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불타는 활동의 연대기 201907

By 2019/07/15 7월 17th, 2019 No Comments

</> 프라이버시

빅데이터 신화, 개인정보는 봉인가?

현재 정부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산업을 활성화시킨다는 명분으로 개인정보의 상업적 활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전 박근혜 정부 때부터 이어온 정부의 방침과 마찬가지인데요. 주요 보수 언론과 경제지들 또한 현 개인정보 보호 제도가 산업에 방해가 된다며 노골적으로 개인정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애초에 한국의 현 개인정보 보호 제도는 그리 높은 편도 아닙니다. 해외와는 다르게 한국만이 갖고 있는 국민 식별 번호인 ‘주민등록번호’ 가 여전히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으며 매번 뉴스란을 채우는 수많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그 이용자들(정보주체들!)은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유럽연합의 경우, 데이터 기반 경제의 발전을 추구하면서도,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 등의 신기술이 가지고 올 새로운 개인정보 침해 위협을 고려하며 제도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파일링에 대한 정보주체의 권리, 개인정보 중심 설계(Privacy by Design) 등을 도입한 바 있죠. 심지어 전통적으로 개인정보 보호에 소극적이었던 미국 또한, 소비자와 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개인정보 유출과 매매가 급증함에 따라 각 주마다 관련 보호 법안을 제정하고 있습니다.

진보네트워크센터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맞춰, 인권과 소비자/이용자의 시각으로 이른바 ‘빅데이터 시대’, 개인정보를 둘러싼 주요 쟁점에 대해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각 주제에 따라 참여연대, 소비자단체, 보건의료단체 등에서 원고를 받아 진행 중인데요. 꼭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알아서 척척’ 편리한 빅데이터의 배신 | [빅데이터 신화, 개인정보는 봉인가?①] 빅데이터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은 진실

개인정보 무한공유,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 [빅데이터 신화, 개인정보는 봉인가?②] 기업 연구 위해 개인정보의 권리를 희생해야 하는가

누군가 당신의 은밀한 치료 내역을 알고 있다 | [빅데이터 신화, 개인정보는 봉인가?③] 효과보다 부작용 큰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

승소금액은 알아서 받아가시오, 아, 소송비용은 별도 | [빅데이터 신화, 개인정보는 봉인가?④] 당신이라면 소비자 집단소송에 동참하시겠습니까

당신이 SNS에 올린 정보 우리 마음대로 팔겠습니다 | [빅데이터 신화, 개인정보는 봉인가?⑤] 금융 빅데이터에 신용정보보호 대책은 없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인재근 의원안) 속 가명정보 활용, 반드시 막아야

지난 9일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데이터 스토어’에서 판매되던 소셜 빅데이터에 이용자 신상이 드러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 ‘포털사/SNS 검색 키워드 기반 소셜 빅데이터’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스마트인사이트가 수집, 판매해 왔는데요. 여기에는 디시인사이드, 트위터, 여성시대, MLB PARK 등 게시글이 올라온 사이트와 ▲게시글 제목 ▲글 내용 ▲작성 날짜 ▲게시글 링크 등이 담겨있었습니다. 아이디 등은 일부 마킹(**)처리돼 있었지만 게시글 링크가 있어 이를 통해 사이트 내부에서 재식별이 가능하고, 글 내용을 그대로 긁어왔기 때문에 글에 닉네임이 있는 경우에는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몇몇 누리꾼들은 지역 정보도 드러난 상태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이 특정되지 않더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경우 개인정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은 당사자 동의 없는 개인정보 제공과 활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통계작성/연구 목적으로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경우, 개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비식별화되지 않은, 개인정보인 가명정보가 판매된 상황이므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지요. 게다가 이러한 위법사항이 정부가 운영하는 데이터 스토어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개인정보는 한번 유출되면 피해 회복이 극히 어려운 만큼, 정부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데이터들을 전수조사하고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사실상 재식별이 가능한 가명정보에 대한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국회에는 가명정보를 정보주체 동의 없이 학술연구 및 통계작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영리적 연구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인재근 의원 대표발의)가 심의 중입니다.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위 사건과 같이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때문에 지난 4일, 보건의료단체들은 이와 같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인재근 의원이 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가명정보를 기업이 개인의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 정보들에 개인의 의료정보와 건강정보 역시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만약 병원이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환자의 의료기록과 건강정보가 대량으로 제약회사, 의료기기회사, 민간보험회사 등에 넘어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치료목적으로 내밀한 정보들을 제공한 환자들은 자신의 정보가 어디에서 활용되는지도 모르는 채로, 자신의 정보에 기반한 차별을 받게 될 겁니다.

빅데이터 시대에서는 정보들의 결합을 통해 개인을 식별해내기가 더욱 쉽죠. 따라서 제대로 된 비식별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가명정보’를 기업의 영리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유엔 프라이버시 특별보고관 공식 방한

7월 15일부터 26일까지 유엔 프라이버시 특별보고관 조셉 카나타치((Mr. Joseph CANNATACI)가 한국을 공식 방문합니다. 유엔 프라이버시 특보는 자난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NSA(National Security Agency)가 진행해오던 대량 감청을 폭로한 것을 계기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는 조셉 카나타치는 프라이버시 특별보고관으로 임명된 첫 번째 보고관으로 그동안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을 방문하였습니다.

특보는 이번 한국 방문 기간동안 정부의 각 부처를 방문하고, 인권·시민사회단체들과 피해 당사자들을 만나면서 한국의 프라이버시 실태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에 인권·시민사회 단체는 한국 사회의 프라이버시 실태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지난 6월 14일 특보에게 전달하였으며, 7월 11일에는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브리핑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시민사회 보고서는 ▲정보·수사 기관에 의한 사찰과 감시 ▲통신비밀 ▲주민등록제도 ▲통신의 익명성 ▲노동감시 ▲사회적 약자의 프라이버시권에 대한 주요 침해 사례와 현 제도의 문제점은 물론 각 의제 별 권고사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에 의해 얼마나 많은 프라이버시 침해가 있어왔는지를 밝히고 프라이버시 침해를 개선하기 위한 권고안도 함께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보넷은 이번 유엔 프라이버시 특보의 방문을 통해 한국 사회의 프라이버시 이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제도개선 등을 통해 개인에 대한 프라이버시 침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또한 7월 26일에는 유엔 프라이버시 특별 보고관을 초청하여 ‘빅데이터 시대 국가 감시와 개인정보 보호’를 주제로 한 공개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소위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우는 신기술 산업들이 발달하는 빅데이터 시대에 개인정보보호 규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이때 프라이버시 특보의 견해는 한국 사회에도 큰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유엔 프라이버시 특별 보고관 초청 공개 세미나]

  • 일시: 2019.7.26.금 오후 5시 ~ 7시
  • 장소: 고려대학교 CJ 법학관 지하 리베르타스홀
  • 주최 : 고려대학교 국제인권클리닉, 프라이버시 특보 방한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 (건강과대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문화연대, (사)오픈넷,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HIV/AIDS 인권활동가네트워크)
  • 후원: 고려대학교 법전원 미국법센터

</> 인터넷 거버넌스

2019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KrIGF) “지속 가능한 인터넷, 함께하는 거버넌스”개최

2019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KrIGF) “지속 가능한 인터넷, 함께하는 거버넌스”를 마쳤습니다. ‘진보넷에서는 4차산업혁명 시대 플랫폼 경제와 노동’, ‘사이버 보안과 민주적 거버넌스’ 이 두 개의 워크숍을 주관하며 참가했는데요.

‘4차산업혁명 시대 플랫폼 경제와 노동’ 워크숍에선 사용자에겐 다양한 사업모델을, 이용자에겐 저렴한 가격과 높은 접근성을 제공하며 급격히 성장한 ‘플랫폼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날 발제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부소장이 진행했습니다. 김 부소장은 온라인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크라우드 워크, 호출형 플랫폼을 통해 노동을 수행하는 긱 노동 등 플랫폼 노동의 종류를 설명하고, 장소를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 노동 방식을 탈피한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라고 짚었습니다. 또한 고용의 불안정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고, 그들을 보호해 왔던 노동의 권리가 적용되기 어려운 점을 들어 적어도 안전, 보건, 사회 보장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이광석 교수의 사회로 플랫폼 사업자와 노동자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실제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의 노동권은 어떻게 보장돼야 하는지, 플랫폼 경제가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선 어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지 등에 대한 토론이 열렸습니다. 패널로 참석한 플랫폼노동연대 이성종 대표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노동법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특히 산재로 인해 실업상태에 놓였을 때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마주한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또한 앞으로 플랫폼 노동자가 더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정부가 사회적 제도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미나 팀장이 플랫폼 업체가 단순히 노동자를 중개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시장을 대체하는 등 소비자의 접근성을 위해 개발비용을 들이는 만큼 수수료를 받는 것은 정당한 수익 모델이라고 산업계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현재의 근로기준법이 매우 경직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사회적 안전망을 위해 고민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정부에서 노동자 권리보장 논의의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나선 라이프매직케어협동조합 최영미 대표는 현 시점은 정부와 기업의 경우 규율을 만들어나가는 시기이고 노동 당사자들은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플랫폼협동조합을 만든 계기를 노동자가 소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하고 파편화된 노동 속에서 내가 당하는 억울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며, 노동자 조직의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사이버보안과 민주적 거버넌스’ 워크숍에선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사이버 보안에 있어 사회적 분위기와 구체적 정책이 어떤 식으로 만들어져야 하는가, 현재까지는 어떤 체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무엇이 문제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디지털정보위원장인 조지훈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된 본 워크샵은 별 다른 발제나 자료 없이 자유로운 토론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패널로 참석한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의 경우 정보기관 중심의 현 사이버 보안 체계에 대한 문제, 종합적 전략 부재, 그리고 일반 사용자들의 사이버 보안 인식 등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이어서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는 과거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졌던 국가의 정보 수집 및 통제가 온라인에서 이뤄지며 역효과가 일어났고 그러므로 사이버 보안 또는 안보라는 측면에서 국가가 온라인 상의 데이터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는가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교수의 경우, 국가기관이나 정보기관이 현재처럼 무차별적으로 정보 접근과 관리를 총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며, 보호하고자 하는 그 데이터의 중요도에 따라 디테일을 갖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이어서 신용우 입법조사관은 현재 법적인 체계를 정비하기 위해 어떤 논의가 필요한가를 시작으로, 해외의 사례를 짚어가며 거버넌스 형태의 장단점을 말했습니다.

두 워크숍 모두 각계의 구성원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나눌 수 있는 열띤 토론의 자리였습니다. 전체 워크숍의 결과 및 속기록, 생중계 영상 등은 한국 인터넷거버넌스포럼 웹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진보네트워크센터

진보넷! 유튜브를 시작하다

진보네트워크센터가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따지고 보는 오늘의 기술- 줄여서 ‘따오기’ 라는 이름으로 진보넷 기술팀에서 절찬리에 운영중입니다.

각종 뉴스와 매체들에 일상적으로 나오는 신기술 이야기들은 멀게만 느껴지다가도 어느새 성큼 나가와 삶을 휘젓고는 합니다. 빅데이터… 얼굴인식… 인공 어쩌구 지능… 4차 산업 저쩌구… 용어는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뭔지는 잘 모르겠고, 뭔가 사회가 변화할 것 같은데 잘 모르니 도태될 것만 같고. 그래서 이러한 기술과 그 기술이 만들어진 배경과 맥락을 살피고 따져 보는 채널을 기획했습니다. 어려운 얘기지만 영상을 통해 구체적이며 쉽고 재밌게 풀어본다고 합니다!

대망의 첫 영상에서는 미국의 ‘특허’ 와 관련된 시리즈 영상으로 미국의 화웨이 제재, 5G 통신 패권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뤘으며 ([특허전쟁] 트럼프가 중국 화웨이 제재 카드를 꺼낸 또 다른 이유) 두 번째 영상에서는 현재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저항에 있어 디지털 감시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홍콩 시위대는 대체 왜 감시카메라를 부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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