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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와 IBM 간의 소송… MS의 리눅스 흔들기라는 의혹 제기돼{/}저작권이 리눅스 발목을 잡을 수 있을까?

By 2004/05/14 10월 29th, 2016 No Comments

집중분석

이은희

유닉스와 리눅스를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SCO는 2003년 3월, 자사의 유닉스 기술을 IBM이 리눅스를 개발하는데 도용했다며 소송을 냈다. 그 뒤 SCO분쟁이 쌍방소송으로 커지면서 과연 저작권이 리눅스의 발목을 잡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핑퐁 소송 주고받는 SCO와 IBM
SCO의 소송제기에 이어, IBM은 SCO가 GPL 적용을 받는 리눅스를 배포한 적이 있으므로 리눅스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다며 맞소송을 냈다. 여기에 맞서 SCO는 지난 10월, GPL이 미헌법, 저작권법, 반독점법, 수출통제법을 위반했다며 자유소프트웨어재단을 상대로 위헌소송을 냈다.

레드햇은 SCO가 근거 없이 레드햇 리눅스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공격했다며 8월, SC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오픈소스진영은 소송에서 파생될 수 있는 법률적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OSNF(Open Source Now Fund)라는 기금을 조성했다. 또한 SCO는 약 1500개의 리눅스 사용업체에게 서한을 보내 이들이 ‘SCO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리눅스 커뮤니티는 SCO의 전략이 실패할 것이기 때문에 기꺼이 소송을 당하겠다는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독일에서는 리눅스 단체인 리눅스태그가 “SCO가 입증되지 않은 사실을 주장함으로써 경쟁사에게 손해를 입히고, 고객들을 협박하며, 오픈플랫폼인 리눅스의 명성에 상처를 주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법원에서 독일 SCO사이트에 대한 일시적인 금지명령을 받아내 SCO사이트가 폐쇄되기도 했다.

지난 2월 1일에는 마이둠 바이러스에 의해 SCO사이트가 폐쇄되면서 SCO의 소송을 둘러싼 파문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SCO의 뒤에는 MS가 있다?
저작권을 주장해서 라이선스 비용을 받아내려는 SCO의 전략은 낯선 것이 아니다. SCO는 애초에 자사의 유닉스 기술을 IBM이 임의로 리눅스에 적용했다며 10억 달러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는데, 여기에 소송항목을 여러 차례 추가함으로써, 현재는 50억 달러 상당의 청구액이 걸려있는 상태다.

많은 회사들은 자신들이 사용하지 않는 라이선스를 다른 기업에 건네주고 비용을 받기 위해 특허를 등록하는 형편이다. 즉 지적재산권이 ‘현금을 짜주는 젖소’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SCO도 2003년 1월 경부터 보유하고 있는 유닉스 저작권의 라이선스 수익 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윈도우와 맥OS, 리눅스, BSD의 여러 버전을 검토하여 자사가 갖고 있는 유닉스의 저작권에 침해되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왔다.

한편 SCO와의 분쟁을 MS가 조정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중소업체에 불과한 SCO가 IBM, 노벨, 자유소프트웨어재단 등을 상대로 싸움을 벌일 수 있는 배경에는 MS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월 사상 최악의 웜이라는 마이둠 바이러스가 SCO와 MS를 동시에 공격한 것도 이런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개소스사 사장인 에릭 레이몬드는 ‘MS가 SCO에 여러 채널을 통해 82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의 정보통신웹진 테크웹에 따르면, MS는 벤처투자회사인 베이스타 캐피털 측에 SCO에 투자하라고 권유했고, 베이스타 캐피털은 SCO에 5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든 지든 손해볼 것 없는 MS와 SCO
현재 MS는 공개적으로 SCO와 유닉스 라이선스를 체결한 상태다. MS는 SCO와 라이선스를 체결하면서 “이번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MS는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며 지적재산권을 주고받는 IT 공동체의 건전성에 헌신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SCO의 라이선스 내용이 아직 법적 공방중인데 MS가 이런 결정을 내리면 다른 회사들도 SCO와의 라이선스 체결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이 리눅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비용문제가 큰데, 나중에 저작권 사용료를 지불해야 할 가능성이 생긴다면 이 기업은 리눅스 도입을 재고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소송에서 SCO측의 주장이 근거 없다고 결정이 나더라도 리눅스 시장을 흔들었다는 점에서, 또한 GPL하의 자유로운 소프트웨어로 인식되고 있던 리눅스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게 했다는 점에서, 이번 파문의 가장 큰 수혜자는 MS라는데 많은 사람들이 동감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서 오픈소스 진영이 승리한다고 해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 추가적인 라이선스 분쟁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널리 퍼진다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확산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런 전략을 FUD(두려움, 불확실성, 의심)전략이라고 한다.

한편 SCO와 IBM의 악연에 주목하는 사람들도 있다. 1998년 SCO와 IBM은 IA64(64비트 인텔 아키텍쳐)를 위한 유닉스 개발 프로젝트인 몬터레이 프로젝트를 시퀀트, 인텔 등의 회사와 공동으로 추진한 적이 있다. 하지만 IBM이 도중에 리눅스로 방향을 바꾸면서 2000년 9월 ‘AIX 5L’을 발표하자, 차세대 유닉스 운영체제로 주목받던 몬터레이 프로젝트는 흐지부지 된 상태다.

리눅스에 유닉스 코드가 도용되었다고?
SCO와 IBM 사이의 소송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논점은 ‘리눅스에 SCO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유닉스 코드가 삽입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 공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인 GPL이 위헌소송에 걸려있는 상태다.

SCO는 “미 저작권법 8조 1항에 의하면 저작권을 통제하는 곳은 국회며, FSF를 비롯한 그 어떤 단체도 아니다”라며 GPL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레드햇 법률자문인 브라이언 심스는 “GPL이 SCO와 IBM 소송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사실 GPL은 이 소송에서 핵심이 아니다”라며, “GPL은 법정에서 다뤄지지도 않을 것이다. 소송의 핵심은 두 회사간 계약문제일 뿐”이라고 다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SCO가 GPL을 걸고넘어지는 것은 추후 논쟁을 대비한 절차일 가능성을 내세워 향후 어떤 논쟁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가능한 모든 주장을 해두는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익을 위한 소프트웨어 소장인 브루스 페렌스는 SCO를 비난하며, “유닉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은 지난 30년 동안 도서관 등에 공개되어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SCO가 리눅스 코드는 거의 검토되지 않았으며, 코드를 검토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는지 확인했어야 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오픈소스 개발 연구소의 스튜어트 코헨은 “리눅스 개발과정도 공개적으로 이루어지며, 코드도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서브시스템 관리자들은 코드를 살펴보고 평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며 “리눅스 커널에 검토되지 않은 코드가 포함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리눅스 오픈소스운동의 향방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누구도 저작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개발자들은 자신이 개발한 소스가 저작권을 침해하는지 다시 검토해야 하며,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면 저작권 부분을 우회하는 다른 경로를 개발해야 한다. 또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라이선스일지라도 라이선스 보유 회사가 비용을 청구한다면 언제든지 해당 소프트웨어를 포기하거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많은 리눅스 개발자들이 이번 소송에서 리눅스 자체는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리눅스가 불안감의 확산 등 심리적인 타격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안전한 라이선스로 평가받고 있던 GPL이 미국 헌법재판소의 위헌소송 대상이 되자, 개발자와 소프트웨어 이용 회사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글의 첫머리에서 살펴본 오픈소스진영의 공동대응은 이런 불안감에서 온 것이다.

이번 파문으로 리눅스가 ‘2% 부족한’ 신뢰감을 되찾아 오픈소스운동이 더욱 활발해질지, 결국 저작권이 모든 오픈소스운동을 평정하고 소스에서 무한한 이윤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더욱 공고하게 할지가 주목된다.


유닉스와 리눅스

유닉스는 약 30여 년 전에 AT&T 벨 연구소에서 개발됐다. 초기에 유닉스 코드는 대학교들에 교육용으로 제공되었고, C언어로 된 소스가 공개되어 누구든지 소스를 공개하여 각 대학에 맞는 운영체제로 변경할 수 있었기 때문에 유닉스 시스템은 매우 다양한 버전으로 개발되었다. 이후 AT&T는 노벨에게 유닉스의 저작권을 매각했고, 노벨은 산타 크루즈 오퍼레이션에게 저작권을 넘겼다. 그리고 다시 리눅스 업체였던 칼데라 인터내셔널이 유닉스 판권과 오픈서버, 유닉스웨어 제품을 인수했다. 칼데라 인터내셔널은 주력 상품이 SCO 유닉스가 되자 회사 이름을 ‘SCO그룹’으로 바꾸었다.

리눅스(통상 ‘리눅스’로 알려져있지만, 정확하게는 GNU/Linux 라고 해야한다)는 유닉스 계열의 운영체제로 리누스 토발즈가 개발한 커널인 리눅스와 자유소프트웨어재단의 운영체제 프로그램이 결합한 것이다. 리눅스는 수많은 개인개발자나 회사들에 의해 공개적으로 개정판이 나오고 진화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리눅스를 개발하는 사람들은 커널의 형태로 리눅스를 공개한다. 이것을 커널에 맞는 응용 프로그램들과 합쳐서 하나의 완결된 운영체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배포판이라고 한다. 배포판은 주로 리눅스를 상용의 목적으로 제공하는 업체들에 의해 배포되며, 세계적으로 수백개의 배포판이 있다. 레드햇, 수세, SCO등의 업체들은 각각의 리눅스 버전을 판매하고 있다.

200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