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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넷, 유엔인권이사회 서면진술 제출

By 2011/05/16 10월 25th, 2016 No Comments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오늘(5월 16일) 오는 30일부터 내달 17일까지 개최되는 제17차 정기 유엔 인권이사회에 한국의 정보인권 상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서면진술서(written statement)를 제출하였습니다.

 
*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자문 NGO 입니다. 
* 번역은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에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 한국 NGO들은 이번 유엔 인권이사회에 NGO대표단을 꾸려 파견하는 등 공동대응을 논의중입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서면진술서]
 
한국의 정보인권 상황에 대한 주목이 필요함
 
2011년 5월 16일
진보네트워크센터
 
1. 진보네트워크센터는 1998년 설립된 한국 NGO로서, 한국 정보인권 상황에 대해 제17차 유엔 인권이사회가 주목할 것을 요청한다.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2. 한국 인터넷 이용률은 2010년 기준으로 77.8%이다(http://www.index.go.kr). 인터넷은 한국의 일반 시민에게 필수적인 표현 매체이다.
 
3. 한국은 인터넷에 대하여 행정기관이 심의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08년 새정부 들어 발족한 인터넷 행정 기관으로서 그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인터넷 심의를 담당하여 2010년 한해에만 총 41,103건(일일평균 113건)의 게시물에 대하여 시정요구를 하였다. 이 가운데 게시물을 인터넷망에서 최종적으로 제거하는 삭제, 이용해지, 접속차단 건수가 약 99%를 차지하여 시정요구를 받은 게시물의 거의 대부분이 인터넷망으로부터 완전히 제거되었다. 특히 국가보안법 위반과 관련하여 법원의 판단 전에 경찰과 국가정보원의 요청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예컨대 이 기관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10년 북한의 트위터계정인 @uriminzok에 대하여 국내에서의 접속 차단을 결정하였다. 이 기관은 시정요구가 단지 ‘권고’라고 말하지만 인터넷 사업자가 이 권고를 계속 거부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서비스취급거부명령을 받고 형사처벌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 수용률은 2010년에만 98%에 달한다.
 
4. 2008년 5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대통령을 ‘2MB’, ‘간사한 사람’ 등으로 비판하였다는 이유로 인터넷 게시물에 대하여 ‘언어순화 및 과장된 표현의 자제권고’를 내렸다. 2008년 7월, 이 기관은 소비자들이 작성한 세개 주요 언론사 광고주에 대한 불매운동 게시물이 ‘위법적인 2차 보이콧’이라며 ‘삭제’를 결정하였다. 이 기관은 2009년 1월에는 경기도 지사의 발언이 식민적이라며 비판하고 사퇴를 요구하는 게시물에 대하여, 2009년 7월에는 서울시장이 재향군인회에 금품을 지급한 것을 비판한 게시물에 대하여 각각 명예훼손이라며 ‘삭제’ 결정을 내렸다. 2009년 4월에 이 기관은 환경운동가가 ‘발암성 폐쓰레기 시멘트’를 비판한 게시물에 대하여 시멘트회사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며 ‘삭제’를 결정하였다. 2009년 6월, 이 기관은 노동절 집회 참가 시민들을 향해 장봉을 휘두른 경찰의 모습을 담은 보도사진과 이름을 게재한 게시물에 대하여 ‘초상권’ 침해라며 ‘삭제’ 결정을 하였다. 2009년 9월, 이 기관은 법무부 장관이 길에서 마주친 시민들에게 욕설하였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삭제’를 결정하였다. 그밖에도 이 기관은 대통령에 대하여 욕설한 다수의 게시물을 삭제해 오고 있다. 
 
5. 2008년 현정부 등장 이후 인터넷 게시물로 인하여 누리꾼이 형사소추당하는 사례가 증가하였다.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인터넷상 명예훼손죄로 기소된 이는 2005년 601명에서 2009년 1,033명으로 크게 늘었다. 2010년 12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처벌하는 데 사용되었던 ‘허위의 통신’ 처벌조항이 위헌이라고 결정하였지만, 곧 여당은 같은 취지의 처벌을 존속하는 내용의 법률을 다수 발의하였다. 언론사 광고주 불매운동을 주도한 인터넷 카페 운영자들은 언론사와 광고주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출국금지, 압수수색, 구속 및 기소되어 1,2심 각기 유죄 판결을 받은 후 대법원 재판이 진행중이며 형사처벌의 위기에 처해 있다. 경찰은 2011년 3월 일본 원전 사고와 관련하여 한국에 방사능 물질이 상륙한다는 ‘괴담(허위 사실)’을 유포할 경우 단속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6. 2004년부터 선거운동기간 중 인터넷 언론사 게시판에서는 주민등록상 실명으로만 글쓰기를 허용한다. 이법 시행 이후 실명제를 거부한 인터넷 언론사들이 과태료 처분을 받았으며 헌법재판소는 2010년 2월 선거시기 실명제가 위헌이 아니라고 결정하였다. 2007년부터는 공공기관 인터넷 사이트 및 일일 방문자수 10만 명 이상의 주요 인터넷 서비스에서는 상시적으로 실명이 확인된 이용자에게만 글쓰기를 허락하고 있다. 2009년 9월부터 인터넷 도메인을 사용하려는 자가 실명이 아닐 경우 도메인명이 말소된다. 인터넷 실명제 혹은 본인확인제는 특히 공적 비판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인터넷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 2007년 12월 ‘차별금지법안’을 둘러싼 논란이 사회적으로 커졌을때 많은 소수자들이 인터넷 게시판에서 신원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 글을 쓰지 못했다.
 
통신의 비밀
 
7. 인터넷 실명제 의무화 등으로 인해 인터넷 사업자들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상시적으로 보유하고 수사기관의 요청에 협조해 왔다.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이 범죄수사를 이유로 인터넷사업자에게 이용자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통신자료 제공요청’은 2009년 한해에만 143,179 문서에 달하며 이용자의 IP주소를 요구하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은 2010년 한해에만 57,549 문서이고 모두 증가추세이다. 
수사기관이 이들 요청을 할때 엄격한 범죄 수사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없어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특정 기지국에서 신호가 잡히는 휴대전화번호를 모두 싹슬이해오는 일명 ‘기지국 수사’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점이 많다. 2009년 하반기부터 1년간 이러한 방식으로 경찰에 제공된 휴대전화번호는 3,675만 건에 달한다. 또한 국가정보원은 인터넷 회선 전체에 대한 패킷 감청 방식을 실시해온 것으로 밝혀져 큰 사회적 충격을 주었다. 정부와 여당은 인터넷 사업자에 대하여 감청설비 구비를 의무화하고 로그기록 보관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하여 현재 국회에서 심사 중이다.
 
국가신분등록제도
 
8. 군사독재정권을 거친 사회에서 전국민은 탄생에서부터 고유한 주민등록번호로 식별되며 의무적으로 지문을 날인한 국가신분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국가신분등록제도로 인한 인권침해성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는 주민등록번호에 기초하여 인터넷 실명제를 의무화하였고 그 결과 인터넷 사업자들의 이 번호 수집과 그에 따른 유출 사고가 계속되어 왔다. 2008년에는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 ‘옥션’에서 1,800만 명에 달하는 주민등록번호 유출사고가 발생하였다. 또 한국 정부는 2013년부터 전자주민증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정부의 전자주민증 계획에는 민간기관과 공공기관에서의 신분증 이용 기록이 중앙정부에 온라인으로 처리 및 집적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범죄수사와 프라이버시
 
9. 경찰은 범죄정보관리시스템(CIMS)을 구축하여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피의자는 물론 소년범, 피해자, 참고인들의 정보를 모두 보관 및 이용하고 있다. 또한 경찰과 검찰은 2010년 7월부터 법률에 따라 11개 범죄의 구속피의자, 소년범 및 수형자로부터 DNA를 채취하여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 2011년 4월 검찰은 파업 노동자와 철거민에게 DNA를 채취하여 큰 반발을 샀다.
 
권고
 
10. 진보네트워크센터는 한국 정보인권 상황에 대하여 유엔 인권이사회의 특별한 관심을 촉구한다. 특히 인터넷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서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권고사항들을 한국정부가 이행하도록 유엔인권이사회가 강력히 요구하여 줄 것을 권고한다. 

2011-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