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수’ 소폭 줄었지만… 무분별한 통신수사는 여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7년 하반기 통신자료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등 현황’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통계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년여 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통계라 할 수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발표에서 통신 수사 건수가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발표대로 통신자료, 통신사실확인자료, 통신제한조치(감청) 등 통신수사가 다소 줄어든 것은 고무적인 일이나, 이것은 통신자료 무단제공, 기지국수사, 실시간 위치추적, 카카오톡 압수수색 등 통신수사 남용에 대한 인권단체의 꾸준한 문제제기와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에 영향을 받은 측면도 있습니다. 정보·수사 기관의 무분별한 통신수사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 개선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 등에 대한 지난해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패킷감청 등 국정원의 무분별한 통신수사와 그에 따른 국민의 사생활 침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표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통신수사 전반에 걸쳐 국회 및 법원의 감시와 감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국민의 정보인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