람을 제시한다.
그러면 예의 전문가들 중 한사람이 이를 확인하고 또다른 전문가가 탐색결과를 확정짓는다.
이런 노동집약적인 체제를 거쳐 의뢰인이 용의자 지문 탐색결과를 받기까지는 33일이 걸린다.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되어 있는 공무원들의 지문을 조회하는 경우에는 이보다 더 오랜 시일이 걸린다. 1990년대 중반에 FBI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과기록이 없는 용의자의 지문을 의뢰하고 조회결과를 받기까지 평균 118일이 걸린다고 한다. 문서가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 각각의 담당 부서들은 이 일을 최우선사항으로 취급하지 않고, 시스템이 결과를 산출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문검색결과가 얻어지기 전에 용의자가 석방되어 권총을 구입하거나 심지어는 탁아소에 취직할 수도 있다. 지문조회결과가 제때 나오지 않아서 미국 경찰이 놓아준 도망자의 수는 1998년 상반기에만도 5000명 이상에 달한다.
1980년대 중반 수사국이 급증하는 지문조회요구에 답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을 바로 그 때, 이미 개인부문이나 지방정부는 이를 뛰어넘고 있었다. 몇몇 회사는 FBI의 초기기술을 발달시켜 완전 자동화된 AFIS 장치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심지어 어떤 회사는 지문 전송에서부터 탐색까지 완전히 자동화된 지문검색기를 선보였는데, 이것은 컴퓨터가 검색결과를 산출해낼 때까지 사람이 직접 눈으로 진행시켜야 하는 과정을 없앰으로써 가능했다.
1970년대 지문조회부문에서 일하다가 국회관련 일을 맡게 된 FBI의 Kevin Wilkinson은 그런 기술이 전반적으로 수사국 전체의 기술보다 월등한 것이었다고 회상한다. 이런 FBI의 부진에 격분한 주와 도시들은 상용 AFIS 장치들을 구입하기도 했다.
디지털 페레스트로이카
FBI의 지문검색 시스템에 의존해야만 했던 사람들이 이런 낙후된 시스템에 대해 항의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바로 경찰들이다. 그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출구는 전국의 경찰과 검사들을 대표하는 FBI의 NCIC 경찰 자문위원회다. 이 위원회는 1989년, 로스앤젤레스 경찰국 지문 감식부의 Joseph Bonino가 초안을 잡은 계획안을 제출했다.
이 계획안에서는 당시 존재하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갱신하는 것은 손해를 회복하려다 더 큰 손해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주들이 이미 향상된 AFIS-결정적으로 그 시스템은 이제까지 수사국이 써오던 henry식 분류를 사용하지 않고도 표본을 일반적인 특징에 따라 분류하고 세부적인 특징을 뽑아낼 수 있을 만한 계산능력을 갖고 있었다.-를 갖고 있기 때문에 FBI는 불필요한 시도를 하지 않고도 즉각 자동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FBI는 이 소식을 듣고 곧장 돈이 있는 국회로 달려갔다. 1990년 5월에 FBI 국장 William Sessions는 FBI가 더 이상은 생체 인식 신원 조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시기가 급속히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표명했다. 이를 들은 국회는 새로운 IAFIS에 6억 4천만 달러를, FBI 전체의 정보기구를 정밀 검사하는데 2조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IAFIS를 사용하더라도 행정부의 공무원들은 여전히 종이 위에 인쇄된 지문 카드를 우편으로 보내야 한다. 하지만 FBI가 표본을 전산 코드화하면 실시간 조회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그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자. 용의자의 지문은 전국의 경찰이 모두 접근할 수 있는 전자 장부(10만 달러 이상 소요)에 단 한번 입력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렇게 전산화된 표본은 용의자의 이름, 인적사항과 함께 그 주의 AFIS로 전송된다. 주의 시스템이 일치되는 인물을 찾지 못했을 경우 표본은 FBI의 범죄정보 센터(Criminal Justice Information Center ;CJIS)로 보내진다. FBI의 장치는 이 의뢰지문을 체크하여 IAFIS 데이터뱅크로 보내고, 여기서 일치하는 전과자의 지문을 찾지 못하면 IAFIS는 자동으로 전 국민의 지문과 대조하기 시작한다.
3200만의 데이터베이스와 전산화된 카드-이 카드에는 열 손가락 모두의 지문과 압축된 750킬로바이트의 데이터가 들어있다.-를 훑으면서 이런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검색엔진을 만드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엔진에 대한 계약은 신원조회 시스템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컴퓨터 이미지와 복잡한 설계를 다루는데 익숙한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 미국의 항공회사)과 체결되었다. 록히드 마틴은 탐색과정을 재고하여, 대강 분류·상세분류·전반적인 분류의 세 단계로 이루어져 있던 사전 작업을, 다른 알고리즘을 가진 별개의 두 과정으로 바꾸었다. 두 알고리즘을 합하여, 얻어진 두 가지 결과 중 하나만을 취하는 것이다.
열 개의 지문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검색엔진은 처음에 용의자의 오른손 처음 두 손가락 지문에 집중한다. 이 지문이 없거나 분명치 않으면 자동적으로 다른 지문들 중에서 선명한 이미지들을 가지고 작업한다. 엔진은 용의자의 성별이나 인종, 나이, 흉터, 문신 등과 물리적, 인구 통계학적 특성들에 기반을 두고 중요 탐색 지표를 설정한다. 이 때 잘못 판단될 가능성이 있는 -예를 들어 몸무게 같은- 지표나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특성들-머리카락 색 등-은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는다.
이렇게 탐색지표들이 결정되면 비로소 IAFIS는 수사국이 범죄자의 지문을 조회하는데 걸리는 시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시간 안에 신원조회를 마칠 수 있다. 그 시간의 대부분은 이미 존재하는 IAFIS의 시대착오적인 데이터 저장 하드웨어가 필요로 하는 시간이다. 컴퓨터를 구입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하드디스크의 용량은 IAFIS나 CJIS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온 이래로 10년동안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여 1990년엔 CD-ROM이 표준 저장매체로 사용될 정도였다. 따라서 IAFIS 파일들은 CD jukebox phalanx 하나-여기에는 모두 만장의 디스크가 들어가고, 각 디스크에는 3000여개의 지문 이미지가 들어있다.-에 전부 들어갈 수 있다. Roberts의 설명에 따르면 하루에 6만 2000개(이 수는 전적으로 IAFIS의 속도에 달려있다)의 신원조회가 요청될 것이므로, 검색엔진은 이들을 자동정렬하고 가능한 한 많은 수의 표본들을 묶어 jukebox나 CD로 보낼 수 있는 발전된 작업관리자도 갖고 있어야 한다.
일단 검색 엔진이 일치하는 표본, 혹은 유력한 표본 목록들을 발견하면, 이것은 즉시 검색원에게로 보내진다. 이 사람은 표본의 일치여부를 확인하거나 맞는 결과 하나를 골라내고, 다른 검색원이 이를 재검한다. 결과는 CJIS 전산망을 거처 의뢰한 주로 보내지는데, 각 주는 결과를 기록한 후에 이를 지방 경찰국으로 보낸다.
IAFIS를 구축하는 일과 관련하여 수사국은 또다른 전자 검색 서비스를 혁신하는 일도 맡아왔다. 바로 32년 된 NCIC이다. NCIC는 이미 도난 차량이나 도난 보트에서부터 테러리스트, 탈옥수에 관해서까지, 하루에 6억 개가 넘는 전산요구를 처리하고 있는데, 돌아오는 7월에는 또다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단 한 개의 지문만으로 익히 알려진 13만 명의 도망자나 중죄인들을 검색해 낸다는 계획이다. 이것은 임시변통으로 만든 검색 시스템인데, 순찰차에 설치된 컴퓨터와 이동가능한 스케너를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으로써 공무원들을 교통문제로부터 해방시켜준다.
이런 개혁은 상급 경찰이나 오랫동안 FBI의 신원조회 시스템에 대해 비판해왔던 사람들로부터 벌써부터 격찬을 받고 있다. 보스턴 경찰국 총경 William Casey는 이렇게 확장된 NCIC와 IAFIS를 통합하면 경찰체계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스앤젤레스의 Bonino는 심지어 이것이 아직 태어나지 않은 경찰 공무원들의 목숨을 구하는 일이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이런 과대광고에도 불구하고 IAFIS는 7월에 전면 가동되지 못할 것이다. Roberts가 말하기를, 외부 관청들은 11월이나 12월까지 FBI의 데이터베이스에서 혐의가능성이 있는 지문에 대한 조회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표준화된 지문 관리청에서 채취한 흉악범의 전산화 자료가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서비스가 시작되고 6개월 정도가 더 소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FBI는 FBI가 일반시민의 자료에 접근해도 좋은지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접근을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된다.
최근의 문제들
여기에 전혀 다른 질문이 있다. 이것이 누구를 위한 검색 시스템인가 하는 것이다.
IAFIS는 경찰과 법정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지문 검색에 전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혐의자의 지문을 이용하여 범죄를 해결하려고 하는 수사관의 조력자 이상은 아니다. 요즘 형사들은 강도의 지문을 채취하기 위해 가루를 뿌리거나 하지 않는다. 각 주의 범죄 수사국은 너무 많은 일 때문에 그들을 뒤쫓지 못한다.
국방 수사국의 노련한 공무원인 Ed German은 IAFIS 하에서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면, 많은 경찰국이 강한 충격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IAFIS는 60000여개의 지문을 검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범죄현장에서 채취된 지문 635개만을 검색한다.
이것은 실수로 인한 것이 아니라 국가 재원의 적절한 배당을 위한 것이다. 경찰 자문위원회는 대부분의 지문 조회가 지방의 범죄자를 찾는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범국가적인 거대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반대했다. 하지만 635개의 지문을 탐색하는 일은 10개의 지문 모두를 가지고 찾는 것보다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이유는 이렇다.
만일 채취한 지문이 백인 여성의 왼쪽 검지 손가락 지문임을 알 수 있다면, 검색엔진은 데이터베이스의 이와 관련된 부분만 검색한다. 지문이 선명하고 확실하다면 그것과 전산화된 이미지는 육안으로 흘깃 보더라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문이 흐릿하고 완전하지 않아서 어느 손가락의 지문인지 알 수 없는 경우 , 혹은 그 주인의 성별이나 인종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이 때는 모든 탐색이 IAFIS 데이터베이스의 30%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 개의 지문을 대조하기 위해 다중 탐색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국가 전체에 가능한 지문탐색의 수가 너무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다. 635개의 제한을 지키려면 주들은 하루에 한 개 정도의 손쉬운 탐색만이 가능하고, 군대라 하더라도 하루에 열 개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 미국 법률청(National Forensic Service) 부장인 David Larrabee는 말한다. "나는 다섯 개의 수사팀을 갖고 있고, 이들은 수많은 폭발사고, 마약사건, 사기사건, 도난 사건 등을 다룹니다. 한해에 약 4만여 개의 지문 탐색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하루에 열 개의 탐색은 너무도 부족합니다."
FBI의 CJIS 기술팀 (Advanced Technologies Unit)을 맡고 있는 Tom Hopper는 하루 635개로 탐색 가능한 표본의 수를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신중을 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는 그 두 배의 탐색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그래도 그것이 부족하다면 FBI는 탐색용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German과 Larrabee는 또다른 결점을 지적한다. 군대나 이민자, 고용인 등의 지문은 저장고에 예치되어있는 상태이고, 탐색용으로 전산화된 것은 범죄자들의 파일뿐이라는 것이다.
시민들의 지문을 탐색할 수 없다는 사실이 경찰들에게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들은 거의 범죄자에 관한 정보만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도 시민들의 지문을 전산화하면 FBI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았던 범위까지 범법자 탐색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이유로 이에 찬성한다. 군대에 관한 모든 부문의 지문 탐색을 맡고 있는 German은 (순전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지문탐색 시스템을 군에 적용시킴으로써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수백 건의 범죄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게다가 이것은 부패를 방지하고 군대에서 쫓겨난 사람이 다른 이름으로 다시 입대하는 것을 막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Roberts는 시민들의 지문은 IAFIS에서 관리하게 되겠지만, 사생활 보호를 위해 범죄자의 데이터베이스와는 별도로 취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파일들에 대해서는 "누군가가 우리에게 돈을 줄 경우에만" 그렇게 취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3200만개에 달하는 범죄자들의 카드를 전산화하는데 3200만 달러가 소요되었는데, 현재 FBI가 보유하고 있는 시민들의 지문표본은 4천만개 정도 된다는 것이다.
Fingers to the Wind
그래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세계에서 가장 큰 컴퓨터 신원조회 시스템은 공개되는 그 날까지도 여전히 개선되는 중일 것이다. 몇몇 후원자와 시스템을 사용하게 될 사람들은 시스템의 이런 한계에 놀라거나 혹은 실망할 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낙후된 시스템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막대한 양의 자본을 투자하여 지문을 기본으로 하는 정보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면, 수사국은 전혀 다른 생물측정학 기술이 서서히 이 분야를 잠식해 들어오는 것을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켜보아야만 할 것이다.
Higgins는 DNA 일치여부, 홍채 검사, 심지어는 표정감식 등이 지문을 대신하여 신원조회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Bonino와 German도 유럽에서 이미 사용중인 자동 손바닥 탐색 시스템 정도는 CJIS가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범죄현장에 남아있는 흔적의 절반이상이 손바닥 지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문이 이런 인지적 기술에 의해 대체되듯이, FBI의 거대한 중앙집중식 데이터 기술도 새로운 컴퓨터 기술에 자리를 물려주게 될지도 모른다. German은 우리가 모범적인 새로운 AFIS 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분산적 신원조회 전산망, 인터넷과 다소 유사한 면이 있다-이 이미 출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에서 일어난 혁명이 지문탐색 부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AFIS 시스템의 본체는 여전히 수천만 달러를 호가한다. 하지만 지난 6월, 켄사스의 피츠버그에 있는 피닉스 그룹이 "AFIS 추적자"라는 개념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그룹 회장인 Derald Caudle에 따르면 용의자의 열 개의 지문 조합을 세부적으로 모두 조사하기 위해서는 심지어 아주 작은 도시의 경우라 하더라도 3만여개의 인쇄 레코드가 필요한데, 이것이 11.5Gb의 하드 드라이브가 장착된 펜티엄 Ⅱ 윈도우즈 기계에서도 작동한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가격은 1700 달러이며, 모든 장비를 한달간 빌리는데는 950달러가 든다. German의 군 연구소가 그 최초의 고객이 되었다.
German은 FBI가 록히드의 소프트웨어를 공공에 선보이는 올 11월 이후에는 이런 예가 폭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것은 전화회사에 관한 규제를 철폐한 것과 비슷하다. 수많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AFIS에 뛰어들 것이다.
지금은 그런 소프트웨어를 소유하고 있는 도시나 관청이 600여개에 불과하지만, 곧 모든 경찰서가 그것을 갖게 될 것이다." 최소한 초기에는 FBI의 IAFIS를 사용하는 곳이 다소 많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모든 작은 AFIS들이 인터넷 검색엔진 모델을 통해 직접 지문을 교환하고 검색하는 법을 알게 된 연후에도 과연 FBI 시스템이 인기가 있을까?
German은 가격이 떨어지면 곧 당신도 자신만의 AFIS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상상해보라. 알타비스타 같은 검색엔진을 사용하여 이름으로 찾는 대신 지문만을 이용하여 서로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면? 어젯밤 파티에서 만난 여인이 누굴까? 그녀의 와인잔에서 지문을 찍어내기만 하면 된다.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새로운 기술 때문에 장갑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될 것이다.
1999-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