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지 액트온

코드 : 분기점

By 2010/10/19 10월 25th, 2016 No Comments
laron

살면서 선택의 분기점에 놓여있을 때 사람들은 보통 세 가지를 염두해 두고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가’, ‘내가 하고 싶은가’, ‘내가 해야만 하는가’가 그것입니다. 이 세가지 생각은 곧 능력, 의지, 의무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 세가지가 한번에 다 맞아 떨어진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입니다. 두개만 맞아떨어져도 선택하는데 있어서 크게 고민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 세가지 중 하나라도 추구하려 하고 나머지를 희생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을 하거나 해야만 하는 것을 해서 하고 싶은 것을 미래로 미뤄둡니다. 자신이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포기하면서 원하는 것만 하는 경우 우리는 보통 무책임 하다거나 용기가 대단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무엇이 가장 좋을까요? 이 ‘좋음’에 대한 판단은 선택의 분기점마다 달라 질 것입니다. 고려해야 할 것 중에서 의무가 능력과 의지에 앞설 수도 있고, 의지가 능력과 의무를 앞설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하고 싶은 일을 능력껏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만, 그것이 개인을 넘어서는 영역까지 확장된다면 고려해야 할 변수는 점점 많아집니다. 정말 능력이 있는지, 잘 해나갈 의지가 있는지, 원치 않는 상황에서도 일을 수행 할 수 있는 책임감이 있는지 등등 말이죠. 그리고 이러한 고려의 판단이 어긋낫을 때 발생하는 파국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 좋은 예가 되겠죠. 딱히 다른 예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임기 절반이 지난 그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별 일 없만을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떤 욕심을 가진 사람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재의 질서를 더 폐쇄적이고 독점적으로 악화시키지만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풍성함으로 가득해야 할 가을이 치솟는 물가에 신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남한의 계급세습에 대한 수많은 이들의 분노가 현실을 변화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정보운동 ActOn은 정치평론 잡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김치는 먹습니다.

 

 

2010-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