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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정보인권] The Third Web{/}세 번째 웹

By 2022/01/28 3월 2nd, 2022 No Comments

편집자주 :

이번에 소개할 것은 웹3.0에 대한 소개와 이에 대한 비판을 다루는 글입니다. 웹3.0는 낯설더라도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NFT, 탈중앙화 어쩌구 등에 대해서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디지털 공간에서 소유권이 어쩌구 유명인, 기업, 작가 등 누가 뭘 팔며 나아가 메타버스 어쩌구 저쩌구함과 허황과 장황과 거품이 판을 치는 와중에 놀랄 만한 액수의 금액이 함께 언론기사를 장식하는 모습들을 곁들여서 말이죠.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한국 사회를 강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양한 파생 유행 키워드들이 등장했습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에 이은 메타버스, 그리고 이제 유행을 타기 시작한 웹 3.0 같은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일부 기술이나 개념들은 실제 변화나 공공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웹2.0” 이 유행 키워드이던 시절부터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고 비판했듯 이는 고작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극단적 마케팅 또는 과대 포장에 불과한 경우도 많습니다. 나아가 소수의 이익을 위해 공익적 가치를 역행하며 사실상 퇴보를 이끄는 경우도 있지요. 웹3.0과 그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의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 개념이 주장하는 “탈중앙화”된 인터넷에서 화려한 미사여구를 거둬내면 실제로 무엇이 남을까요? 이러한 기술들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또는, NFT를 통해 뭘 팔면 정말 제가 부자가 될까요?

번역오류는 policy 골뱅이 jinbo.net 으로 알려주세요.
제목 : 세 번째 웹
원문제목 : The Third Web
원문링크 : https://tante.cc/2021/12/17/the-third-web/
일시 : 2021년 12
작성 : Tante

들어가며

저는 이런 글을 쓸 일이 없길 바랬습니다. 블록체인이나 NFT 같은 건 모조리 망해서 경제사기를 다룬 책에 한 챕터가 되길 바랬죠. 하지만 2021년은 한없이 불운했고 결국 쓰고 말았습니다.

여러분은 Web3 또는 NFT 따위에 관심이 있어 이 글을 읽고 있겠지요. 누군가 당신에게 이 링크를 보내줬을 수도 있고, 당신이 어딘가에서 저를 팔로우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글을 통해 저는 특정 용어들이 의미하는 바와 그 기반이 되는 이념과 정치, 그리고 제가 그것에 대한 제 생각을 덧붙일 것입니다. 저는 Web3/NFT의 이념을 최대한 공정하게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까놓고 얘기하자면 저는 이것들을 싫어한다는 걸 명심해주세요.

제 글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왜 저의 말을 들어야 할까요? 저는 컴퓨터 과학자로, 수년 간 IT 분야에서 일하며 프로그래머로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위한 대규모 자동화 및 연구 프로젝트의 컨셉을 구상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 문제가 되는 해당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중심으로 사회적/조직적 절차를 설계하는 데에도 많은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독일 연방의회에서 블록체인과 그 가치 및 규제에 관한 전문 자문가였고 또 여러 출판물에서 관련 주제를 광범위하게 다뤄왔으며 블록체인/Web3 운동이 주목을 끌기 시작할 때부터 공개적으로 이를 비평해왔습니다. 또, 저는 어떠한 형태의 암호화폐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건 누구를 위한 글인가요?

이 글의 대상은 일반 대중입니다. 대체 이게 뭔 난리인지 궁금한 사람, 왜 이딴 것에 신경써야 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 NFT가 미래 또는 예술이라는 소리를 들어본 모든 예술가, 비디오 게임 관련해서도 비슷한 소리를 들어본 모든 게이머, 완전히 파악하기 힘든 이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웹의 미래가 어떻게 구축될 것인지 어느 정도는 들어본 사람, 진짜라고 하기엔 너무 좋게만 들리는 NFT 투자에 대해 지겹게 들어본 모든 사람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이미 들어봤거나 알고 있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먼저 설명드리려 합니다.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도록 특정 기술적 측면에 대해 설명할 것입니다. 챕터 제목을 보고 읽을 필요가 없는 부분은 건너뛰십시오. 본 글은 당신이 알아야 할 사항의 대부분을 다루고 있으며 몇 가지 저의 추가적인 의견과 생각이 담겨있습니다. 물론 저는 무엇이 제 생각이고 무엇이 객관적 설명인지 투명하게 쓸 것입니다.

가장 흥미있는 부분을 당신이 먼저 찾을 수 있도록 섹션 제목은 최대한 잘 써두었습니다. 이 글은 또한 필요에 따라 업데이트가 되는 현재진행중인 문서입니다. 글 상단 태그를 통해 버전을 확인해주세요.

간략한 웹의 역사

1990년, 팀 버너스-리는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이라는 용어를 만들고 현재 “Web 1.0”이라 불리우는 것의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이는 오늘날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기술에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이때 Web1.0은 시각적 표현과 디자인 옵션이 매우 제한된 형태로 소수의 사람들은 위한 장소였습니다. 사람들(대부분 과학자)이 자신의 작업물을 게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대부분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웹에 접근할 수 있던 사람들 (대부분 대학에 있던 사람들)은 빠르게 웹에 빠져들었고, 이들은 자신의 이러저러한 관심사에 대한 웹 페이지를 개설하거나 예술적 재료의 형태로 웹 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웹에 무언가를 게시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사람들이 보고 사용할 수 있는 걸 생산하기 위해선 다양한 기술 및 마크업에 대해 알고 있거나 최소한 기초적인 이해를 필요했습니다. 자신의 데이터를 호스팅할 수 있는 “웹 공간”에 대한 접근은 대개 대학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학생들로 제한되었습니다. 다른 생산자들이 웹에 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고, 1990년대 중반 최초의 온라인 상점이 생기며 인터넷의 상업화가 시작되었습니다.

1999년, “Web 2.0”이라는 용어가 탄생했습니다. 이건 컴퓨터에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것처럼 별개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일련의 포괄적 용어로 요약된 여러 다양한 사회적이고 기술적인 발전의 결정체였습니다. Web2.0은 기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웹 사이트를 개설할 수 있는 시각적 도구를 통해 누구나 뭐든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걸로 정의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를 “소셜 웹” 또는 “참여형 웹(participatory web)”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동료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의 웹 공간은 저렴하게 (또는 광고와 함께 무료로) 구축되었습니다. 웹 포럼은 엄청난 사건이었고 블로그는 서로의 작업에 대해 글을 쓰고 댓글을 달며 일부는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등, 블로그 네트워크로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Web2.0은 또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거대 플랫폼을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메타는 사용자가 만들어 올린 콘텐츠 덕분에 존재하며, 구글(검색 엔진 구글)이 현재 제공하는 검색물의 대부분은 사용자들이 명시적으로 제공하거나 사용을 통해 제공하는 데이터에 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Web2.0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후 자연스럽게 “Web 3.0”의 개념도 나타났습니다. 이는 웹의 데이터가 기계와 소프트웨어에서 읽히고 사용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으로, 주로 학계에서 다뤄졌으며 “시맨틱 웹(semantic web)” 이라고도 표현되었습니다. 그러나 살아남은 일부 기술을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이 아이디어는 실패했습니다. 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노력에 비해 돌아오는 이점은 크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경쟁상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상호운용성이 큰 기술에 거의 관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여전히 “웹 2.0”(비록 이 용어가 잘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에 있습니다. 웹 2.0은 아마 당신이 휴대전화를 통해 매일 사용할 수 있는 앱이나 그런 것입니다. 웹 2.0은 큰 성공을 이루었지만, 모든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Web3 추진을 위한 동기 

최근 Web3라는 용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시맨틱 웹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재발견해서가 아닙니다. “웹 2.0”의 새로운 추종자들이 등장한 것입니다.

이는 주로 “블록체인” 이라고 불리우는 특정한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웹3로의 이동을 추진하고자 하는 동기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가지이며 이들 중 일부는 서로 상충되기도 합니다. 이 동기들을 모두 나열할 순 없지만 매우 영향력있는 몇 가지를 요약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1. 동기 중 하나는 소수의 빅테크 기업(페이스북/메타, 구글, 아마존 등)이 현재의 웹을 집어삼켰다는 것입니다. 점점 법과 규제를 초월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빅테크 자본의 권력은, 사람들로 하여금 인터넷이 가져다 줄 원래의 가치와 약속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게끔 합니다.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해 사명을 “Meta”로 바꾼 페이스북은 얼마 전 인스타그램 유저 “@metaverse”의 닉네임을 강탈하기도 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메타/페이스북의 소유한 서비스입니다.) 사람들이 매일 같이 느끼는 이런 권력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웹을 고치자”고 생각하게 합니다.
  2. 블록체인 기술의 새로운 활용 사례를 찾아다녔던 일부 테키(techy) 집단은 블록체인 아이디어와 기술에 기반한 구조로 새로운 웹을 구축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가치 및 보편적 유용성이 입증될 거라 생각합니다.
  3. 해당 커뮤니티에 속한 예술가와 창작자들은 Web3를 창작물에 의존해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사회공학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로 보았습니다. 디지털 기술들이 작동하는 방식은 누군가의 창작물로 수익을 내는 것에 있어 오프라인 세상에서처럼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어디서나 무료로 스트리밍할 수 있는 MP3파일을 파는 것보다는 그냥 오프라인에서 CD를 파는 게 이론적으로는 더 쉽거든요. 노동을 통한 창작물이 어떤 비용도 없이 기본적으로 복사, 공유, 저장되는 이상 온라인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해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4. 벤처 캐피탈과 투자자들은 한동안 아직 드러나지 않은 큰 투자 기회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 분야의 우버(Uber for X)” 와 같은 투자 유행이 있었고 예전과 같은 수익을 내진 못했지만 전례 없이 많은 자본들이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Web3가 바로 이겁니다. 차기 구글의 첫 투자자가 될 수 있는 신세계, 지금보다 쉽게 원하는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신세계 말이죠.
  5. 마지막으로 “미래”의 일부이자 전위가 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 있습니다. 지루한 메인스트림이 사용하는 웹을 넘어 다음 단계의 웹을 구축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단지 당신을 주변에서 가장 스마트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에서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만들어나간다는 느낌까지 줍니다. 인터넷은 그 어떤 기술도 아니며 다음 단계를 구축하는 운동의 일부가 되는 것 자체가 본질적으로 동기를 부여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에 추가적인 다른 동기들 또한 있으며 보통 하나 이상의 동기를 갖고 있습니다. 벤처 캐피털은 돈 벌 기회를 보는 동시에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것에 실제로 특정한 역할을 한다 믿을 수 있습니다. 예술가는 페이스북/메타, 아마존, 구글에 질림과 동시에 자신의 작품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를 원할 수도 있습니다. 어쨋든 위의 다섯가지 동기가 이 분야 사람들을 이끄는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린 이미 이러한 동기가 각기 매우 다른 특성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떤 동기는 돈을 버는 것에 굉장히 구체적이고 또 어떤 동기는 매우 추상적이고 모호합니다. 어떤 동기는 Web3 지지자이든 아니든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만한 현재의 상황에 대한 분석과 매우 쉽게 연결될 수 있으며 반면에 어떤 동기는 신념과 정체성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동기들이 서로 만나서 섞이고 얽혀 Web3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고 솔직하며 자신감 넘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동기 중 일부는 크게 상충하고 있음이 명백합니다. 소수 대기업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웹을 구축하려는 일부 사람들은 우연하게도 이미 오래된 웹의 대기업에 자금을 지원한 동일인물들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사용처를 찾는 게 당신의 목표인 경우, 예술가가 실제로 작품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지 거의 신경쓰지 않고 무엇이 달성되든 간에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구축되길 바랄 것입니다.

Web3는 여전히 별 다른 짜임새 없이 규정된 아이디어의 집합이기 때문에 정확히 무엇이 무엇이고 어떤 것은 왜 아닌지 말하기 어렵지만, 가능한 한 잘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이를 위해 사용되는 기술을 이해해야 합니다.

기술

웹3 범주에 속하는 서로 다른 기술들을 쌓아올린 수많은 기술들에 대해 얘기하자면 백과사전도 집필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는 다음의 세 가지 기술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블록체인 데이터 구조, 두 번째는 non-fungible token(NFT)이라고 불리우는 블록체인 상의 특정한 인공물, 세 번째는 DAO라고 불리는 조직적 구조입니다. 이 글을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 간략하지만 이해할 수는 있게끔 이 정도만 이야기할 것입니다. 이러한 기술들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면 이 부분을 건너뛰고 읽으셔도 됩니다.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다면 읽어주십시오, 그렇게 길지는 않습니다.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법 중 하나이며 매우 고유한 종류의 데이터베이스입니다.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는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접근하기를 원하는 클라이언트가 있는 한곳 (물론 하나 이상이 될 수 있지만 설명의 용이성을 위해 단순하게 표현하겠습니다)에서 돌아가곤 합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저장하기 때문에 참여하는 네트워크의 모든 노드가 로컬에서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는 서버가 다운되면 저장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지만 탈중앙화된 방식(블록체인은 여러 분산화된 방식 중 하나일 뿐입니다)은 이러한 문제를 겪지 않아도 됩니다.

블록체인이 특별한 이유는 데이터를 구성하는 방식 때문입니다. 데이터는 블록에 삽입되고, 각 블록은 이전의 블록과 연결되어 “체인”을 형성합니다. 머클 트리(Merkle Trees)라고 불리우는 옛 아이디어로부터 블록체인이 따온 특별한 구조는 블록의 연결이 불록 자체를 불변으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블록체인에 저장하고자 하는 10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블록이 있다고 해봅시다. 블록에 저장할 데이터(블록이 생성된 때와 같은 메타데이터와 이전 블록의 식별자를 포함한 데이터)를  모은 후 이를 “해시hash”합니다. 컴퓨터 과학에서 해싱(hashing)이란 텍스트를 그에 해당하는 더 짧은 문자열로 변환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텍스트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구요. 그러니까 해시함수는 동일한 텍스트가 주어지면 항상 동일한 문자열을 출력하지만, 띄어쓰기를 추가하는 등 텍스트가 조금만 변경되어도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내놓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문자열인 “tante”를 잘 알려진 해시 함수 중 하나인 SHA-256으로 해시하면 eb4e5ad707b9c63725fdcb1fa645ec5cfdb284884ee3841eef274ed37fcc3c75입니다. “tante”에서 느낌표 하나가 추가된 문자열 “tante!”를 해시하면 ead36ca04a4d325c493e3871274efef1c02aa1cfc2f00667e61d560734485a15입니다. 이처럼 텍스트 속의 작은 변경이 해시의 엄청난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누군가 블록의 내용을 변조하면 즉시 확인할 수 있고 해시의 결과 또한 예측할 수 없기에 적절한 해시 함수를 사용한다면 이를 우회하거나 뚫는 방법을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해시를 생성하는 것도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해시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것도 아주 쉽습니다.

블록체인은 블록의 이러한 해시들을 이용해 체인을 형성하는 연결들을 만들어냅니다. 최신 블록은 해시를 통해 이전 블록과 연결되고, 그 이전 블록도 그것의 해시로 연결됩니다. 또한 해싱에 비용 소모가 거의 되지 않고 블록이 변조될 수 없음을 보장하기가 아주 쉽습니다. 이전 블록에 대한 링크가 해시이기 때문에 체인을 조작할 수 없고, 다른 조작된 블록의 링크를 지정한다면 사용중인 블록의 해시가 변경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명료한 방식은 블록체인의 내용물을 조작하는 것을 불가능하진 않지만 굉장히 어렵게 만듭니다. 무엇인가 입력되면, 우리는 이를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럼 이제 블록체인에서 데이터를 삭제할 수 없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의 삭제는 블록을 변경시킬 것이고 기본적으로 이후의 모든 블록의 해시를 변경해야 합니다. 트랜잭션을 실행취소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트랜잭션을 취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수신자가 전송받은 대상을 다시 보내는 것 뿐입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들은 모두 괜찮고 멋진 것들입니다. 많은 비-블록체인 도구들이 동일한 개념을 사용합니다(프로그래머들이 코드를 저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git과 같은 도구에 대해 들어본 적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블록체인이 특별한 이유는 탈중앙화와 동시에 일관성을 보장하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네트워크의 모든 노드는 결과적으로 동일한 데이터, 동일한 블록을 갖게 됩니다. 이는 일종의 난제입니다. 어떠한 통치자도 관리자도 없는 진정한 탈중앙화된 시스템에서는 충돌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 또한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네트워크 내에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합의 도출을 위한 전략

블록체인이 가장 악평을 받는 부분이 바로 이 합의 도출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이로 인해 일부 블록체인은 중위권 국가만큼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블록체인이 직면한 문제는 실제로 무척 어렵습니다. 중재하는 심판도 없고 모든 노드가 서로를 알거나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 어떻게 일관된 데이터 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시스템을 조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문제에 대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블록체인(비트코인 또는 이더리움과 같은)이 사용한 접근법은 “작업증명(Proof of Work)” 방식입니다. 차기 블록을 체인에 추가하려면 모두가 쉽게 검증할 수 있는 무언가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에서 블록을 생성할 때, 일종의 “주석”과 같은 추가적인 텍스트를 더할 수 있습니다. 이 주석/텍스트는 블록에 포함된 트랜잭션을 기능적으로 변경하진 않지만 다음 블록을 위한 해시를 계산할 때 사용됩니다. 이 주석은 해시를 엄청나게 변화시킵니다. 해시에 대한 설명에서 본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체인에서 충분히 복잡한 문제가 나올 수 있게끔 합니다.

사람들에게 “123으로 시작되는 해시 찾기”와 같은 작업을 지시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다른 트랜잭션 세트를 택하거나 순서를 바꾸더라도 이는 어려울 것이며 어쩌면 위와 같은 해시를 만들어내는 블록을 못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추가적인 주석은 사람들이 더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요구로 합니다. 사람들은 해당하는 속성을 가진 블록을 생성하기 위해 정확한 텍스트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을 것이고 어렵지만, 하여간 누군가는 맞출 수 있습니다.

누군가 해당 해시를 만들어내는 정확한 주석/텍스트를 찾아낸다면, 다른 모든 사람들 또한 누군가 답을 맞췄다는 사실을 금새 알 수 있으며 이후 다음 블록 생성을 향한 경쟁은 새로 시작될 것입니다. “채굴(mining)”에 대해 들어본 적 있을텐데요. 이 과정이 바로 채굴입니다. 다음 블록을 체인에 추가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이죠. (비트코인에서 채굴자는 블록을 채굴하며 이렇게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코인 일부를 얻을 수 있으며 또 자신의 트랜잭션이 빨리 블록에 추가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추가한 비트코인 보상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 뇌물이나 마찬가지죠!)

따라서, 작업증명 방식은 단어와 숫자들을 매우 빠르게 추측해내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체인에서 다음 블록을 생성하는 행위가 곧 보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추측하기 위해 막대한 에너지를 투자하게 되는 동기가 됩니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높을수록 블록 생성과 코인 보상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게 합리적인 것이죠.

작업증명 외 다른 전략들도 있습니다. 유명한 것 중 하나는 “지분증명(Proof of Stake)”라고 불리우며 이는 가장 많은 “토큰”(토큰에 대해서는 추후 설명하겠습니다)을 보유한 사람이 무엇이 다음 블록이 될지 결정하는 것이며, 이러한 권력을 남용한다면 토큰을 잃을 수도 있지요. 이 방식은 에너지 소모는 덜하지만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큰을 적게 보유한 사람과 많이 보유한 사람 간 권력 불균형과 같은 내재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부자가 항상 갈등에서 승리하는 것이죠)

기존 데이터베이스는 클라이언트가 로그인하고 데이터베이스는 그냥 심판처럼 누가 먼저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을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문제를 맞닥뜨리지 않습니다.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아키텍쳐는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어떤 게 진짜인지 믿을 수 없는 무한한 각기 다른 블록으로 “체인”이 쪼개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 체인이 내가 1000개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다 말하고 다른이의 체인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면, 문제가 있는 거죠.

기본적으로 모든 데이터가 블록체인에 저장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사용중인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트랜잭션을 저장합니다. 이는 한 계좌에서 다른 계좌로 토큰이나 가치(value)가 이동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자 그럼 토큰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토큰과 NFT

우리는 블록체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알고 있지만 그래서 비트코인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이론적인 수준, 가치나 화폐의 이론이 아니라 기술적인 수준에서 이를 살펴봅시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블록은 계좌 간의 트랜잭션을 저장합니다. 계좌는 암호키(cryptographic keys)를 생성하여 만들고 0 비트코인으로 시작합니다. 새 블록을 생성하거나, 특정한 방식으로 계좌에 비트코인을 보내는 방식으로 잔액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물건things”이 아닙니다. “디지털 물건digital things”은 더더욱 아니지요. 비트코인은 계좌의 원장을 추적하는 그런 추상적 개념 같은 것입니다. 만약 당신의 계좌가 당신이 1보다 많은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다 말한다면 당신은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듯 비트코인을 물건처럼 꺼낼 수는 없습니다. 비트코인은 계좌 간 이동에 대해 말하는 서술적인 기록일 뿐입니다.

그러나 모든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처럼 단순한 데이터 모델을 취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다른 대형 블록체인 중 하나인 이더리움을 예로 들면,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s)”라는 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실제하는 컨트랙트 즉 계약이 아니라 특정한 조건에서 실행되는 코드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이름에 오해의 소지가 다소 있습니다만, 이 같은 짧은 코드들은 모든 종류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고 심지어 새로운 종류의 디지털 객체를 생성할 수도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을 어떻게 주고 받을 것인가에 대한 딱 하나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지원하고 있는 셈이기도 합니다. 이더리움에서는 체인 자체에 배포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계약과 기능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당신이 스마트 컨트랙트로 처리되는 “테스트 코인”과 같은 새로운 토큰을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서 생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토큰은 “대체 가능(fungible)”합니다. 이는 보유하고 있는 토큰이 무엇이든 간에 같은 토큰이라는 겁니다. 당신은 이것을 분할하여 일부를 다른 곳으로 보내거나 다른 일부와 합할 수 있죠.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화폐와 같습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10유로짜리 지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걸 메모장으로 쓰거나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우지 않는 이상 말이죠) 당신은 10유로에서 0.5유로를 분할하여 어딘가에 줄 수 있습니다.

어느 순간, 사람들은 자신이 “대체 불가능한(non-fungible)”한 다른 토큰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분할하거나 합칠 수 없으며, 일련번호 1이나 13과 같은 숫자가 붙어 있는 토큰이냐와 같은 게 중요합니다. 이러한 대체 불가능 토큰은 물질적인 상품 또는 고유성이 있는 다른 무언가를 대리하는 데 가장 자주 사용됩니다. 이게 바로 NFT입니다. NFT는 ‘비용이 들지 않는 복제가능성’이라는 디지털의 본질적 진리와 반대되기 때문에 특별합니다. 오직 한 사람만이 하나의 특정한 NFT를 계좌에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합리적으로 복제될 수 없습니다. 같은 컨텐츠로 다른 토큰을 생성할 수는 있지만 이는 블록체인 상에서 다른 오브젝트일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가짜는 즉시 구별가능할 것입니다.

이러한 점을 제외하면, NFT는 블록체인 상의 다른 토큰과 같습니다. NFT는 계좌 사이에 오고 갈 수 있으며 이를 관리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는 필요한 조건을 충족했을 때에만 이동하도록 강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결제/지불이 완료되었을 때에만 이동하도록 할 수 있겠죠.

DAOs

DAO, 또는 “탈중앙화 자율 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s)”은 기본적으로 특정 임무가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조직을 어떤 형태의 공통적인 목표와 조직 운영 방식을 관리하는 일련의 규칙을 가진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여기엔 보통 특정 형태의 위계적인 권력 구조 또는 공통된 결정사항을 내리는 다른 형태가 포함되죠. DAO는 기본적으로 “코드가 법이다(code is law)” 이데올로기를 구현하는 것으로 어떤 문제에서 인간을 제외시키게끔 합니다.

DAO는 정보와 이벤트에 기반해 어떤 것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스마트 컨트랙트입니다. 예를 들어 돈을 언제 어디에 투자할지 결정하는 코드가 가장 일반적인 DAO죠. 사람들은 그들이 보유한 토큰을 DAO에 투자할 수 있고 DAO는 컨트랙트의 코드에 따라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하여간 DAO는 기본적으로 그냥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사례에 구현될 수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DAO는 그냥 스마트 컨트랙트에 불과하며, 블록체인 이전에는 실제로 거의 쓰이지 못했던 ‘사회 공학의 한 형태로 간주되는 조직 형태’와 관련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기술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더 많은 세부사항 및 다른 속성과 주장을 하는 블록체인이 있지만, 일반적인 아이디어는 모두 다룬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Web3가 실제로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그래서 Web3가 무엇인가요

Web3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당신이 기술적인 개요 부분을 스킵했다면, 다시 돌아온 걸 환영합니다. Web3가 실제로 무엇인지 요약해봅시다. Web3는 명확하게 정의된 기술, 프로토콜, 워크플로우의 조합이 아니며 사실 Web2.0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Web2.0과 마찬가지로 Web3 또한 특정한 추정 및 기술적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하나의 포부로 가득찬 용어이자 중복되는 비전과 이데올로기 및 목표의 조합이기도 합니다. 많은 면에서 Web3는 뭔가 하고 있으며 이를 Web3라 부릅니다. 그러나 이 모든 모순과 불명확성과 같은 몇 가지가 Web3의 토대가 됩니다.

간단히 설명해보겠습니다.

 

Web3는 인터넷을 급진적으로 탈중앙화시키고 개별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존의 네트워크 기술 위에 블록체인 기반의 백엔드 및 인프라 레이어(infrastructure layer)입니다. 개인이 새로운 인프라 내에서 활동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 (신원identity 관리, 컨텐츠 저장 등)는 탈중앙화된 스마트 컨트랙트나 이를 기반으로 구축된 서비스를 통해 제공됩니다. Web3 인터넷을 사용하는 프론트엔드는 여전히 현재의 그것(브라우저 기반 앱)과 비슷하지만 중앙집중화된 서버에서 컨텐츠를 가져오는 대신, 개인들에게 그들이 생성 또는 구매한 컨텐츠나 데이터에 대한 집행할 수 있는 소유권을 부여하는 블록체인 기반 컨텐츠 제공자로부터 컨텐츠를 가져옵니다.

 

Web3는 지금 사용하는 브라우저를 버리고 새 것을 쓰기 위한 게 아닙니다. 사실 많은 것들이 바뀌어서는 안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다른 사람의 블로그 글 밑에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댓글은 그 사람의 서버에 들어가는 대신 블록체인에 저장되며 당신의 신원 중 하나에 부착되어 절대 완벽히 삭제할 수 없게 됩니다. 원본 블로그 글 밑에서는 안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여전히 존재하고 원본 콘텐츠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신원은 이 개념에서 상당히 중요합니다. 법적인 신원이 아니라, “토큰을 갖거나 컨텐츠를 부착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ID의 집합”인데, 토큰은 오직 소유자가 있을 때에만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Web3는 모든 사람이 원하는만큼의 ID를 제공하며 여기에 모두 토큰을 부착하거나 웹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하고  “1인 1계정” 시스템이 아닙니다.

또한 Web3는 토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토큰이 되어야 합니다. 도메인? 토큰이어야 하죠. 블로그 글? 토큰이어야 하죠. 트위터와 같은 서비스 상 당신의 계정? 토큰이어야 하죠. Web3는 바꿀 수 있는 모든 것을 토큰으로 바꿉니다. 토큰이 블록체인 상에서 잘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진짜” 소유권을 가능케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도메인이 누군가 소유한 NFT일 경우, 그 도메인을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 논쟁은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누가 그 토큰을 소유하고 있는지는 분명합니다. 누가 어떤 컨텐츠를 지우거나 수정(새 버전을 업로드하듯이)할 수 있습니까? 당연히 각 토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여러 사람이 하나의 토큰을 보유하고 토큰 전송과 같은 합의가 필요한 일이 있을 시 그 방법에 대한 규칙을 정의하는 설정들도 있습니다.)

이 모든 건 좀 이상하게 들리긴 하지만 일부 좋게 들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제가 이에 대해 보다 단호한 의견을 말하기 전에, 먼저 어떠한 믿음과 정치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Web3의 이념과 정치

모든 기술과 인공물에는 정치가 있습니다. 어떤 인공물은 그 구조와 본질에 정치적 견해가 깊게 내재되어 있지요. (예를 들어, 총에는 폭력의 정치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또 어떤 인공물은 그걸 설계하고 사용하는 사람들 및 커뮤니티로부터 정치를 이어받습니다.

Web3에서는 이러한 두 종류의 정치가 분명히 나타납니다. Web3는 현재 웹에 몇 가지 새로운 기능을 더하고 일부 버그를 잡는 단순한 기술적 업데이트만이 아니라, 웹을 완전히 기술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재설계하는 것입니다.

Web3 서비스는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던 기존의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이미 존재하는 이데올로기의 새로운 모습 또는 그보다는 더 급진적인 모습 하에서 그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Web3의 정치적 견해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주요 정치/이념은 많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일부를 아래에 골라봤습니다.

탈중앙화

Web3 커뮤니티는 탈중앙화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블록체인은 흔히 ‘설마 망하기야 하겠어’ 싶던 은행들이 세계 경제를 다같이 지옥으로 몰아넣었던 이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개발되었습니다. 블록체인은 근본적으로 이러한 위기를 피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Web3가 수용한 이데올로기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Web3 프로젝트 웹사이트에서 “탈중앙화”를 주요 기능 중 하나로 내세우는 걸 찾아볼 수 있습니다.

탈중앙화는 공정 또는 평등에 대한 일종의 대리인, 또는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사용됩니다. 중앙집중화된 방식의 시스템은 신뢰할 수 없고 부패할 뿐만 아니라 어떤 이유에서건 컨텐츠를 삭제하거나 차단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유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투명성

탈중앙화된 접근법 외에도 Web3가 좋아하는 것은 투명성입니다. 모두가 블록체인을 보고 뭐가 진짜인지 알 수 있으니까요. 진실이 무엇이며 숨겨진 정보가 있냐 없냐와 같은 논쟁 따위는 없습니다. 모두 같은 사실을 알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움직입니다. 투명성은 탈중앙화와 마찬가지로 네트워크의 무결성과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Web3의 또 다른 구성 요소입니다.

소극적 자유와 검열

Web3는 자유의 소극적 개념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건 어떤 가치판단이 아니라, 자유의 개념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Web3에서 자유란, 대개 규제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검열될 수 있다는 생각이 대부분 Web3 사상과 관련되어 있으며, 콘텐츠에 대한 삭제나 차단은 현재 웹이 바뀌어야 한다고 Web3 지지자가 주장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자유에 대해 굉장히 자유지상주의자적자 소극적인 이런 이해는, 대부분 Web3 서비스의 사회적/정치적 구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들의 “정치”에 있어, “국가”나 “정부”는 기본적으로 무지하고 사악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존 페리 발로우가 작성한 “사이버스페이스 독립선언(Declaration of the Independence of Cyberspace)”이 제시했던 사고의 회로를 이어가 Web3는 자신의 영역에서 정부를 주요 참여자로 보지 않습니다. 정부는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되며 Web3는 분명 국가나 정부를 직접적으로 대체할 수 없지만, 거대하고 느린 구조의 정치기구보다 DAO와 같은 개념이 사람들을 조직하는 데 더 나은 방법으로 제시되고는 합니다. 기본적으로 Web3는 스마트 컨트랙트에 동의함으로써 규칙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봅니다.

코드가 법이다

Web3에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토론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치”를 위한 공간 같은 게 없습니다. 대신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구조가 작동하는 걸 성문화하는 것으로 그 자리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현재 우리의 웹은 많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시스템을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웹에서 누군가 다른 사람이 소유한 등록상표를 도메인으로 등록해 점유해버린다면, 그 도메인을 해제하는 과정은 복잡하며 항상 공정하거나 평등하지도 않고 골치도 아픕니다. Web3에서는 올바른 토큰을 소유하고 있느냐가 모든 것의 중심이 됩니다. 그게 법입니다. 그리고 이 법이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 또는 적용될 수 있기나 한 건지에 대한 논쟁도 없습니다. 당신이 토큰을 소유하고 있다면, 당신은 그 토큰이 가리키는 것을 소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래중심주의와 소유권

마지막으로, 아마 예측하셨겠지만 Web3는 소유권의 망(web)입니다. 모든 물체는 누군가에 의해 소유되고 모든 물체는 다른 누군가와 거래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적재산의 소유권과 관련된 규칙이 법에 있지만, Web3는 이러한 소유권에 대한 구조 자체를 투명하고 견고하며 깨지지 않게 만듭니다. 소유권은 판매되거나 부여될 수 있으며 다른 형태의 접근(토큰을 사지 않아도 블로그 게시물을 읽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유권 구조의 모습은 현재까지는 합리적으로 불가능했던 수많은 새로운 형태의 경제적 활동의 기초를 형성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어떤 회사가 당신의 개인정보를 원한다면 그 대가로 당신에게 뭔가를 지불케 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개인정보 보호 활동가들이 한동안 주장해 온 것처럼 말이죠.

여기까지 Web3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만큼 Web3를 구성하는 핵심 정치적 이념/사상과 믿음들이었습니다. 사실, 블록체인 자체가 동일한 경향을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것으로 설명은 끝났고 다음이 마지막 장입니다.

그래서 Web3가 뭐가 문제인가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왜 많은 시간을 들여 이렇게 긴 글을 썼을까요. Web3를 원하는 사람들이 그냥 자기들이 원하는 걸 만들도록 놔둘 수 없는 걸까요? 왜 제가 Web3에 대해 대중적으로 경고하고 비판하는 걸까요?

이 아래 부분은 제가 제시하는 주요 비판점들입니다. 살펴볼 사례와 관점에 따라 여러 다른 주장이 쓰일 수 있지만 결국 기본적으로 모든 Web3들에 적용됩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자면, 이 부분은 제가 “어느 정도 중립적으로 문제를 제시하려고 노력” 해본 챕터입니다.

기술적 메리트

본 글의 앞 부분에서 설명했듯이 저는 많은 경험을 쌓아온 컴퓨터 과학자입니다. 이러한 저의 관점에서 Web3의 주요 문제 중 하나는, Web3가 그냥 나쁜 엔지니어링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성능발휘도 확장도 하지 못하는 블록체인

많이 사용되는 블록체인인 이더리움은 저 옛날 애플2 컴퓨터 수준의 계산(처리)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순수한 처리 능력의 차원에서 너어어어어어무나도 느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기에와 같은 국가 단위의 많은 전력을 소모합니다. 그럼에도 예전 라즈베리 파이 컴퓨터보다 처리 능력이 떨어지지요. 처리 능력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가 모든 블록에 대한 합의를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까지 감안해야 해서 트랜잭션을 추가하는 것이 그냥 엄청나게 느립니다. 비트코인은 현재 초당 약 4.5개의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모든 비트코인에 대해서요! 이더리움은 이보다는 간신히 더 나아 초당 30개의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믿기지 않게 낮은 수치입니다. 신용카드를 처리하는 VISA 네트워크는 최대 초당 24,000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초당 1,740건 정도입니다.) 비교가 되는 수준인지 숫자를 보십시오.

현재 존재하는 Web3 서비스는 대부분 소수의 너드만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작동하는 것입니다. 이건 그냥 구조적으로 무언가를 대량으로 처리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물론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죠. 예를 들어 하나의 결정자(arbiter)를 정의하여 합의 형성을 위한 요구 사항을 제거해버린다면 훨씬 빨라질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면 중앙집중화된 데이터베이스와 차이가 없죠, 괜히 사용만 불편한 중앙집중화된 데이터베이스가 됩니다.

Web3는 보안에 있어 재앙입니다.

신용카드 데이터를 도난당하면 매우 짜증날 겁니다. 새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고 신용카드 회사에 전화해 이러저러한 거래기록은 사기라고 말해야 하겠죠. 귀찮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보호 시스템이 있는 셈입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꽤나 잘 작동하죠.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에는 “실행 취소(undo)”가 없기 때문에 이런 모든 보호 시스템이 사라집니다. 만약 당신이 노후자금을 비트코인으로 모아두었고, 누군가 당신의 키(key)에 접근할 수 있다면 코인은 모두 사라지고 당신은 개털이 될 겁니다. 버튼을 잘못 클릭하는 일은 꽤 쉽게 일어납니다. 일상의 실수를 생각해본다면, 사람들디 피싱 메일을 클릭하도록 유도하거나 완전히 방어하긴 힘든 바이러스를 컴퓨터에 감염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컴퓨터 바이러스가 실수를 바로잡을 틈도 없이 모든 자산을 날려버릴 수 있다면, 그건 우리가 꿈꿔서는 안될 세상입니다. 우리는 더 적은 수의 사람들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Web3는 그저 블록체인의 사용처를 찾기 위한 것입니다.

엔지니어가 문제를 받아들일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요구사항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구축해야 할 시스템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시스템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등 말이죠. 그런 후 기존의 기술들을 살펴보고 어떤 기술과 플랫폼이 해당 요구사항에 가장 적절한지 체크합니다. Web3는 그 반대입니다. 규제 바깥에서 세금을 피하기 위한 보안 거래에만 유용하게 사용되는 블록체인(비트코인)이 이미 있었지만, 사람들은 다른 어딘가에서도 블록체인이 사용되는 걸 보고 싶었습니다. 블록체인이 등장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실제 활용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문제(웹은 중앙집중화되어 있으며 소수 기업의 통제에 놓여있다!)를 재구성하고 그 해결책으로 블록체인을 밀어붙이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해결책이 아니며, 블록체인은 조세회피 외 별도의 사용 사례를 찾아낸 것 또한 아닙니다.

NFT는 본연의 기능을 못 합니다.

Web3는 토큰, 특히 NFT를 통해 최소 블록체인 바깥의 무언가나 심지어 실제 사물까지도 모델링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누군가 자신이 모나리자를 소유하고 있다 주장하는 NFT를 만들었다고 해서 실제 그 사람이 모나리자를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물론 누군가는 실제 모나리자를 소유하고 있겠지만요). 토큰이 뭐라고 말하고 가리키는지 상관없이 말이죠.

또한 NFT에는 어떠한 법적 권리도 없습니다. 당신은 못생긴 원숭이 그림작품으로 링크되는 NFT를 소유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당신은 다른 무언가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하는 무언가를 소유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에 대한 권한/권리는 없죠. 같은 객체(object)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수많은 경쟁 관계의 블록체인과 NFT 컨트랙트가 있습니다. 그냥 다른 사람도 ‘당신이 소유한’ 원숭이 그림을 링크하고 이를 본인 소유라고 주장하는 NFT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당신의 NFT가 다른 사람의 NFT보다 나은 게 무엇입니까?

NFT는 너무 쉽게 느껴지기 때문에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냥 여지껏 그래왔듯 물건을 만들고 그 물건을 팔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사람들은 여전히 이미지에 마우스 우클릭하여 다운로드하고 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소유권”이란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요? 기본적으로 무언가 강제할 수 있는 권리조차 없는 소유권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당신이 소유한’ 원숭이 그림을 올리는 걸 보며 화를 내고 조리돌림 당할 기회를 얻을 뿐입니다.

NFT는 기묘한 사기이며 심지어 어떤 경우에도 필요가 없습니다. 진정으로 디지털 작품을 판매하고 싶은 거라면, 우린 이미 오랫동안 그렇게 해왔습니다. 포트나이트나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대다수의 무료 게임들은 우리에게 스킨과 같은 코스튬 아이템을 현금 결제로 팔고 있습니다. 개인들 또한 한동안 디지털 작품을 판매해왔습니다. 예전, 디아블로 같은 게임에는 플레이어가 획득한 디지털 아이템을 다른 플레이어에게 판매할 수 있는 장터도 있었습니다. NFT는 혁명이 아닙니다. 그냥 우리가 이미 했거나 이미 효율적으로 하고 있는 걸 보다 더 귀찮고 거추장스럽고 복잡한 방식으로 다시 실행하는 겁니다.

오라클 문제

현실 세계와의 관계 또는 추상적이거나 법적인 것들에 대해 말해야(가리켜야)하는 Web3 및 블록체인 등에게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컴퓨터 과학에서 “오라클 문제”라고 부르는 문제죠.

오라클 문제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시스템 내부에서는 시스템 외부의 진술이 진실한지 거짓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시스템이 컴퓨터 프로그램인 경우, 컴퓨터 내부에 없는 외부 날씨에 대해 파악할 수 없습니다. 날씨를 컴퓨터에게 알려주는 센서나 인터페이스를 구축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모든 것이 해당 센서에만 의존하게 됩니다. 이 경우 센서가 날씨를 잘 파악하는지, 작동은 잘 하는지, 신뢰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겠죠.

Web3는 모오오오든 것들을 일부 블록체인에 기록해두길 원하지만, 그 중 많은 것들은 (예를 들어 현실 물체의 소유권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중간자를 통해서만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권력자가 없는 탈중앙화된” 접근법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리고 만약 사람들이 블록체인 상 기록은 업데이트하지 않은 채 현실 세계에서 물체를 주고 받는다면? 모든 것이 일그러지고 망합니다.

불변하며 덧붙이는 것만이 가능한 데이터 구조에 세상 사물과 그 관계에 대한 증빙만 넣으면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은 나이브할 뿐만 아니라 컴퓨터 과학 기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기후위기라고… 들어는 보셨지요?

이 이야기도 빼놓을 순 없죠. 현재 대다수의 사람들이 Web3 뭐시기들에 사용하는 블록체인인 이더리움은 작업 증명(Proof of Work) 합의 알고리즘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네덜란드 같은 한 국가가 사용하는 정도의 전력량을 사용합니다. 여기엔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습니다. 5년도 안 된 싸구려 스마트폰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이 “세계 컴퓨터”는 중소 국가 규모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유발합니다. 만약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을 검열로 잃게 될 위기에 처했고(물론 아니죠) 심지어 블록체인이 그 글을 검열 삭제로부터 구할 수 있다 치더라도(이것도 물론 아님) 그 대가로 치를 환경 파괴의 규모를 생각한다면, 과연 이게 합리적인 일일까요?

비트코인은 특히 대부분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를 사용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설령 그렇다 치더라도, 중소 국가 규모의 에너지를 너드들을 위한 카지노에 사용해야 할까요, 아니면 병원이나 대중교통 또는 난방을 위해 전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해야 할까요?

이더리움이 몇 개월 안에 보다 지속가능한, 합의 알고리즘으로 전환할 거라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뭐 몇 개월 안에 전환한다는 소식을 몇 년 동안이나 듣고만 있습니다.

암호화폐 채굴로 낭비되는 전자 폐기물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블록체인과 Web3 지지자들은 인권을 외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숨 쉴 만한 공기와 함께 가난한 사람들이 가뭄에 시달리거나 홍수로 익사하는 일 없이 지구에 거주할 수 있는 권리 또한 인권이며, 블록체인 사용에 근본적으로 반대되는 권리이기도 합니다.

Web3는 피라미드 구조입니다.

암호화폐는 이른바 제로섬 게임입니다. 누군가가 챙긴 돈은 다른 누군가가 넣은 돈이라는 얘기죠. 누군가의 이익은 누군가의 손실입니다. 가격이 오른 암호화폐를 많이 갖고 있는 이들이 그 코인을 실제 돈과 교환해줄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골치가 꽤나 아플 것입니다. NFT가 부풀어버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죠. 이들은 이더(이더리움 토큰)를 구매해야만 NFT를 만들거나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에 사람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블록체인을 “네거티브섬 게임negative-sum games”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누군가 잃기 전까지 아무도 이 게임에서 재정적으로 승리할 수 없으며 이러한 부의 분배와는 관계 없이 이 게임 자체가 환경을 파괴해 전보다 세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공간에 더 많은 사람들을 데려오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엄청나게 유용한 Web3 서비스가 있더라도 (물론 없습니다) 사람들을 극단적인 리스크에 노출시킬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말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기술자로서 저는 특정 위험한 기술의 사용으로 인한 위험성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도덕적 의무를 느낍니다.

특정한 시스템의 목적은 그 시스템이 무엇을 하는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 하는 일이 사기와 불법 피라미드(pyramid schemes)라면 그 시스템의 목적도 사기와 피라미드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시스템은 없어져야 하겠죠.

Web3는 거짓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Web3는 “탈중앙화”라는 포괄적인 용어 하에 수많은 이것 저것들을 약속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탈중앙화라는 개념은 공정과 평등, 이해관계를 논하기 위해 필요한 논의를 대체해버리는 공허한 페티시일 뿐입니다. “이건 탈중앙화되어 있다구요!”라고 외친다고 해서 무조건 권력 관계가 바뀌지 않습니다. 이메일은 탈중앙화되어 있고 내 이메일 서버는 구글 지메일이 가진 것과 똑같은 프로토콜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둘은 전혀 같지 않죠. 만약 구글이 제 메일 서버를 차단한다면, 저는 대부분의 인터넷과 더이상 연결될 수 없을 것입니다. 탈중앙화는 공허한 발상이며, Web3 커뮤니티가 공정함에 대한, 나아가서는 독점에 관한 문제에 대한 해답이 없다는 걸 숨기기 위한 연막작전일 뿐입니다.

저는 일부 사람들이 선한 의도로 Web3에 참여하고 있다는 걸 믿습니다. 이들은 소수 기업의 독점 하에 웹이 통제되고 있다는 걸 싫어하며 이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Web3의 새로운 구조로는 동일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장치 따위가 없습니다. 웹은 기술 그 자체 때문에 중앙집중화되어 있는 게 아니며, 현재의 웹 또한 기술적으로는 탈중앙화되어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와 사회 구조는 중앙집중화되어 작동합니다. Web3가 있어도 이 구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Web3의 전체적인 구조 또한 이미 매우 중앙집중화되어 있습니다. 토큰을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는 아주 소수에 불과하고 NFT시장은 더 극소수입니다. Web3는 거의 존재하지도 않지만 이미 중앙집중화되어 있습니다.

투명성 또한 공허할 뿐입니다. 토큰이 도둑 맞았다는 걸 볼 수 있으면 뭐합니까? 되찾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말이죠. 집행할 수 있는 힘이 없는 투명함은 그냥 잔인할 뿐입니다.

Web3는 정치에 관심없는 게 아니라 반정치적입니다.

Web3 지지자들은 “모두를 환영합니다. 우리는 중립입니다”라고 말하며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는 걸 좋아합니다. 기만에 가득찬 반동 우익 자유지상주의 사상에 크게 기반을 두고 있는 커뮤니티에 우리가 참여하고 싶어하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말이죠.

Web3는 많은 부분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정치를 빼앗고자 하며, 이는 “중립”으로써가 아닌 시민의 참여를 위한 민주적 권리와 규칙을 빼앗기 위함입니다. 코드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논쟁과 정치적 투쟁의 여지가 없다면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은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권력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조직하며 투쟁할 수 있을까요?

정치는 투쟁입니다. 정치는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투쟁하고 때로는 그 반대편에 대해 대항하는 것입니다. Web3는 “참견하지 마시오” 정도를 원하는 게 아니라 정치의 과정 자체가 멈추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자원과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이 구성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로 조직된 세상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Web3는 부의 축적을 위한 새로운 공간일 뿐입니다.

수많은 벤처캐피탈 사람들이 Web3에 빠져있는 것엔 다 이유가 있습니다. Andreessen Horowitz 같은 투자자들은 Web3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죠. Web3가 부의 축적을 위한 새로운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완전히 자본화 및 금융화되지 않은 분야가 마침내 자본 축적의 수단이 되어 벤처캐피탈을 더욱 더 부유히 만들 것입니다.

디지털 생활에는 현재 실제로는 판매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걸 바꾸고 싶어하죠. 모든 것은 사고 팔려야만 하고, 모든 것은 단지 투기를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이들이 (현재처럼 사거나 빌리는 대신) 당신의 다양한 토큰을 일부 서비스에 재판매할 수 있게 하는 이유는 투기를 위한 더 많은 시장을 만들고 빈틈없이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방식으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설정하기 위함입니다.

이는 정치적인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은 사고 팔아야 할 재산이라는 구식 우익 발상을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Web3는 이게 구식 발상이라는 걸 바꿔내기 위한 것이기도 하며, 인권 문제에 디지털 방식으로 먼저 접근하여 발상을 전환시키면, 현실-아날로그 세계에서도 인권을 악화시키는 게 쉬워질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내 모든 데이터를 팔 수 있는 데, 신장이나 간을 못 팔 이유가 어디에 있나?

나가며

사람들이 웹 자체에 대해 새로이 사고하고 싶어하는 많은 동기를 이해는 합니다. 독점, 권력의 불균형, 불평등과 불공정 등 말이죠.

저는 특히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들(창작자들)이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한 적절한 경제적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아다니고 있다는 것과, NFT를 팔아 큰 수익을 내는 게 쉬워 보인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예술 작업 또는 뭐든 간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도 적당한 의식주를 갖추고 서로를 돌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Web3가 아닙니다.

Web3는 해결책이 아닐 뿐더러 해결책이 되고 싶지도 않아 합니다. Web3는 새로운 중앙집중화된 주체가 등장하는 걸 막지 않을 것이고, 진정으로 권력을 분배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저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중요한 시스템의 작동방식들을 없애버리길 원할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Web3는 굉장히 도덕적으로 잘못된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 정보에 대한 접근권과 잠재적인 표현의 자유를 준다는 인터넷의 약속은 말 그대로 지구와 환경을 불태우는 무법적 카지노로 대체되려고 합니다. 이런 비극이 또 있을까요.

우리는 고립되어 있지 않지만 Web3의 지지자들은 우리를 더욱 개인화시키고, 우리의 디지털 및 나아가 아날로그적인 모든 것까지 객체화하여 정치를 대체하고 반-자동화된 자산 거래를 위한 투기의 대상으로 바뀌길 원하고 있습니다. 생태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은, 일상의 완전한 금융화와 비정치화를 꾀하는 것이죠.

Web3는 유토피아적인 비전이 아닙니다. 이는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여러 정치적 사회적 진보에 대한 선전포고입니다. 그리고 저는 투항할 마음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