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행정심의

[인터넷등급제/성명] 국회는 정보통신부가 제출한 정보통신관련 3개 법안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수용하라

By 2000/10/19 No Comments
진보네트워크센터

■ 국회는 정보통신부가 제출한 정보통신관련 3개 법안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수용하라

– 정통부 3개 법안에 대한 당·정협의에 즈음한 시민·사회단체 입장 –

10월 17일, 정보통신부와 민주당이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제정과
정보내용등급자율표시제 도입,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권한강화를 골자로 하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등에관한법률을 개정하기로 당·정 협의를 마무리했다.

우리는 그동안 정보통신부가 추진하고 있는 위 법안이 온라인 공간에 대한 과도한
통제와 검열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정보통신부로의 과도한 권한집중과
불필요한 개입으로 온라인 공간의 자율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지속적인
반대의사를 밝혀왔다.

시민·사회단체들과 수많은 네티즌들이 이 개정안을 반대한 이유는 이 문제가
단지 법률을 개정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민의 일상생활과
정치·경제·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꿔놓고 있는 정보통신기술이 구현되는
온라인 공간을 어떻게 하면 시민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건전한 정보의 흐름이
넘쳐나는 곳,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곳으로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더불어 정부가 현실세계와는 다른 특성을 지닌 온라인 공간의 개인정보보호,
인터넷내용규제, 인터넷주소자원관리 등에 관한 정책을 전통적인
정부규제방식으로 접근하고, 시민사회와 이용자들에 의한 자율적인 규제능력을
강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정보통신부와 산하기관을 통한 직접 개입과
권한강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데 깊은 우려를 표명해왔다.

우리는 정보통신부가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한 3개 법안 –
정보통신망이용촉진등에관한법률개정안, 정보통신기반보호법제정안,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 – 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다시 한번 간략하게 밝히고자
한다. 그리고 지적한 문제에 대한 충분한 토론이나 사회적 합의과정 없이 법안이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이다.

첫째, 정보통신망이용촉진등에관한법률에서 개인정보보호 부분은 따로 분리되어
(가칭)민간부문의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제정되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는
정보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고 현실적으로 시급한 문제로서 현재와 같이
개인정보보호문제와 인터넷내용등급제, 인터넷주소자원관리정책,
정보통신망안정성 확보 등의 이질적 요소들이 혼재된 형태의 법률로는 다양한
형태와 방법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개인정보침해현상에 대응할 수 없다. 따라서
지금 당장 해당조항 몇 개를 신설·수정하여 개정하기보다는 관계기관과
시민사회의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여 올바른 법 하나를 제정하는게 훨씬
효과적이다. 이미 민간부문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학계나 시민단체가 주장해온 바이다.

둘째, 정부가 추진중인 정보내용등급자율표시제는 자율이 아닌 국가기관에 의해
시행되는 것으로서 여전히 검열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시민단체의 의견을 대폭 수렴하여 개정안에 반영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등에관한법률의 내용은 일부 수정되었지만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에 국가기관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 하여금 정보에 대한
심의, 인터넷내용등급제의 촉진의 임무를 부여함으로써 자율등급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인터넷 내용규제 및 이용금지 등에 관한 입법은 새로운 매체에 대한
법적 규제 문제이므로 매체의 특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함께 해외의 입법사례
등을 고려하고 여성, 청소년을 포함한 다양한 시민사회 구성원과 네티즌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면서 신중히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말 그대로 시민사회의 자율규제 방향으로 추진되는 게 바람직하다.

셋째,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자체검열을 강요함으로써 결국은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 정보통신망이용촉진등에관한법률 개정안
제49조에서는 제48조의 금지행위인 명예훼손, 허위정보유통, 사생행위 조장,
음란정보 제공 등으로 인하여 피해를 받았다고 자는 관련정보를 취급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당해 정보를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대해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7일 이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정보의 내용이 명예훼손인지, 허위정보인지,
음란정보인지를 판단하고 이에 대한 삭제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사법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으로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이 조항은 단지 정보의 중개자에
불과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자체검열을 강요하고 해당정보 임의삭제를
가능케 하여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많기 때문에
재고되어야 한다.

넷째, 새로운 방식의 의사표현행위를 범죄화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 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제정안 제15조에서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하여 일시에 대량의 신호를 보내거나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오류를 발생하게 하여 시스템의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단순히 시스템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적 행위 외에도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 네티즌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혹은 항의표현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는
게시판에 글올리기 행위나 말머리 달기 운동, 항의메일 보내기 운동에까지
포괄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방식의 의사표현수단인 게시판글올리기나 항의메일 보내기 등은 현실공간에서의
집회와 결사의 자유와 같은 것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서 섣불리 규제해서는 안되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규제이다. 새로운
특성을 지닌 온라인 매체에서의 이용자 의사표시 행위를 매체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제약하려하는 것은 오히려 온라인 공간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미 민간자율에 의한 오랜 관리전통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
세계적인 차원에서 정부를 포함한 관련 당사자들의 권한 영역설정에 대한 합의도
채 형성되고 있지 못한 인터넷 주소자원관리 영역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정통부의
권한 및 업무영역을 설정한 점, 인터넷내용등급제에서 제시된 청소년유해매체물에
대한 통신공간에서의 법적 규제를 허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정보제공자 일반, 즉
비영리목적이나 개인이 제공하는 정보서비스까지 모두 심의 대상화한 점,
인수·합병이나 영업의 양도·양수시 이용자의 동의 없이 관련사실을 고지하는
행위만으로 개인정보를 이전하도록 한 점과 전기통신사업법에서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 하여금 사법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개인들간의
명예훼손분쟁을 조정하도록 한 점,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서 국정원으로 하여금
공공기관의 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해 관여하도록 한 점 등도 현재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으며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는 조항들이다.

우리는 위에서 지적한 해당 법안들의 문제점이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국회에서 통과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리고 이 법안들이 국회 차원에서 좀더 심도 깊게 논의되길 기대하며
국회의원들이 그동안 제기했던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을 겸허하게 수렴하여
성급한 입법을 자제해줄 것을 바란다. 이들 관련 법안에 대해서는 이들
관련법안에 대해서는 온라인 공간에 대한 법적 규제의 근본적인 문제점들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토와 보다 광범위한 사회적 의견수렴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2000년 10월 19일

PeaceNet, 국제민주연대, 노동문화정책정보센터, 노동자뉴스제작단, 노동자의힘, 노동자정보통신지원단 LISO,
노동정보화사업단, 대구지역사무금융노조
정보교육센터, 도서관운동연구회,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부산정보연대 PIN, 사회진보연대, 성남청년정보센타, 서울YMCA, 언론개혁시민연대,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인권실천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정보민주주의를위한네트워크사업단 INP, 지속가능개발네트워크 한국본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여연대, 참@네트워크,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통신연대,
평화인권연대,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함께하는시민행동, 환경운동연합

2000-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