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불타는 활동의 연대기 201812

By 2018/12/15 No Comments

</> 프라이버시

"기어코 고객정보를 팔아먹겠다는 것입니까?"

지난 11월 15일, 드디어 정부가 만든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었습니다. 시민사회가 계속 우려했던 바와 같이, 기업들이 고객정보를 판매, 공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정부안은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개발’까지 과학적 연구 범위로 간주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기업의 고객정보를 공공기관이 결합한 후에 결합된 고객정보를 반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개인정보의 판매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럼 어떤 기업이 무상으로 자신의 고객정보를 다른 기업에게 제공할까요.

개인정보 감독기구를 일원화하라는 요구는 부분적으로 수용되었습니다. 행정안전부와 방통위의 개인정보 감독권한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이관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금융위원회는 부처 이기주의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도 부분적으로만 보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꼼수가 숨어있으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진보넷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를 꼼꼼히 분석한 의견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설상가상 '신용정보법'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과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김병욱 의원 대표발의)은 개인정보 상품화를 위한 패키지 법안입니다. 그 중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최악입니다.

2014년 1억 건이 넘는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된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 이후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신용정보법이 개정되었는데, 얼마나 지났다고 오히려 개인정보의 공유와 활용을 더욱 확대하고 있습니다. 납세정보 등 공공기관의 공유가 확대되고, 신용조회회사에 영리 목적의 빅데이터 업무 겸영을 허용하며, SNS 정보와 같은 공개된 개인정보는 동의없이 활용하도록 하겠답니다. 내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쓴 내용이 내 신용평가에 반영된다면, SNS 이용이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방통위와 행안부의 개인정보 감독권한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이관되는데, 금융위원회는 여전히 버티고 있습니다. 금융분야를 빅데이터 테스트베드로 우선 추진하겠다며 개인정보 활용에 앞장서면서도, 뻔뻔하게도 개인정보 감독기구 역할도 계속 하겠다는 것이지요.

이번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일부 조항을 수정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수준이 아닙니다. 정부는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철회해야 합니다.

국회 '정보위 법안심사소위 방청 불가'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

여전히 국정원 개혁은 표류하고 있습니다. 12월 7일 정기국회가 마무리되었지만, 국정원을 개혁하기 위한 국정원법 개정 논의는 아무런 진척 없이 끝났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지난 11월 26일 법안심사소위를 한 차례 개최했을 뿐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해 제대로 논의조차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 개혁의 의지가 없어보이고, 자유한국당은 국정원법 처리를 훼방놓고 있습니다. 이번 국회에서도 국정원 개혁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이는 국회의 책임 방기입니다. 국회는 임시국회를 열어 국정원 개혁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합니다.

또한, 국회 정보위원회는 법안 논의마저 밀실에서 진행하려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국정원법의 개정을 논의하는 것이 국가안보에 관련된 사안인가요? 모든 권력 기관은 투명성과 책임성을 가져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국민의 알권리에 대한 국회의 인식이 한심한 수준입니다. 이에 국정원감시네트워크 활동가는 정보위원회의 회의를 비공개로 할 수 있도록 한 국회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였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개최

최근 몇 년 간 헌법재판소는 통신비밀보호법의 일부 규정들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통신 비밀을 보호하는 법률을 올바르게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위해 국회의원과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하여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지난 6월 28일과 8월 30일 헌법재판소는 기지국수사와 실시간 위치정보 추적자료의 제공 및 인터넷회선감청에 대해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을 근거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앞서 언급한 세 건의 헌법재판소 결정을 중심으로 해당 결정의 한계를 확인하고, 이를통해 인권법적 관점에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위한 큰 방향과 줄기를 제안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호중 교수의 발제를 통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은 일면 고무적인 측면이 있었으나, 실상 헌법재판소가 제시하는 개선입법의 방향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한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위헌결정을 받은 조항들뿐 아니라 「통신비밀보호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통신’은 어디까지이며,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해 보다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임을 확인 했습니다.

이미 정부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의 발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정보인권 침해를 최소화 하고, 인권법적 법체계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논의를 진행해야 할지 준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이날 토론회는 조지훈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의 사회, 이호중 교수(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정보인권연구소 이사장)의 발제로 이루어졌습니다. 발제에 이어 양홍석 변호사(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오지헌 변호사(법무법인 원), 한가람 변호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법), 오병일 활동가(진보네트워크센터)가 참석하여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 망중립성

5G 시대 개막, 망중립성이 문제?

© Jtbc 뉴스화면 캡처

12월 1일, 이동통신 3사가 5G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일제히 언론들은 5G 활성화를 위해 망중립성, 개인정보보호 등 정부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근거는 없습니다. 그저 이 기회를 활용해서 또 한번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것이죠.

나쁜 규제는 없애고 좋은 규제는 남기면 될 뿐입니다. 최근 화재로 인한 KT 통신 서비스 중단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통신사는 인프라의 안정적 관리라는 책임의식의 부재를 보여주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필요한 인력을 외주화했고, 화재 예방과 복구를 위한 투자도 외면했습니다. 보수작업마저 외주화하여 복구작업도 협력업체 직원들이 하고 있답니다. 5G 시대에 안정적인 통신을 위해서는 오히려 규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인터넷 상생발전협의회’는 12월에 마무리됩니다. 그동안 2소위에서는 망중립성 규제를 논의했지만, 역시나 결론없이 찬반 의견만을 보고서에 담았습니다. 9월에 비슷한 방식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꾸린 ‘5G 정책협의회’도 유사한 결론에 이르지 않을까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