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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인터넷 조직화와 온라인 행동 – 강좌 <정보화와 인권>

By 2001/10/20 10월 25th, 2016 No Comments
진보네트워크센터

* 2001년 진보네트워크센터 <정보화와 인권> 강좌중 문성준님의 "인터넷 조직화와 온라인 행동" 강의자료

인터넷 조직화와 온라인 행동
– 사회운동 방법으로서의 온라인 행동 –

문성준 (민주노동당 정보통신부장) info@kdlp.org

1. 머리말

정보통신의 발달로 온라인을 통해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영향으로 사회운동 진영은 온라인 공간을 사회운동의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모색을 하게 되었다. 온라인 공간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기도 하고, 온라인 공간을 운동의 방법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건 구체적인 온라인 상의 행동 방법을 찾게 되고 스스로 개발하고 실천해 왔다.
수많은 게시물이 정부의 정책에 항의하는 뜻을 담고 정부 기관 사이트에 게시되었으며, 이로 인하여 정부 기관 사이트나 서버가 잠시 멈추었던 적도 있었고, 여러 사회 운동 진영의 사이트가 서비스를 동시에 중단한 적도 있었다. 이러한 사건들은 대체로 사회운동에서 온라인 행동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정도로만 확인되고, 정리나 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 글은 한국 사회운동 진영이 운동의 방법으로 축적한 온라인 행동의 방법들을 소개하고 그 의의와 한계를 정리하는 시도로 쓰여진다.

2. 온라인 행동의 방법들

이 글이 소개하는 온라인 행동의 방법들은 이미 사회운동 진영이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다.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사회운동 진영이 온라인 행동을 하나의 글로 정리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장이 꾸준히 온라인 행동을 시도했던 운동가들에게는 정리의 기회를, 온라인 행동을 시도하고자 하는 운동가들에게는 하나의 안내서 역할을 하게 되기 기대한다.
온라인 행동의 방법을 크게 ‘가. 활동가 사이의 소통을 위한 온라인 활용’, ‘나. 활동가가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 혹은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행동’, ‘다.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행동’, ‘라. 반대 진영에 대한 온라인 행동’, ‘마. 온라인 연대 활동’ 등 다섯으로 분류를 해 놓았다. 이는 온라인 행동에 있어서 잊지 말아야 하는 한 가지 때문이다. 그것은 온라인 행동을 기획하는 데에 있어서 이벤트적 요소에만 집중하다 보니, 기획하는 온라인 행동이 누구를 대상으로 왜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다 보면 분류한 다섯 가지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 또한 알게 될 것이다.

가. 활동가 사이의 소통을 위한 온라인 활용

사회운동에서 활동가 사이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사회운동 진영은 너무나 당연해서인지 온라인을 이용하여 활동가 사이의 소통을 하고 있음에도 뚜렷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활동가 사이의 소통 목적에 맞는 온라인 활용 방식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1) 게시판의 운영

운동 주체 사이의 소통을 위해 사이트 내에, 혹은 CUG 내에 게시판을 운영한다. 게시판의 운영은 활동가가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디서든지 활용할 수 있다. 게시판의 운영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소통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모든 게시물을 쉽게 검색할 수 있어서 지나간 논의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게시판도 소통 목적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가질 수 있다. 첨부자료 업로드 기능을 가진 게시판, 활동가 중 게시판 운영자가 공지를 알리는 게시판 등이 있을 수 있다. 게시판의 기능적인 구분과 함께 활동가 사이에 소통 내용에 따른 게시판 구분도 가능하다.
활동가 사이의 소통용 게시판을 공개할 것인가 말 것인가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공개 게시판이라면 결국에는 회원, 조합원, 사이트 이용자들을 배려하는 내용들도 게시해야 할 것이다.

(2) 메일링리스트의 활용

활동가 사이 소통을 위한 메일링리스트 활용을 소개하기 전에 메일링리스트는 어떻게 운영되는지부터 알아보자. 메일링리스트는 하나의 메일 주소로 메시지를 보내면 메일링리스트에 등록된 메일 주소들로만 일제히 그 메시지가 보내지는 기능을 가졌다. 예를 들어 메일링리스트의 메일 주소인 action@list.jinbo.net([정보통신 검열반대 공동행동] 메일링리스트)으로 메시지를 보내면 이 메일링리스트에 등록된 활동가들의 메일 주소로 같은 내용의 메시지가 보내진다. 메일링리스트 가입은 공개로 할 수도 있고 비공개로 할 수 있으며, 메일 보내기를 메일링리스트 운영자만 할 수도 있게 설정하거나 메일 주소를 등록한 가입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게 설정할 수도 있다. action@list.jinbo.net은 비공개메 일링리스트로 운영자만 메일을 등록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가입자는 누구나 메일을 보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freespeech@list.jinbo.net은 누구나 가입도 할 수 있고 메일도 보낼 수 있다. 활동가 사이의 소통을 위한 메일링리스트라면 비공개로 개설해서 누구나 메일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메일링리스트를 지원하는 서버를 운영하는 곳은 대표적으로 진보네트워크센터가 있다. 메일링리스트 운영 안내는 http://list.jinbo.net에서 볼 수 있다.
게시판에 비해 메일링리스트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메일 작성이나 받아보기가 게시판에 게시물을 작성하고 읽는 것보다는 쉽게 느껴진다(특히 Outlook Express와 같은 메일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면 더욱). 둘째, 특정한 사회운동 이슈나 목적이 더욱 뚜렷하게 부각된다. 셋째, 게시판은 각자가 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새 게시물을 확인하지만, 메일링리스트를 이용하면 각자 자신에게 도착한 메일을 확인하게 되므로 소통되는 문서, 자료에 대한 접근 기회가 더 많아진다. 결국 소통의 양이 많아질 수 있고 질도 높아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메일링리스트는 아직 사회운동 진영에서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방법은
아니지만 적극 추천하는 방법이다.
메일링리스트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활동가 사이의 소통 방식으로 삼았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메일링리스트를 통해 메일을 주고받는 것으로, 즉 활동가 사이의 소통만으로 활동이 끝나서는 안 된다. 메일링리스트를 폐쇄 메일링리스트로 운영할 경우 다분히 자족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사회 운동은 대중을 설득하고 조직하는 데에 있으므로 메일링리스트로 논의된 내용을 어떻게 대중에게 드러낼 방법을 찾고 실행해야 한다.

나. 활동가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 혹은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행동

(1) 사이트의 운영

활동가들 사이에서 운동을 기획하여 실천하고자 할 때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와 성원, 그리고 실천을 기대하게 된다. 이러한 지지와 성원, 실천의 기대를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사이트의 운영이다. 일상적으로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에게 단체의 활동과 입장을 알리는 데에 이용되고 있다.
사이트의 운영은 일상적인 운영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특정한 사안을 위하여 새로운 사이트를 제작하거나 기존의 사이트에 새 페이지들을 삽입함으로써 운영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특정 사안에 대한 선전과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에게 실천 지침을 제시하여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이 중심이 된다.
사이트는 온라인 행동의 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운영해야 한다. 일종의 ‘행동 포털 사이트’의 역할을 해야 한다. 사이트에 접속한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에게 일목요연하게 사안에 대해 설명을 하고, 행동취지 설명, 배너 달기, 온라인 집회 일정, 항의 메일 보내기 폼, 온라인 서명, 메일링리스트 가입 안내 등 온라인 행동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침과 안내, 그리고 온라인 행동에 필요한 사이트 링크 등을 제시해야 한다.
http://cyberact.or.kr은 작년 말 정기국회를 겨냥해서 20대 개혁 과제 실현을 위한 온라인 행동을 알리고 조직했던 기지 역할을 했던 사이트이다. 이 사이트는 올 해 초에 ‘3대 개혁입법 쟁취 국민행동’의 기지 역할도 수행했다. 한번 접속을 해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사이트에 여론조사 칸을 만들어 운영한다거나 간단한 게임 등 인터랙티브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 이는 사회운동의 이슈를 한 번이라도 생각하게 함는 수단인 것은 분명하다. 이제는 너무나 흔한 여론조사로 그치지 말고 아이디어와 프로그래밍 능력을 결합한 간단한 게임이나 인터랙티브 컨텐츠를 구상하는 것을 시도해 봐야 할 때인 것 같다.

(2) 메일링리스트의 운영

특정 사안에 대해 꾸준히 소식을 알리고 실천을 제안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메일링리스트를 운영하는 것이다. 회원, 조합원, 사이트 이용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소식지나 메일진을 보냄으로써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하고 사안에 따라 실천을 제안할 수 있다. 메일링리스트는 사이트 내의 알림게시판과는 다르게 스스로 메일링리스트에 등록한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내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자세한 내용을 알릴 수 있고 구체적인 실천을 촉구할 수 있다. 가입자들과 함께 서로 토론할 것인가 아니면 일방적인 알림 역할을 할
것인가를 선택해서 운영할 수 있다. freespeech@list.jinbo.net은 표현의 자유라는 주제로 토론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메일링리스트 운영이 쉽지는 않다. 가입자 중에서는 메일링리스트를 개설한 운영진으로부터 소식만을 전해 듣기를 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토론을 위한 메일링리스트르 운영한다면 토론의 거리들을 지속적으로 운영자가 제공할 필요가 있다.

(3) 게시판 활용 하기

사회운동의 실천에서 게시판 활용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운동 주체들이 운여하는 게시판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에는 공지를 위한 게시판 운영과 이용자들이 토론을 할 수 있는 게시판이 있다. 후자의 경우 자유게시판처럼 아무 글이나 올릴 수 있도록 두는 게시판이 주되지만 이것과는 별도로 사회운동의 이슈에 맞는 게시판들을 추가해서, 이 게시판을 통해 소식을 알리기도 하고 토론을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슈를 세분화해서 알림 게시판, 뉴스클립핑 게시판, 토론 게시판 등으로 나누어 운영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서로 소식을 교환하거나 토론하는 게시파은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다른 운동 주체들이나 운영자가 운영하는 게시판을 찾아다녀 사회운동의 이슈에 관한 글을 올리는 것이다. 글을 올리는 정도로 그치지 않고 적당히 분위기가 무르익는 게시판이라면 토론을 제안하고 적극적으로 운동의 이슈를 이해시키고 행동을 촉구하도록 노력할 수 있다.

(4) 동영상 제작 및 배포

지난 4월 10일 대우차노조원에 대한 경찰폭력 사태로 알 수 있듯이 사건을 제대로 보여주는 동영상은 폭발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동영상 제작에는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며, 단순히 집회나 실천 작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옮기는 수준이 아니라, 어느 정도 수준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면 영상 제작과 관련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보통의 학원에서 영상 제작 과정을 배우려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노동, 사회 단체 활동가를 대상으로 하는 저렴한 가격, 또는 무상의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동영상을 제작한 후에 이 영상물이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디지털 포맷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서버를 통해서 동영상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서비스를 서버로 제공할 경우라도 동영상을 제대로 전송하기 위해서는 일반 웹서버보다는 스트리밍서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웹서버의 계정을 임대하는 것에 비해 스트리밍서버의 계정을 임대하는 것이 부척 비싸다. 그래서 사회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동영상을 제작하여 제공을 원한다면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스트리밍서버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동영상을 real player 포맷으르 만들어야 하는지 MS media player 포맷으로 만들어야 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대체로 MS media player 포맷이 화질이 좋다고는 하나 파일의 크기가 크다. 또한 MS의 윈도우 이외의 OS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쉽게 보기 어렵고 리눅스 사용자들은 아예 볼 수가 없다. 이렇게 파일 포맷에 따라서 그리고 이용자가 사용하고 있는 회선의 능력에 따라서 동영상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라는 것도 염두에 두고 동영상을 제작, 배포해야 한다.
동영상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어느 정도 장비와 제작 능력을 갖추면 지속적으로 사회운동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컨텐츠는 집회나 실천 프로그램을 그래도 옮길 수도 있고 공공연맹이 했었던 것처럼 위원장의 메시지를 웹사이트를 통해 동영상으로 제공할 수도 있다. 영상은 다양한 형식을 가질 수 있으므로 기획에 따라 사회운동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보통 말하는 실사 동영상과는 다르게 플래쉬 에니메이션을 제작, 제공할 수도 있다. 제작 장비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 정도면 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플래쉬 에니메이션은 실사가 아니므로 풍자적인 내용을 담은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플래쉬 제작도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다.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행동

온라인 행동에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이트에서 안내를 잘 해야 한다.
또한 어떤 사회운동의 의제이든지 그냥 설명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더라도 ‘행동’을 권유하고 유도해야 한다. 누구든 자신이 실천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느낌을 가진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은 좀 더 큰 행동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1) 온라인 서명

온라인 서명은 직접 종이에 서명하는 것과 다른 점이 있다. 서명을 받을 때에는 보통 이름, 주소, 주민번호와 ‘서명’이 필요한데, 온라인 서명을 이 ‘서명’을 받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법제개정을 청원힌다거나 민원을 제출할 때에는 주민번호나 주소, 그리고 개인의 도장이나 서명이 필요하다. 그래서 온라인 상의 일반적 방식의 서명인 게시물 올리는 형태는, 많이 받는다고 해서 곧바로 법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온라인 상으로 서명을 직접 받는 방식이 아니라 온라인 상으로 서명용지를 제공하고 서명한 후에 팩스로 보내줄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는 서명용지를 내려받은 사람이 주변의 지인으로부터 서명을 이끌어 내기를 기대할 수도 있다.
온라인 상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진보네트워크센터에서 제작한 서명 게시판은 입력한 내용 전부를 게시판 목록 보기에서 제공하지 않는다. 실제 온라인 서명자는 주민번호와 주소를 입력하게 되어도 다른 게시판 이용자는 볼 수 없도록 하고 지지 내용만을 볼 수 있도록 처리한 게시판이다. 이 경우라도 ‘서명’ 또는 날인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름, 주민번호, 주소 목록이 상당한 수라면 입법청원이든 민원이든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온라인 상에서 서명을 받을 때에 주의할 점은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입력하는 정보는 어떤 목적으로 수집하는지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2) 메일링리스트의 운영

나.의 (2)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토론용으로 메일링리스트를 운영할 경우이다. 단지 사안이 이렇다 저렇다 하는 내용뿐만이 아니라 메일링리스트 등록자들로 하여금 논의를 통해 실천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 것을 요청하고 추동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직 한국사회운동에서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메일링리스트로 구체적인 운동 프로그램과 실천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메일링리스트로 시작하여 구체적인 활동을 보이는 사회운동은 아마 IPleft@list.jinbo.net 메일링리스트가 거의 유일한 게 아닌가 한다.

(3) 말머리 달기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로 하여금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 그 글의 내용이 사회운동의 이슈를 담은 내용일 수도 있지만, 그것과는 무관하게 특별한 구호를 항상 제목에 달도록 제안할 수 있다. [파업지지], [검열반대] 등 보통 4자가 적당한 이 말머리 달기는 아직 PC 통신이 주요한 소통수단이었던 96년 겨울 노동법 날치기 통과에 반대하는 파업이 일었을 때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말머리는 짧고 인상적인 단어를 선택해야 하고 해당 운동의 반대자들의 반대구호가 싶지 않은 것이 좋다. [파업지지]의 말머리 물결은 [파업반대]가 등장하도록 했다.

(4) 반대 진영에 대한 온라인 행동 함께 하기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이 온라인 행동에 참여하도록 가장 잘 유도하는 방법은 사회운동의 이슈로 보아 항의이 성격을 가지고 정부나 특정 법인을 상대로 하는 온라인 행동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라. 반대 진영에 대한 온라인 행동

반대 진영, 특히 정부 기관에 대한 온라인 행동은 자주 있었다. 그런데 이런 온라인 행동은 유의해야 한다. 정부가 온라인 행동을 ‘범죄’로 보고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남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항의의 뜻을 가진 온라인 행동 전부를 명시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 애매한 법률 조항으로 처벌이 가능한 상태이다. 아직까지 처벌 사례는 없다.
그리고 반대 진영에 대한 온라인 행동은 대상과 일정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1) 항의 메일 보내기

항의를 받아야 할 사람이나 기관의 메일주소를 공개해서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로 하여금 자율적으로 항의 메일을 보내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이럴 때 보통 전화번호나 팩스번호도 함께 공개하여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메일이든 팩스는 전화든 이용하게 하면 된다. 메일 주소를 공개하는 정도로 그치지 않고 사이트에 폼메일을 만들어서 사이트에서 직접 메일을 보낼 수 있도록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참여가 쉽다.
어떠한 경우이든지 항의 메일의 기본 문안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없을 경우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이 난감해 하거나 핵심적인 내용을 비켜선 메일을 보내기도 한기 때문이다. 문안을 제공하면 천편일률적이거나 오히려 메일을 보내는 사람이 스스로 생각을 하지 않고 보내기 버튼만 누를 수 있으므로 폼메일의 경우 기본 내용을 수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내는 이가 새로운 내용을 입력하지 않으면 전송이되지 않도록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쟁반대 사이트인 http://antiwar.jinbo.net를 방문하면 항의메일 보내기 폼이 잘 만들어져 있다.

(2) 항의글 올리기

사회운동 사이트를 통해, 항의하고자 하는 정부기관 등의 사이트 게시판을 안내 및 링크하고, 항의메일 보내기처럼 기본 문안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항의 메일 보내기와마찬가지이다. 게시판을 이용한 항의글 올리기는 기본 문안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소수의 사람이지만 항의글을 올릴 때 욕설이나 근거없는 비방을 게시하여 운동의 명분에 손상을 입히는 경우가 있다. 항의글을 올릴 때에는 말머리를 달도록 해서 목록만을 보게 되더라도 그 게시판을 운영하는 기관에게 항의를 하고 있음을 밝히도록 한다.

(3) 온라인 집회

게시판을 이용하여 온라인 상으로 실시간 집회를 할 수 있다. 보통 오프라인에서의 집회와 마찬가지로 사회자와 발언자를 둘 수 있다. 사회자와 발언자의 게시물을 구별할 수 있도록 보통 [사회자], [발언] 등의 말머리를 포함한 제목을 단다. 이렇게 하여 집회를 하는 게시판에 접속하여 목록만을 계속 새로 갱신하면 집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집회는 사회자나 발언자가 [발언], [구호], [함성], [제창] 등의 말머리를 단 발언 게시물, 구호 게시물 등을 올리거나 함성과 제창을 제안하는 게시물을 올리면 게시판에 접속한 집회 참가자들이 이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반복도 ‘글쓰기’를 이용할 수 있지만, ‘답변하기’ 기능을 이용하면 집회의 모양새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온라인 집회는 게시판 접속자 수가 너무 많으면 진행이 어렵기도 하다. 사회자의 구호나 발언자의 발언을 반복하는 게시물이 게시판 목록 한 페이지가 보여주는 게시물 수 이상이 짧은 시간에 게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심히 목록 페이지를 새로 고쳐서 진행해야 한다.
온라인 집회는 대단히 신속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사회자 이외에 진행팀을 꾸려서 진행팀에서 집회 순서에 따라 발언자의 발언이나 구호 게시물을 올려야 하는 시점을 사회자에게 그때 그때 신호를 보내 주어야 원만히 진행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회자를 포함한 온라인 집회 진행팀이 한 자리에 모여서 온라인 집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온라인 집회를 위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해당 게시판에 접속해서 게시물을 올리느라 게시판 속도가 떨어지고 진행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해당 사이트 운영자 측에서 네트워크 장비들은 조작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집회를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4) 가상연좌시위

가상연좌시위는 특정 사이트의 특정 웹페이지에 수많은 사람들이 접속을 해서 지속적으로 브라우저의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는 방식의 시위이다. 브라우저에 따라 ‘새로고침’ 버튼이 단축키가 있다. MS윈도우에 설치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경우는 F5키가 단축키이다. 넷츠케이프의 브라우저는 버전 4.7이전은 Alt+R이 단축키이고 버전 6.0이후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마찬가지로 F5키이다. 가상연좌시위 중에는 항의글을 게시한다거나 집회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참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없다. 시간을 잘 맞추어
단축키(F5키) 위해 캔커피 올려놓고 다른 일을 보는 것도 요령이다.
이 온라인 행동의 목적은 해당 사이트의 서비스를 중단시키기 위함이다. 대중적인 참여 방식으로는 가장 강력한 항의 수단인 온라인 행동이다. 가상연좌시위는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접속해서 지속적으로 ‘새로고침’을 해야 하므로 실제로 사이트 서비스가 중단된다면 그 자체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 집회와 마차가지고 해당 사이트 운영자 측에서 네트워크 장비들은 조작하는 방식으로 가상연좌시위에 대한 방어를 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자체 조작이나 네트워크 운영의 실수로 인하여 서버의 서비스가 긴 시간 중단되었음에도 마치 시위 때문인 양 뒤집어씌우는 정부 기관도 있다. 작년 8월 정보통신부 해킹 시비가 그것이었는데, 이 사건 이후에 가상연좌시위를 겨냥하여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제정되어 올해 7월부터 시행되었다.
통신질서확립법(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에 따르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따르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후자의 법은 정부가 정한 정보통신기반시설에만 적용한다. 처벌은 미수범에게까지 적용하는 아주 악질적인 법이라 할 수 있다.

마. 온라인 연대 활동

(1) 배너 달기

배너를 통해 사회운동의 이슈를 알리는 것은 일반적이다. 단체가 서로 자신들의 운동 이슈를 담은 배너를 교환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배너의 사이즈도 다양하고 색상도 다양해서 배너를 단 사이트를 산만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서로 운동을 공유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배너의 사이즈는 보통 가로 140-160 픽셀, 세로 40-60 픽셀로 제작한다. 그러나 이슈의 성격이나 온라인 행동의 방향에 따라 가로 400이 넘는 긴 배너를 만들기도 하고 정사각형이나 세로가 더 긴 배너를 만들기도 한다. 배너는 보통 GIF Animated 포맷으로 만드는데,애니매이션을 위해 여러 프래임 이미지를 포함하므로
되도록 용량을 작게 만들어서 쉽게 보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너무 화려한 색을 많이 사용하면 오히려 내용을 알아보기도 힘들다.
배너를 달고 배너가 안내하는 사이트나 페이지로 링크하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배너 이미지 자체를 배포하여 배너를 달고자 하는 사이트의 계정에 배너 이미지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또 하나는 배너 이미지를 배포하지 않고 배너의 경로와 배너에 링크된 사이트 주소를 포함하는 html 태그를 배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태그를 사이트나 메일로 알리는 것이다.

통신질서확립법 반대

작년부터 후자가 일반적인 방식이 일반화되었는데 이유는 배너를 계속해서 바꿀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운동의 변화에 따라, 그리고 이런 저런 행동을 제안하는 공지 내용을 적절하게 배너로 그때그때 알릴 수 있다. 그러나 배너를 달고 있는 모든 페이지가 열릴 때마다 하나의 배너를 불러오기 때문에 배너 이미지를 올려놓은 서버에 부하가 생길 수 있는 단점이 있다.

(2) 첫 화면 꾸미기

지난 6월초부터 7월초까지 약 한 달간 김대중 정권 퇴진(규탄) 첫 화면 꾸미기가 진행된 적이 있다. 500여 사이트가 참여한 이 방법은 단체 등의 본 홈페이지에 접속하기 전에 공통된 내용의 화면을 거쳐서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나의 이슈가 여러 단체의 공통된 행동을 필요로 할 때, 많은 단체들이 일관된 내용과 디자인의 첫 화면을 사이트를 통해 제공하는 것은 큰 반향을 일으킨다.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이 가는 곳마다
같은 내용과 디자인의 첫 화면을 만나게 되는 것은 그 사안에 대한 각인과 함께 행동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불어넣어 준다.
다만, 이렇게 첫 화면 꾸미기는 사이트에 접속할 때 한 단계를 거치는 것이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하다. 그래서 정보를 제공하는 입장인 단체에서는 정말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이에 동참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강하다.
브라우저로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웹사이트 계정에서 보통 index.*** 파일을 제일 먼저 자동으로 불러오게 된다. index.*** 중에서도 서버의 설정에 따라 다르지만 index.html > index.htm > index.php(asp, cgi) 의 순서가 보통이다. 일반적으로 나모웹에디터로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사회단체의 경우 대체로 홈페이지이 파일명은 index.htm이다. 그래서 이 경우라면 첫 화면 꾸미기를 위해서 index.html을 삽입하면 된다. 그러나 꼭 이런 것만을 아니므로 서버의 설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서버 관리자에게 문의를 해서 index.*** 파일 중
어떤 확장자를 먼저 불러오는지 순서를 알아두어야 한다.
첫 화면을 꾸미지 않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단체의 사이트 홈페이지의 파일명을 index로 하지 않고 main.html(php, asp)로 하면 첫화면 꾸미는 데에 불편이 없다. 보통 때에는 index.html의 내용을 main.html(php, asp)로 바로가기로 만들어 두면 된다. 사회운동단체에서 웹사이트를 제작할 때는 홈페이지의 파일을 main.html 등으로 할 것을 권유한다. 이렇게 연대 활동을 위해서도 좋지만, 행여 자신의 단체의 필요에 따라 홈페이지 이전의 첫화면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3) 사이트 파업

사이트 파업은 사이트의 운영을 중단하는 것이다. 파업은 노동자가 자본가에게 저항하는 방식으로 노동을 멈추어 자본가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사이트 파업은 자기 단체의 사이트를 폐쇄하는 것으로써 사회운동의 이슈에 따른 항의 대상에게 어떠한 실질적인 피해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파업’이란 것은 하나의 은유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이트 파업은 지난 7월 1일 전후로 72시간 사이트 파업이다. 내용은 7월 1일부터 발효되는 통신질서확립법과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수십 개의 사이트가 이슈를 알리는 첫화면만 남겨두고 사이트 운영을 멈추었고 수백 개의 사이트는 첫화면에 같은 이슈 페이지를 달아 파업을 지지했다. 사이트 파업과 첫 화면 꾸미기가 함께 진행된 것이었다.
사이트 파업은 사이트 운영을 멈춤으로써 사이트를 찾아오는 회원, 조합원, 이용자들에게 운동의 의제를 알리고 이 운동 프로그램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것이다. 사이트 운영을 고의로 멈출 정도로 심각한 상황임을 알리고, 연대를 통해 사이트 운영을 멈춤으로서 운동의 확산을 도모하는 온라인 행동의 방식이다.
사이트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사이트의 기능 중에 하나인 속보의 전달과 알림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래서 또 다른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가 늦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사이트가 오직 하나의 페이지로 운영되고 사이트 운영자가 모든 내용을 직접 편집하기 때문에 속보나 지침을 알리는 데에 있어서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4) 사이트 미러링

검열에 의해 사이트가 폐쇄되었을 때 그 사이트 전체를 자기 서버에 옮겨 놓고 사이트 운영을 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서버를 갖추고 있는 단체나 개인이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사이트가 폐쇄되었다는 것은 현행법 상 불법의 혐의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불법의 혐의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사이트를 고스란히 옮겨 놓는 것은 위험 부담이 있다. 그러나 ‘불법’에 대한 항의를 더 확대하기 위해서 서버를 가진 단체들이 불법투쟁의 일환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사이트 미러링을 한다면, 쉽게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5) 국제 연대

사회운동의 의제를 국제적으로 알리기도 하고 외국의 사회운동 단체나 활동가로부터 온라인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지난 7월 1일 사이트 파업 출정식을 온라인 집회 형식으로 진행하였는데, 사이트 파업 지지 글을 외국의 활동가와 단체로부터 전달받아 온라인 집회에 발언으로 삼은 바 있다. 삼미특수강 해고 노동자들이 제작한 안티포스코 사이트는 저작권 위반 혐의로 사이트 폐쇄가 되었었는데 외국의 활동가들에게 사이트 미러링을 요청해서 다년간 연대한 경우도 있다.

3. 온라인 행동의 한계…그리고 마무리

위에서 설명한 온라인 행동을 자유자제로 할 수만 있다면 온라인을 통한 사회운동은 무한한 확장을 할 것만 같다. 그러나 이는 꿈이며 환상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온라인이라는 공간자체가 누구나 평등한 접근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접근을 위한 물질적인 환경도 빈부에 따라서, 도농에 따라서 차이가 있으며 특정 목적을 위한 사이트 컨텐츠를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교육적 기회에도 차이가 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보아 자본과 국가 기구에 대한 접근은 용이한 반면 반체제적이거나 비판적 사이트에 대한 접근은 그다지 용이하지 않다. 전체 인터넷 사용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인터넷 전용선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따른 컨텐츠들이 더욱 더 기술적 포장을 하게 되고 쇼핑몰이나 커뮤니티 사이트에 이용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가속화할 뿐이다.
이렇듯 자본과 국가권력은 온라인이 중심이 없는 공간으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즉, 온라인을 통한 소비의 극대화, 인터넷 관련 사업을 통한 자본의 축적을 노리고 있으며, 국가권력은 컨텐츠와 그 컨텐츠에 대한 접속을 법으로 제약한다. 통신질서확립법(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전기통신사업법, 음반비디오및게임물등에관한법률, 청소년보호법 등이 그렇다.
온라인 행동은 이러한 인터넷 공간의 자본 중심과 법적 제약에 따라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알고 온라인 행동을 기획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 행동은 기술적 한계도 갖는다. 게시판은 순차적 구성이라서 항의글을 아무리 많아 올려도, 온라인 집회를 2시간이나 해도 몇 개의 글이 새롭게 올려지면 다 지난 일이 되어버린다. 또한 게시판 관리자의 운영에 따라 html 태그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며 쉽게 삭제되기도 한다. 요즘의 메일은 대체로 html 형식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메일링리스트를 통해서 메일진 등을 발행할 때 html을 기본으로 제공한다면 원만하게 그 내용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브라우저도 그 종류와 버전, 그리고 플러그인에 따라 볼 수 없는 컨텐츠도 있다. 이런 모든 것을 고려해서 온라인을 통한 선전 활동과 운동을 기획하고 고려해야 한다.

온라인 행동을 기획함에 있어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온라인 행동의 완결성을 과도하게 믿어서는 안되며, 언제나 온라인이 아닌 실제 공간에서의 행동과 함께 결합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실제 공간에서 운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온라인 행동을 기획하고 조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중심이 되면 실제 공간에서의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온라인을 통해 클릭 몇 번에 자판 몇 번 두드리는 것으로 운동의 역할을 제한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행동을 조직하는 데에 있어서도 무차별적인 메일과 게시물을 통해서 회원, 조합원, 사이트 이용자를 쉽게 행동으로 이끌 수 없다. 온라인 행동을 기획할 수 있는 단체 내의 기구나 활동가는 자신의 단체가 할 수 있는 온라인 행동의 방식을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참여자를 조직할 별도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핵심적인 참여자가 원활하게 온라인 행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 정리한 것의 주되 내용은 온라인 행동의 요령이었다. 온라인 행동의 의의와 한계에 대해 언급은 하고 있지만 과학적인 분석이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사회운동 진영이 온라인 행동에 상상력을 불어넣는 작업과 그 행동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수행하기 기대해 본다.

200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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