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

김포경찰서와 김포시청의 활동지원관련 무작위 개인정보공유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나쁜 결정을 규탄한다

By 2018/09/17 No Comments

우리는 2015년 6월 14일 김포경찰서장의 묻지마식 정보수집과 김포시장의 정보제공, 그 근거가 된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 경찰관직무집행법 제8조 제1항,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7호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지난 8월 30일, 김포경찰서장의 정보수집행위와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 경찰관직무집행법 제8조 제1항,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7호에 대한 청구를 각하하고, 김포시장의 정보제공행위에 대한 청구는 기각하였다. 우리는 이 결정이 수사기관이 광범위한 정보수집과 공고기관의 제한 없는 정보제공에 면죄부를 주었다고 생각하며, 이 결정을 강하게 규탄한다.

김포경찰서장은 2015. 6. 26. 수사협조공문 등을 통해 김포시장에게 김포시의 장애인 활동지원사와 그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요청하였고, 이에 김포시장은 2015. 7. 3.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관내 장애인 활동지원사와 이용인 600여 명의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주소 등을 김포경찰서장에게 제공하였다. 김포경찰서는 이렇게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장애인 활동지원사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였고, 57명의 장애인 활동지원사를 조사하여 그 중 37명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였다. 이 조사과정에서 장애인단체와 노동조합 등이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접한 이후 정보제공의 문제에 대하여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하였고 결국 조사가 57명에 그치게 되었다.

수사기관은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에 따라 공무소에 ‘수사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요구할 수 있으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직무수행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공공기관에 사실 조회를 할 수 있는데, 위 규정들에서는 정보제공요청의 근거가 무엇인지, 그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주체에 따라 거쳐야 하는 절차가 어떻게 다른지를 명확하게 정하지 않고 있다.

위와 같이 불명확한 규정에 따라 수사기관이 정보 제공을 요청하면, 요청을 받은 공공기관은 그 정보가 엄격히 보호되어야 하는 개인정보라 할지라도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수사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7호는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해당할 경우에는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인 수사기관에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 조항은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로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제공 가능한 범죄의 종류’,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공공기관은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는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개별적인 판단 없이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기계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고지하지 않고 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김포시장도 그러하였다.

이러한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수집과 이에 대한 개인정보 제공은 정보주체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김포경찰서장의 정보수집과 김포시장의 정보제공, 위 법률들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이번 헌법소원을 계기로 수사기관의 정보털기식 수사 관행과 지자체의 기계적인 정보제공 관행에 제동이 걸리기를 기대하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오히려 이런 관행에 면죄부를 주었다.

헌법재판소는 김포경찰서장이 정보제공을 요청했을 때 그 제공 여부가 순전히 김포시장과 같은 제공기관의 재량에 달린 문제라고 보았다. 그리고 김포경찰서장의 요청은 강제력이 없는 임의수사에 해당하므로 영장주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도 하였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요청한 정보가 방대하고 포괄적인 경우에는 그 정보들이 정말로 수사에 쓰이는지 분명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공기관은 제공요청을 받은 정보가 수사에 필요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데다가 수사기관이 개인정보를 유출할 가능성이 없다고 신뢰하여 그 정보를 제공하기 쉽다. 그래서 수사기관이 방대하고 포괄적인 정보제공을 요청할 때에는 법관의 영장과 같은 통제 수단이 필요하다. 이번 결정은 수사기관이 공공기관에 600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는 점을 간과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이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서 개인정보를 침해당한 장애인과 활동지원사에 대하여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활동지원급여 비용 청구가 적정한지 여부에 관한 조사를 받아야 하는 지위에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김포시장과 같은 공공기관이 장애인과 활동지원사의 개인정보를 그들 모르게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장애인과 같이 사회복지급여를 받는 사람이나 활동지원사와 같이 돌봄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공공기관에 자신의 정보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알 권리가 있다. 헌법재판소가 밝힌 것처럼 수사기관의 정보제공 요청이 임의수사에 불과하다면, 김포시장은 김포경찰서장의 요청에 따라 정보를 제공한 사람들에게 사전 동의를 구하거나 사후에라도 정보제공 사실을 통지하였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개인정보 이용에 대한 알 권리를 간과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이 결정을 나쁜 결정이라 생각한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모든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수사기관에 제공하도록 한정하는 요건과 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수사기관이 대량의 정보를 제공받을 때는 법원의 영장에 의한 통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디지털 시대 갈수록 막강해지는 수사기관의 권력과 국가 감시로부터 사람의 정보인권을 지키는 길이다.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규탄하며, 앞으로 이 사건과 같은 정보인권 침해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감시하고 싸울 것이다. 끝.

2018. 9. 16.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진보네트워크센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