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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인권 미디어] 오하이 벤클러 '네트워크의 부' 리뷰{/}단행본 ‘네트워크의 부’

By 2015/07/02 4월 24th, 2018 No Comments


네트워크의 부: 사회적 생산은 시장과 자유를 어떻게 바꾸는가
요하이 벤클러 지음 | 최은창 옮김 | 2015년

사회적 생산, 즉 네트워크로 연결된 주체들의 상호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비시장 생산의 생성과 발전은 기존의 시장 기반 시스템과 우리들의 자유, 혹은 민주주의 시스템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이것이 『네트워크의 부(The Wealth of Network)』의 핵심적인 질문이다.

저자인 요하이 벤클러는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위키피디어로 대표되는, 시장과 배타적 권리가 아니라 개방성,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비시장적 방식의 생산이 네트워크 정보경제에서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일부 우연적인 사례들이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타당성을 가지고 있는지 검토한다.

비단 경제적 차원의 분석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사회적 생산이 개인적 자유, 미디어와 민주주의, 참여 문화, 사회적 정의 등 제반 공적 영역의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 등 다양한 이론적 차원의 검토와 함께, 각 영역에서의 구체적인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은 2006년에 출판되었다. 거의 10년 만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한국의 독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의 분석은 여전히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 오히려 이 책의 발간 후 10년 동안, 인터넷을 둘러싼 사회적 변화를 생각하면서 그의 책을 읽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전 세계적인 지적재산권 강화와 이에 따른 자발적 공유와 창작의 위축(예를 들어, 냅스터 이후 P2P 네트워크는 지속적으로 공격받고 있고, 이용자 창작 콘텐츠 역시 저작권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적 상업 플랫폼의 지속적인 확장과 이용자 콘텐츠의 전유 등. 10년 동안의 변화를 바라보는 벤클러의 입장은 어떠한지도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물론 그의 책은 ‘미래 예측서’가 아니다. 때문에, 사회적 생산에 대한 그의 분석에 공감한다면, 그러한 가치를 지속시킬 수 있는 사회적인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