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전기통신사업법(안)
가.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사실상 모든 인터넷 정보를 검열하게 된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제53조에서는 불건전한 정보의 유통방지 및 제한과 이용자의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서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정보에 대한 심의, 인터넷등급제 촉진, 명예훼손에 대한 피해분쟁 등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불온통신에 대한 개념이 "불건전한 정보의 유통방지 및 제한"이라는 문구만 바뀌었을 뿐 사실상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 하여금 모든 정보에 대한 검열을 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에서는 심의대상이 되는 정보를 "일반에게 공개될 목적으로 유통되는 정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모든 정보는 거의 대부분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목적으로 제공되는 바, 이는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모든 정보를 사실상 검열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나. 정보내용등급자율표시의 촉진은 결국 타율적인 인터넷 등급제를 의미한다.
정보통신부는 일명 "통신질서확립법"에서 인터넷등급제가 사회적 논란이 일자 시민단체의 의견을 대폭 반영하여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보도자료를 낸바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부는 전기통산사업법을 통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 하여금 "정보내용등급자율표시를 촉진"하도록 임무를 부여함으로써 사실상의 국가행정기관에 의한 인터넷내용등급제를 추진하고 있다.
자율등급제의 필요성이 있다면 말 그대로 인터넷서비스제공자와 인터넷이용자를 포함한 시민, 민간단체들에 의해 순수하게 자율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 하여금 인터넷내용등급제를 촉진하도록 하는 것은 자율등급제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명예훼손분쟁을 조정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개정안중에서 특히 행정기관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 하여금 개인들 사이의 명예훼손분쟁에 직접 개입하여 조정을 하도록 하겠다는 조항은 사법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개인들 사이의 명예훼손분쟁을 행정기관이 직접 개입해서 조정하도록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행정기관에 의한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요소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에 삭제되어야 한다.
라. 위헌소지가 있는 정통부장관의 삭제명령권과 불온통신규정 문제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법률안에는 그동안 위헌소지가 많다고 비판받아온 정보통신부장관의 삭제명령권, 애매한 내용의 불온통신규정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이 조항은 위헌소지가 없는 형태로 개폐하는 부분이 삽입되어야 할 것이다.
2000년 10월 19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진보네트워크센터·함께하는시민행동·PeaceNet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