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의 기생수, 날강도, 그리고 반칙왕을 조심하라
이광석 (뉴미디어 평론가)
미국의 좌파 지리학자인 데이빗 하비는 몇 년전 한 알튀세리앙의 잡지에 실은 그의 글에서, 현대 자본주의의 미래상을 점검하면서 자본주의를 “모든 것을 파괴하면서 달리는 브레이크 없는 기차”와 같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이는 인간 삶과 의식의 미시적인 결 하나 하나에까지 자본의 거대한 기차가 무참하게 휩쓸고 지나감을 의미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브레이크 없이 휘몰아가는 현대 자본주의의 의식적 체제 ‘동원'(mobilization)의 속도전을 연상시킨다. 이는 물질과 의식 모든 영역에서 질곡을 만들어가는 자본주의 미래의 우울한 비전이다. 미래에 대한 암울한 비전은 희망의 가능성을 절대적으로 부정하고 출발하지는 않는다. 항상 그 둘의 긴장 관계를 놓치지 않는다. 예컨대, 인터넷이란 새로운 매개체를 통해 우리는 억압과 희망의 꿈을 동시에 꾼다. 마찬가지로 이 꿈은 분명 미래에 대한 전혀 근거없는 상상만으로 이루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