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forcement’를 ‘집행’ 또는 ‘시행’이라고 번역하는데[1], 조약이나 협정 상의 의무를 각국이 준수하는지와 관련된 것(시행)이 아니라, 협정 상의 권리를 각국에서 관철할 수 있는 물리적인 강제조치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집행’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보통 지적재산권의 집행은 권리를 침해하는 물품이나 사람에 대한 제재조치를 말하고 여기에는 행정조치와 민사·형사 사법조치가 다 포함된다.
원래 TRIPS 협정 이전에는 지재권에 관한 국제조약(파리협약, 베른협약 등)에 집행과 관련된 조항이 거의 없었거나 있더라도 추상적인 일반 원칙을 정하고 구체적인 조치는 개별 국가의 법률에 맡기는 수준이었다. 미국계 다국적기업들이 TRIPS 협정을 추진하게 된 주요 동기 중 하나도 바로 기존 협정의 집행 조항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그래서 TRIPS 협정에는 지재권 집행과 관련된 약 20개의 조문[2]을 두고 있다. 그러나, TRIPS 협정은 그 출발이 상표 위조품(counterfeit)을 제재하는 것이었고, TRIPS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상표 위조품 이외에 특허나 저작권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조약의 체결에 개도국들이 강력히 반발하였기 때문에, 집행 조항에서 관세청을 통한 통관 절차(이른바 ‘국경조치’)는 상세히 다루지만 민사절차나 형사절차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실제로 국경조치는 TRIPS 협정의 집행 조항에서 절반을 차지하지만, 형사 절차는 조항이 하나뿐이다.[3] 그리고, TRIPS는 각국의 법 제도를 존중하고, 각국의 법제도 및 관행의 토대 위에서 협약을 시행하며, 지적재산권 분야에 독특한 사법체계를 만들거나 일반적인 법 집행에 지장을 줄 수 없다[4]는 원칙 규정을 두고 있다.[5]
이러한 TRIPS의 집행 규정이 갖는 한계는 FTA를 통해 무너지고 있다. 특히 가장 공격적인 형태의 미국식 FTA는 TRIPS 집행 규정의 한계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볼 수 있는데, 한미 FTA 협정문에도 지재권 챕터의 거의 절반을 집행 조항이 차지하며, 지재권 분야에 독특한 사법체계를 만들 수 없다는 TRIPS의 원칙은 온데간데 없다. 미국식 FTA를 ‘TRIPS-plus’라고 할 때, ‘권리 보호 수준의 강화’와 함께 ‘강력한 집행 조항’이 핵심 축을 이룬다.
TRIPS 협정의 추진 과정에서도 그랬지만 지재권의 3극을 이루는 유럽연합과 일본은 미국의 영향을 받아 강력한 지재권 집행을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 최근 일본은 지재권 집행만 다루는 국제조약을 만들자는 제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2007년 1월말에 열린 WIPO의 3차 Global Congress on Combating Counterfeiting and Piracy에서도 일본의 제안이 논의되었고 G8 회의에는 2005년부터 매년 이를 안건으로 제출한 바 있다. 일본이 제안한 조약은 제조 단계, 배포 단계(수출과 선적 금지), 소비 단계로 나누어 집행조치를 세분하여 강화하자는 것이다. 미국 상무성은 지재권의 집행 강화는 모두가 원하는 사안이긴 하지만, 일본의 제안이 곧바로 실현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하며, 유럽연합은 FTA를 통해 집행 조치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고 한다.[6]
유럽연합의 지재권 집행 조치 강화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려면 유럽연합의 관련 지침을 살펴보아야 한다. 지재권 집행과 관련된 유럽연합의 지침은 행정·민사 조치에 관한 지침(IPRED 1)과 형사 조치에 관한 지침(IPRED 2) 2개가 있는데, IPRED 1은 2006년에 발효되었지만 IPRED 2는 2007년 4월 유럽의회에서 수정안이 채택되었고 아직 발효되지 않았다.[7]
지침의 주요 내용은 증거(evidence), 정보권(right of information), 잠정조치(provisional and precautionary measures), 교정 조치(corrective measures), 금지명령(injunction), 대체조치(alternative measures), 손해(damages), 법률 비용(legal costs)에 대한 규정이다. 한-미 FTA 협정문에서는 제18.10조 제1항 내지 제18항이 상응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증거, 정보권, 잠정 조치는 침해로 법원에 의해 판명되기 이전에도 이용이 가능한 조치이며 교정 조치, 금지 명령, 손해배상은 침해 판정 이후에 가능한 조치이다.
어문 또는 예술 저작물의 경우에 통상의 방법으로 저작물에 자신의 이름이 등장하면 저자로 보며, 저작인접권은 저자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한-미 FTA의 제18.10조 제3항에서 저작자 및 저작인접권자에 대해서 이와 동일한 규정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상표와 특허의 유효성을 추정하는 규정을 두도록 하고 있다. 다른 점은 집행지침 제9조 제3항을 보면, 권리자가 자신의 권리자임을 입증해야만(shall) 잠정조치를 인정하고 있는 점이다. 저자 등의 권리를 추정하는 규정에 따라 민사에서 피고는 권리의 부존재를 입증해야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법원은 대상물의 저작물에 해당 여부와 해당 저작물의 독창성에 대한 사실 판단을 떠나 추정을 전제하고 불법 복제 등이 발생했는가 하는 행위의 사실 여부만을 우선적으로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법원이 저작물의 독창성이 의심스럽다고 하여도 피고가 이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침해로 판단해야 한다.
제6조(증거; Evidence)에 따라 법정은 기밀정보 보호 대상의 정보도 증거로 제출토록 명할 수 있으며, 상업적 규모의 침해의 경우에는 은행 거래, 재정 또는 영업문서 제출도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7조(증거 보존 조치; Measures for preserving evidence)는 지재권 침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합리적 증거가 있다면 다른 당사자의 소명을 듣지 않고도 관련 증거에 대해 샘플의 체취, 제조나 배포에 사용된 원료 또는 도구의 압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증거 보존 조치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조치 대상자에 대한 통보, 피고의 피해를 보상할 보증금의 예치, 소송이 추진되지 않을시 조치 철회 또는 무효화 보장, 법원의 피고의 피해 보상 명령 권한 또한 규정하고 있다.
한-미 FTA에서는 제18.10조 제8항에서 침해혐의가 이는 상품·재료 및 도구의 압류[9] 그리고 최소한 상표 위조에 대해서는 증거서류의 압류를 명령할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기밀정보 보호 대상 정보 제출이나 증거물의 압수는 민사절차에는 새로운 제도이다. 권리자가 소송을 개시하기 이전에 이러한 정보를 일단 요청하고 소송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따져볼 수 있고 대신에 피고는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영업 기밀의 제출 의무를 지거나 원료 또는 도구가 압수되어 피해를 볼 수 있다.
정보권의 대상이 되는 정보는 침해에 관련된 사람(제작자, 생산자, 배포자, 공급자, 이전 소유자, 고의적인 도매상 소매상)들의 이름과 주소 그리고 침해물의 양과 가격이다. 이때 정보 제공 의무를 지게 되는 사람은 침해자가 기본이며 이에 더해 상업적 규모로, 침해 상품을 보유하거나, 침해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침해 행위에 쓰이는 상업적 규모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발견된 사람과 이렇게 상업적 규모로 침해에 관련된 사람에 의해 관련된 것으로 지목된 사람이다.
정보권의 행사는 개인 정보 보호와 기밀 정보 보호와 관련된 법 규정을 어기지 않는 전제에서 이루어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미 FTA 제18.10조 제10항과 제11항도 이와 거의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제10항은 침해 관련자의 신원, 생산 수단 또는 유통 경로에 관한 정보를 권리자 또는 사법 당국에 제출할 것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11항은 소송 절차에서 생산 또는 교환된 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사법명령을 위반한 경우 제제를 부과할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집행지침과 한-미 FTA 모두 정보 제공의 대상이 되는 인의 범위를 제3자를 포함하여 넓게 규정하고 있으며, 제출 대상의 정보도 생산과 유통에 걸쳐 발생하는 정보로 범위가 넓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개인정보와 영업정보 유출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사법적 판결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피고에게는 정보제출 의무 자체가 일종의 징벌로서 기능할 수 있다.
제9조에서 규정하는 잠정 조치는 중간 금지 명령(interlocutory injunction), 침해 상품의 압수(seizure) 또는 인도(delivery up) 명령, 침해혐의자의 동산과 부동산 압류(seizure)이다. 이러한 잠정 조치는 원고의 권리 침해가 발생하거나 분명히 예상된다는 합리적인 증거 제공 요구 권한, 소송이 추진되지 않는 경우 조치의 철회 또는 무효화 보장, 피고의 피해 보상을 위한 원고의 보증금 또는 동등한 보장, 피고에 대한 피해 보상 명령 권한 등으로 피고의 보호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잠정 조치는 (권리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있는 경우) 피고의 소명 없이 일방적으로 취해질 수 있다. 중간 금지 명령의 경우는 단순히 침해자만이 아니라 침해에 사용되는 서비스의 매개자에게도 내려질 수 있다. 동산과 부동산의 압류는 침해가 상업적 규모로 이루어지고 손해 회복이 어려울 정황이 제시되는 상황에서만 명령이 가능하다. 이 때, 압류에 필요한 은행, 재정, 상업 문서에 대한 접근 또한 명령할 수 있다. 한-미 FTA의 제18.10조에도 이와 유사한 잠정 조치들이 담겨 있다. 다만, 유럽연합의 집행지침 제9조는 권리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있는 경우(9조 4항 in particular where any delay would cause irreparable harm to the rightholder) 일방적 조치가 가능하도록 한 데 비해, 한미-FTA 제18.10조 제17항과 제18항은 단순히 침해가 임박했다는 사실만 소명하면 일방적 구제 조치를 가능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중대한 차이가 있다. 한-미 FTA 제18.10조 제8항에서는 저작권·저작인접권 또는 상표 위조의 경우, 침해 혐의가 있는 상품·재료 및 도구의 압류 명령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한-미 FTA는 제8항과 유사한 내용을 기술조치 및 권리관리정보와 관련한 침해는 별도로 제13항 가호에서 의심되는 기기 및 제품의 압류를 포함한 잠정조치 부과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제18항에서는 침해되고 있거나 침해가 임박했다는 증거를 원고에게 요구할 권한과 피고의 보호와 권리 남용을 막기 위해 충분한 합리적인 담보 또는 이에 상당하는 보증 제공을 원고에게 요구할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집행지침과 한-미 FTA 모두 잠정 조치의 일방적(피고의 소명 없이)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담보 제공 등의 남용 방지 장치를 규정하고는 있으나, 피고에게 엄청난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잠정 조치를 일방적으로 취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법정에서 침해가 판명된 경우 손해배상이나 금지 명령과 별도로 취할 수 있는 조치로서 집행 지침 1은 침해 상품과 재료 및 도구의 상업 유통 채널로부터의 회수(recall), 최종적인 제거(definitive removal) 그리고 폐기(destruction)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어떠한 보상도 없으며 조치에 들어가는 비용은 침해자가 부담토록 하고 있다.
한-미 FTA는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침해 상품은 폐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제9항 가호). 재료 또는 도구는 보상 없이 폐기하거나 또는 상업 채널에서 배제하도록 명령할 권한을 제9항 나호에서 규정하고 있다. 잠정 조치에서와 같이 기술조치 및 권리관리정보 관련하여서는 기기 및 제품의 폐기 명령 권한을 제13항 라호에서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현행 저작권법에서 침해물의 압류 또는 폐기를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교해서 집행지침이나 한-미 FTA는 도구와 재료까지 폐기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다. 실제 침해 행위에 연관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용도로 주로 사용하는 도구(예를 들어 컴퓨터와 같은)까지 폐기를 하도록 하는 것은 지나치다.
사법적으로 침해 판정이 나면, 사법 당국은 지속적인 침해를 막기 위해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제3자가 침해에 이용하는 서비스의 매개자도 금지 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지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는 반복적인 벌금의 대상이 된다. 한-미 FTA에서는 특별히 침해 수입품과 관련하여 상거래로의 반출과 수출을 금지하기 위하여 금지 명령을 할 권한을 제14항에서 규정하고 있다.
침해와 관련하여 시정 조치 또는 금지 명령 대상자가 고의 없이 그리고 부주의 없이 행동했고(즉, 선의·무과실로 행동했고), 문제의 조치가 그 사람에게 부적절한 피해를 입힐 수 있고, 피해 당사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합리적으로 충분하다면, 해당 조치를 적용하는 대신 피해당사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명령할 수 있다. 한국의 사법제도에 따르면 고의없는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할 수 없고 과실없는 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을 지우지 않는다. 그런데, 집행지침에서는 선의·무과실인 경우에도 금전 보상을 법원이 명령할 수 있도록 하여, 한국의 사법제도와 정면으로 충돌된다.
손해 배상의 명령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경우로 분리해서 규정하고 있다. 하나는 침해자가 침해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알거나 알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침해자가 알지 못하거나 또는 알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없이 침해에 참여한 경우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법정 손해 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recovery of profits)을 명령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경제적 손해(권리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 침해자가 얻은 부당한 이익 등)와 정신적 손해를 포함한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손해액을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 대신 권리자가 제3자에게 이용허락을 하면서 받을 수 있는 로열티나 수수료를 정액지불 방식의 손해배상액으로 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미 FTA에서는 제5항 가호 본문과 가호제1목에서 손해배상명령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손해배상 결정의 원칙은 권리자의 피해를 충분히 보상할 수 있어야 하고 시장가격, 권장소비자가격 또는 권리자가 제시하는 그 밖의 정당한 가치측정에 의해 산정하는 것이다(제5항 나호). 저작권·저작인접권 및 상품위조의 경우는, 침해로 인해 침해자가 얻은 이익을 손해배상액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제5항 가호2목), 권리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장래의 침해를 억제하고 권리자에게 충분히 보상할 수 있는 액수의 법정손해배상액 제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제6항).
한-미 FTA는 이와 더불어 기술조치와 권리관리정보에 관해서는 권리자가 실제 손해배상액과 법정손해배상액 중에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제13항 나호), 금지 행위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그렇게 믿을 사유가 없는 경우에 비영리 도서관·기록보관소·교육기관 또는 공공의 비상업적 방송기관에 대해서 손해배상 면책(제13항 마지막 단락)을 규정하고 있다.
집행지침과 한-미 FTA 모두 법정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차이라면 집행지침의 경우는 법정손해배상 명령이 가능한 경우를 침해자가 침해를 알지 못하거나 알만한 합리적 근거가 없는 경우에만 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그리고 법정손해배상액의 액수에 관해서 특별한 언급이 없다는 점도 다르다.[10]
현행 민법의 손해배상 법리는 손해를 입은 자가 손해를 입은 사실과 그로 인해 입은 손해를 입증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법정손해배상제도는 이에 정면 배치된다. 경미한 침해에 과다한 배상책임이 지워지거나, 신규 인터넷 사업 위축, 제도 남용 등이 우려된다.
원칙적으로 승소한 당사자에 의해 발생한 ‘합리적이고 비례적인’ 법률 비용과 다른 비용을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경우에는 소송비용의 부담을 달리 정할 수 있다.
한-미 FTA는 저작권 또는 저작인접권, 특허 및 상표 침해의 경우는 소송비용 및 수수료를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고(제7항), 저작권 또는 저작인접권 침해 및 고의적인 상표 위조의 경우는 이에 더해 ‘합리적인’ 변호사 보수도 패소자가 부담하고(제7항), 특허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변호사 보수를 부담토록 하고 있다(제7항). 기술조치 및 권리관리정보의 위반도 패소자가 소송비용과 수수료 및 변호사 보수를 부담한다(제13항 다호). 특이한 점은 민사 사법 절차에서 기술전문가 등을 임명하여 이용한 경우 소송 당사자가 그러한 전문가 비용을 부담토록 하고 있다(제15항).
한-미 FTA와 마찬가지로 유럽연합도 국경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이 요구하는 국경 조치는 권리자가 지재권 침해 상품의 수입, 수출, 재수출, 입관과 통관, 보류 절차에 따른 보관(placement) 또는 자유지역 또는 자유 창고에 있는 등의 경우에는 행정 또는 사법 당국이 해당 상품을 보관(retain)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한-미 FTA에서는 제18.10조제19항 내지 제25항에서 상표 위조, 유사 상표 및 저작권 침해 상품에 대한 유통 정지(제19항)와 몰수된 상품의 폐기(제23항)에 관련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국경조치는 제22항에서 직권으로 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20항은 유통 정지 조치와 관련해서 피고 보호와 남용 방지를 위해 담보 또는 상응하는 보증 제공을 하도록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U는 위와 같은 국경조치를 행정 또는 사법 당국이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그 대상이 되는 상품은 상표 위조 등과 같은 경우만이 아니라 모든 지재권 침해 물품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실에서는 사법부도 실제 판단하기 어려운 다양한 지적재산권 영역의 물품을 그것도 행정 당국이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 실효성도 의문스럽지만, 불명확한 조치에 따른 피해자 양산의 가능성도 있다.
위와 같이 국경조치가 특허침해에 대해서까지 확장된다면, 현행 관세법의 상표, 한미 FTA의 저작권, 그리고 한EU FTA의 특허권으로 국경조치가 확장될 텐데, 저작권 침해도 그렇지만 특허침해의 경우에는 세관에서 침해여부를 판단할 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권리자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하여 통관보류 조치를 할 수밖에 없고, 의약품과 관련하여 값싼 경쟁제품의 수입을 막기 위해 권리자가 제도를 악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형사 조치에 관한 지재권 집행 지침(IPRED 2)은 유럽의회에서 수정안을 채택했지만 여전히 논란이 많다. 다소 보수적인 입장의 학계에서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였고,[11] NGO의 반발이 크다.[12] 2007년 4월 25일 유럽의 회에서 수정된 IPRED 2 [13]는 병행 수입에 대한 형사 처벌을 완화하였으나, 권리자가 허락한 병행수입에 대해서만 형사 처벌을 면제하여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정 내용을 중심으로 IPRED 2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Trade Issues and Recommendations 2007에서 밝힌 지적재산권 위원회의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다.
2005년 유럽연합과 미국의 정상회담 이후 지재권 집행에 관한 전략행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것은 (1) 역내 및 국경에서 강력하고 효과적인 지재권 집행을 도모하고, (2) 전세계의 지재권 침해 행위를 줄이려는 협력을 강화하며, (3) 지재권 보호를 위한 민관 공조를 강화하는 것을 주목표로 한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래의 예상 쟁점은 앞에서 살펴본 유럽연합의 현재 논의와 주한유럽상공회의소의 요구사항, ACP 국가들과 진행 중인 EPA 협상에서 나온 유럽연합의 비공식문서(non-paper), 국제단체들의 EU FTA 분석 자료 등을 종합한 것이다.
(1) 미국과 유럽연합은 지재권 집행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와 역할 분담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미 FTA에 이어 유럽연합과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은 이들의 전략을 시험하는 ‘폭격 훈련장’이 될 것이다. 한국의 사법제도나 입법권, 법원의 재량권은 무시되고, 법원과 검찰, 경찰은 지재권자를 위해 봉사하는 기관으로 전락한다.
(2) 지재권자의 요청으로 통관이 금지되는 대상이 상표권(현행 관세법), 저작권(한미 FTA) 뿐만 아니라, 특허권, 식물신품종, 지리적 표시, 디자인권으로 확대될 것이다.
(3) 고의나 과실로 지재권을 침해하지 않은 경우에도 벌금성의 보상이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4) 한미 FTA를 통해 포털 사이트, P2P 사이트 등 인터넷과 대학가에 대대적인 단속이 진행되고 일반 인터넷 이용자들이 대거 기소되거나 경찰에 불려가 조사받는 일이 빈번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EU FTA를 하면 남대문 시장, 동대문, 이태원, 명동, 용산전자상가에 대대적이고 정기적인 단속 활동이 강화될 것이다.
(5) 외국인 관광객을 이태원이나 명동에 안내한 여행사나 관광 가이드는 물론 심지어 택시 기사까지도 지재권 침해 혐의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6) 법원과 검찰청에 지재권 전담 부서를 운영해야 하고, 판사와 검사, 경찰, 지재권 관련 행정부는 위조품 식별요령을 비롯한 지재권 교육을 받아야 하고, 일반인을 위한 홍보 활동과 국가 교육과정의 보완 등 지재권 보호를 위한 국가총동원령이 내려진다.
(7) 지재권 침해 행위로 처벌을 받은 자는 다시는 상행위를 할 수 없고 공적 지원의 혜택은 평생 기대할 수 없게 된다.
(8) 지재권자의 요청만으로 증거보전 절차가 개시되기 때문에, 본인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정보 등이 압수될 수 있다.
(9) 지재권을 직접 침해한 것도 아니고 자신의 서비스를 침해자가 이용한 경우에도 해당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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